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수, 평생 잊을 수 없는 단 하나의 행복 '가면'(인터뷰)

백초현 인턴기자 2015. 7. 1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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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스포츠) 백초현 인턴기자 = 데뷔작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단 하나의 행복이다. 그 만큼 강렬한 떨림과 희열을 안겨준다. 박연수에게 SBS 수목드라마 ‘가면’ (극본 최호철/ 연출 부성철, 남건)이 그러했다. ‘가면’은 박연수가 마지막 순간 잡은 기회였고 박연수에게 날개를 달아줄 희망이었다.

박연수는 ‘가면’에서 변지숙(수애 분)의 동생 변지혁(호야 분)을 짝사랑하는 명화 역을 맡았다. 명화는 변지숙의 직장동료로 등장해 가난을 원망하지 않고, 부를 동경하지 않는 당찬 모습을 보여주며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말자(황석정 분)와 콤비플레이를 이뤄 극의 긴장감을 풀어주는 역할도 척척 해냈다. 박연수에게 있어 ‘가면’은 어떤 드라마인지 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봤다

174cm의 큰 키는 박연수를 모델의 길로 이끌었다. 그는 모델 일을 시작하면서 연기 공부도 병행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의 매력에 빠진 박연수는 모델 일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배우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동안 만난 친구들은 끼가 넘쳤고 그런 친구들을 볼 때면 그는 그동안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자신을 탓해야 했다.

박연수가 뉴스1 스포츠와 만나 오디션 과정을 공개했다. © News1 스포츠/엘브이엔터테인먼트

“소속사 대표님의 제안으로 ‘가면’ 오디션을 보게 됐어요. 명화 대본으로 오디션을 봤는데, 명화 성격이 저와 비슷했죠. 그때 ‘이건 분명 좋은 일이다’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아예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보다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좋을 거란 판단이었죠. 그만큼 역할에 욕심이 있었어요. 그때는 무조건 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죠. 큰 역할은 아니었지만 ‘이 역할을 해야지 시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서 꼭 하고 싶었어요.”

자신에게 맞는 옷을 발견한 박연수는 그 옷이 자신에게 얼마나 잘 어울리는 지 어필하는 데 집중했다. 오디션에서 떨어질 거라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다. 긍정의 힘을 믿은 것이다. 오디션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역할을 다양한 상황 속에서 연기 연습한 덕에 두려움보다 자신감이 앞섰다. 여기에 명화의 대사가 박연수 본인의 성격과 맞닿아 있었던 것도 한몫했다. 그는 “못해도 하려는 의지 만큼은 제대로 보여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처음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첫 걸음을 내딛기 위해 많은 용기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박연수에게 ‘가면’은 처음 그 자체였지만 꽤 좋은 스승이 돼주었다. 박연수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기하는 것은 떨리는 일이다. 여유를 부릴 겨를이 없었고 혼자 빨리 하는 느낌이었다”고 첫 연기를 평했다. 다행인 것은 이제 겨우 시작이라는 것. 그것을 위안 삼아 박연수는 오늘의 실수를 내일의 성공으로 바꾸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

“현장에서 선배님들이 연기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요. 황석정 선배님을 보고 있으면 대본 보는 스킬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대본 전체를 다 보지 않아도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이 대단해요. 저는 앞뒤 상황을 다 이해해야 내용이 파악되는 타입이라 분석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요. 시간이 지나면 저도 그런 스킬이 생기겠지만 지금은 이렇게 보는 것 만으로도 도움이 많이 되요. 수애 선배님은 촬영 준비하는 시간 동안에도 혼자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시도해요. 그런 것들을 현장에서 보고 많이 배웠죠.”

박연수가 맡은 명화는 우리들 주변에 있을 법한 친구다. 때로는 연애코치를 해주며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때로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눈치가 없어 답답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명화를 미워할 수 없는 이유는 누구보다 순수하기 친구이기 때문이다. 박연수는 “명화를 보는 시청자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연수가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 News1 스포츠/엘브이엔터테인먼트

그의 말처럼 명화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시청자들은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쓸어내렸다. 무거운 극에 청량감을 더한 명화가 등장하는 신은 쉬었다 가는 타임처럼 가볍게 그려졌다. 그러나 그 존재감만은 무거웠고 확실하게 도드라졌다. 최근에는 지혁과의 러브라인이 물꼬를 트면서 기대감을 자아냈다.

“명화가 지혁을 좋아하는 이유는 한 번 좋아지니까 다 좋아져버린 것 같아요. 사람들은 소요육이라는 게 있잖아요. 무뚝뚝한 지혁을 따라다니면서 이 사람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거예요. 지혁은 가난하지만 가장처럼 집안 일 때문에 늘 바쁜 사람이거든요. 그런 지혁을 보면서 명화는 도와주고 싶고 챙겨주고 싶고 그런 감정에서 사랑이 시작된 것이 아닐까요?”

지혁을 연기한 호야와의 호흡을 묻자 “아직 한 번 밖에 만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아이돌 호야와의 만남보다 명화가 사랑하는 지혁으로 호야와 마주한 첫 순간을 기억했다. 늘 명화의 입장에서 두근거리는 사랑의 감정을 느껴왔던 박연수는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과 같기에 엄청 떨렸다. 연기가 아니라 진심으로 호야씨와 말하고 서 있는 것 자체가 두근거렸다”고 당시 심정을 솔직하게 말하기도 했다.

‘가면’은 네 남녀의 얽히고설킨 러브라인을 중심으로 실제 자신을 숨기고 가면을 쓴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얘기를 다룬다. 명화의 지혁의 러브라인이 어떻게 될 것 같으냐는 물음에 박연수는 “주인공이 따로 있기 때문에 저희까지 챙기지 않을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러브라인은 해피엔딩을 기약할 수는 없어도 ‘가면’은 박연수에게 첫 작품으로 많은 것을 안겨줬다.

“‘가면’은 저의 첫 작품이에요.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훌륭한 제작진과 배우들과의 호흡은 분명 행운이었어요. 작은 역할이었지만 감사하고 행복해요”라고 말하는 박연수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번졌다. 그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면’에 출연하고 난 뒤로는 자신의 행동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는 박연수는 ‘가면’을 시작으로 10년 후 자신을 그리고 있었다.

“제가 연기를 기가 막히게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나오는 드라마라면 ‘재미있겠네’, ‘볼 만하겠네’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10년 뒤에는 그런 편안한 느낌을 가진 배우가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10년 후에는 그런 배우가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려고요.”

poolchoy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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