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의 1년', 과감했으나 수술 않고 진통제만..

CBS노컷뉴스 장규석 기자 2015. 7.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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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부총리 취임 1년, 경제정책 평가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취임 1년째를 맞았다. 경제 살리기를 위해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동원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경제지표들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그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1년 전, 최경환 카드에 대한 기대는 대단했다. 당시는 세월호 사태의 충격이 여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이었다. 특히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움츠러들었다. 당시 2분기 성장률이 다시 0%대로 떨어지면서, 이대로 저성장의 늪에 빠지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본격화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노컷뉴스 자료사진)
◇ 기대 모았던 "실세 최경환 카드"

현오석 경제팀 체제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비등하자, 박근혜 대통령이 내놓은 것이 바로 최경환 부총리 카드였다. 경제기획원 출신에 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인 경제통에다, 3선 국회의원이라는 정치력까지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실세 권력이었다. 때문에 그가 펼칠 경제정책에 많은 기대가 쏠렸고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시장을 움직였다.

실제로 경제정책도 매우 과감했다. 취임하자마자 부동산 대출규제, DTI와 LTV를 완화했다. 10년 동안 손대지 못하던 규제를 풀어 확실한 기선제압에 나섰다. 그러면서 최경환 부총리는 시장에 확실한 메시지를 던졌다.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돈을 풀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내놓은 것이 바로 '46조원 플러스 알파' 정책 패키지다. 2년 동안 46조원이 넘는 정부 재정과 기금, 공기업 투자를 쏟아내겠다는 정책이다.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확실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살려놓겠다 하는 전략으로, 이른바 ‘최경환 노믹스’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 경제는 심리라더니...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호전됐다는 기미는 별로 찾아볼 수 없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성장률은 마이너스 1.1%였다. 상당수 국민들은 경제가 오히려 후퇴했다고 느끼고 있다.

또, 최 부총리는 취임하던 당시 2015년에는 4% 성장경로를 회복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 스스로 3%를 가까스로 넘기는 수준이다. 그나마 심리가 호전됐다고 하는 부동산 시장도 알고보면 거래는 활성화 됐으나, 가계부채가 매달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46조원의 재정을 푼 것도 모자라서, 올해 지출예산도 8조원 더 늘리고, 이번에 또 12조원 규모의 추경예산안까지 발표했다. 사실상 가능한 경기부양책을 총동원한 결과치곤 사실 기대 이하의 성적표다.

그래서 전문가들의 평가도 엇갈린다. 일단 최경환 부총리의 과감한 실행력과 리더십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다. 연세대 경제학부 성태윤 교수는 "(최경환 부총리가) 명확한 경기인식을 기초로 어떤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가 보였다"며 "이런 의지가 정책당국자에게는 매우 중요한데, 그런 측면에서는 잘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 지난 1년 잘했나 못했나...엇갈리는 평가

경기가 하강하는 국면에서 그대로 놔뒀더라면 수출부진에 메르스 사태가 겹치면서 경제 상황이 한층 더 어려워질 수 있었는데, 정부가 과감하게 대응해서 그나마 이정도라도 유지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서울대 이필상 초빙교수의 평가는 정반대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지금 성장동력이 꺼지는 상황이라 구조개혁과 체질개선이 우선적으로 필요한데 이를 무시하고 돈을 푸니까 오히려 부실위험이 더 커졌다"며 "수술이 필요한데 진통제만 투입했다"고 논평했다.

재벌 대기업과 수출위주의 우리 경제 체질을 바꾸는게 중요한데, 단기부양책에만 집착해 정부 돈을 허투루 썼다는 뜻이다. 실제로 최 부총리가 강조하고 있는 공공, 노동, 금융, 교육 등 4대 구조개혁은 아직 한발짝도 못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또, 막대한 재정지출로 정부 부채가 늘어난 것과 함께, 부동산 살리기를 위해 가계부채까지 크게 늘려놓은 점도 최경환 노믹스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CBS노컷뉴스 장규석 기자] haho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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