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산대, '일베교수' 처벌에 난감..수강생들 "수업 불만없다"

최민지 기자 입력 2015.07.22. 15:40 수정 2015.07.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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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이미 교수 성향 알고도 수강신청, 철회 필요성 못 느꼈을 것"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학생들 이미 교수 성향 알고도 수강신청, 철회 필요성 못 느꼈을 것"]

강의 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선거가 조작이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던 부산대 교수에 대해 학교가 처벌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학생회의 강력한 반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지만 막상 수강생 대다수는 강의를 듣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 무조건 징계하기도 난감한 상황이다.

22일 부산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학교는 최모 철학과 교수가 강의 도중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학생에게 강요한 사건의 내막을 알아보기 위해 최근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최 교수는 지난달 자신이 강의하는 '과학 철학' 수업 시간에 '노무현 대통령 때의 선거가 조작됐다는 증거 자료를 찾아 첨부하고, 만약 내가 대법관이라면 이 같은 명백한 사기극을 어떻게 판결할 것인가'를 주제로 리포트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부산대 총학생회와 인문대 학생회, 철학과 학생회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교수에게 사과를, 본부 측에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 최 교수가 보수 사이트 '일간베스트'에 학생회의 비판을 '종북세력의 공격'이라 주장하는 글을 올린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학교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최 교수에게 관련 질문서를 보내는 한편, 해당 강의 수강생을 대상으로 계속 수업을 들을지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조사 결과 수강생 21명 중 3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최 교수의 수업에 참여하겠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이 학생들은 이 달 초 기말고사를 치르고 성적까지 받았다.

부산대 학생회 관계자는 "문제 제기 시점이 종강 직전인데다 최 교수의 보수 성향을 알고 있었던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한 것이라 굳이 수강을 철회할 필요성을 못 느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부 관계자들은 최 교수가 비슷한 이유로 징계를 받았던 3년 전과 상황이 완전히 달라서 적잖이 당황스러운 눈치다. 최 교수는 2012년 수강생들에게 '종북좌익을 진보라 부르는 언론사기 그만하라'는 주제의 글을 보수 사이트에 실명 게재하도록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당시엔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고 대학 측은 지난해 3월 최 교수에 대해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부산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데다 최 교수와 연락이 닿지 않았던 점 등 때문에 절차가 조금 늦어지고 있다"며 "만약 진상조사위원회의 보고서에서 문제가 심각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최 교수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와는 별개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인 건호씨가 최 교수를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것과 관련해서도 행정 처분이 내려지면 학교 측에서 별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민지 기자 mj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