<길따라 멋따라> '그 길을 걷고 싶다'..선비 발자취 문경새재 옛길

입력 2015. 7. 25. 07:02 수정 2015. 7. 2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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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포장 위기 넘겨 청정 길 유지..흙길 걸으면 저절로 '휘파람'

1978년 포장 위기 넘겨 청정 길 유지…흙길 걸으면 저절로 '휘파람'

(문경=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상남·북도, 부산시, 대구시, 울산시 등을 합쳐 경상도나 영남(嶺南)이라고 한다.

영남은 조령(鳥嶺) 즉 문경새재 남쪽에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문경새재는 옛날부터 중요한 고개였다.

새재란 이름이 붙은 이유는 억새가 우거진 고개, 새도 날아서 넘기 어려운 고개, 하늘재와 이우릿재 사이(새)에 있는 고개 등 여러가지 설이 있다.

임진왜란 때 침공한 왜군이 험준한 문경새재를 비워둔 것을 비웃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러나 문경새재가 마냥 험준한 것만은 아니다.

정상 높이가 642m로 1천m대 고봉이 즐비한 문경지역 다른 백두대간과 비교하면 오히려 낮은 편이다.

영남에서 한양으로 이어진 길 가운데 김천 추풍령이나 영주 죽령도 있다.

영남 선비들은 과거 시험을 보러 갈 때 문경새재를 이용했다.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처럼 시험에서 떨어지고 죽령을 넘으면 죽죽 떨어진다고 여겼다고 한다.

문경새재 길은 포장하지 않은 흙길로도 유명하다.

이 길은 자칫 포장을 할 뻔했다. 1978년 11월 문경새재를 찾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새재 길을 포장해달라는 경북도지사 건의를 뿌리친 일화가 전해진다.

박 전 대통령은 "새재 안에 버스나 승용차가 들어가면 보존 관리가 어려울 것이니 관문 밖을 포장해 그 주변에 정류장을 만들어 주차하도록 하고 일대를 도립공원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새재 길은 1관문에서 3관문까지 차 통행을 지금까지 금지하고 있다.

이 덕에 문경새재는 청정한 자연을 간직하고 있고 옛길도 잘 보존하고 있다.

문경시는 문경새재가 오래전부터 서울과 영남지방을 잇는 연결로, '아리랑고개 원조'라 여기고 있다.

문경새재가 고갯길 대명사로 알려지며 각종 아리랑 가사에 등장하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시는 아리랑박물관 유치에 나서는 등 아리랑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경새재 길은 주차장에서 문경새재 1관문과 2관문을 거쳐 정상에 있는 3관문까지 이어진다.

길이 전체적으로 완만해 산행 초보자도 쉽게 걸을 수 있어 4∼5시간 정도면 충분히 오갈 수 있다.

주차장에서 1관문까지는 평탄하다.

1관문을 지나면 조선시대 한양 모습을 재현한 촬영세트장이 있다.

이 세트장은 2000년 방영한 KBS 사극 '태조 왕건' 때 건립한 뒤 많은 관광객이 다녀가며 전국에 촬영세트장 건립 붐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곳 만큼 꾸준히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은 드물다.

문경시는 태조 왕건 세트장이 낡아 인기가 시들하자 2008년 이를 철거한 뒤 조선시대에 맞는 사극 세트장을 새로 만들었다.

드라마나 영화 촬영에도 사용하나 문경전통찻사발축제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런 높은 활용도 덕에 꾸준히 보수를 거쳐 관광객 유입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세트장을 지나면 조금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계곡을 따라 흙길을 걸을 수 있다.

조령원터, 신·구 경상감사가 업무를 인수인계한 교귀정을 만날 수 있다.

조선시대 세운 것으로 보이는 '산불됴심' 비석도 보인다.

근대화 이전에 건립된 한글비석은 이 비석을 포함해 4개만 남아 있다.

일제 강점기 때 송진 채취 때문에 상처 자국이 남은 소나무도 군데군데 있다.

3관문을 지나면 충북 괴산 땅이다.

1관문에서 3관문까지 거리는 6.5㎞다. 흙길을 맨발로 즐기려는 사람도 종종 눈에 띈다.

걸을 때는 발바닥이 따갑지만 다 걷고 나서 발을 씻은 뒤 신발을 신으면 시원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사계절 어느 때나 아름다움이 있다.

겨울에 눈이 와도 좋고 봄 가을에는 꽃과 단풍이 반기며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로 유혹한다.

문경시와 문경문화원은 연간 5회에 걸쳐 공연을 보고 소원지를 쓰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달빛사랑여행도 운영한다.

서울, 부산 등에서 문경새재 주차장에 가려면 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새재 나들목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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