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죽고 저녁에 사는 사형수들"..'사형수 신드롬'분석

2015. 7. 1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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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최근 국회에 사형제 폐지법안이 발의되면서 사형제 존폐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국내 사형수들을 상대로 ‘사형수 신드롬’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이목을 끌고 있다.

사형수 신드롬이란 사형 확정자들이 처한 환경과 경험을 총체적으로 가리키는 개념으로, 이들의 심리적 고통이 여기서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적 측면에서 사형 폐지론을 주장하는 일부는 사형수 신드롬을 근거로 제시하기도 한다.

게티이미지

13일 한국형사정책학회 최신호에 게재된 논문 ‘사형수신드롬에 관한 질적 연구’는 현재 전국적으로 사형 확정 판결을 받고 집행을 기다리고 있는 사형수 57명<헤럴드경제 4월 20일자 11면 참조> 가운데 13명을 직접 관찰한 결과를 담고 있다.

논문은 사형수마다 2시간 이상 면담해 이들이 범죄사실과 재판, 교도소 수용생활 등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 심층 분석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사형수들은 막연한 기다림의 시간 때문에 극도의 공포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날 갑자기 사형집행의 순간이 다가올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사형수들 사이엔 밤에 잠자리에 들어야 안정이 된다는 의미에서 ‘아침에는 죽고 저녁에는 산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사형수가 하루 종일 홀로 시간을 보내는 ‘거실’에 대한 스트레스도 컸다. 꽉 닫힌 문을 보면서 영원히 바깥세상으로 나갈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기도 한다.

한 사형수는 “문이 열리면 죽는 시간이다”라고 했고 또다른 사형수는 문을 탁 따는 소리가 들리면 머리가 쭉 서고 식은땀이 흐른다고 했다.

특히 동료 사형수의 사형 집행을 간접적으로 목격한 한 사형수는 “그 놈이 집행될 줄 알고 이불을 둘러쓰고 벌벌벌 떨고 있었어요”라면서 당시를 생생히 기억하며 고통스러워했다.

사형수들이 교도소 밖의 일에 관심을 가질 때도 있다. 흉악범죄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발생할 때다. 사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사형수에 대한 여론도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모 사형수는 “부산 여중생 살해사건 나가지고 언론에 대서특필 났잖습니까? 아, 그래서 우린 가는(죽는) 줄 알았죠”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아울러 사형수들은 ‘빨간 명찰’에 대해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일반적인 교도소 수용자는 흰색, 조직폭력사범은 노란색, 마약사범은 파란색 명찰을 달지만, 사형수는 빨간색이다.

사형수들은 빨간 명찰을 ‘죽을 죄’에 대한 낙인, 주홍글씨로 생각했다. 빨간 명찰을 보고 자신을 슬슬 피하는 동료 수용자들을 보면서 많은 자괴감과 부담을 느낀다는 사형수도 있었다.

그밖에 우리나라가 1997년 12월 이후 20년 가까이 사형을 집행하지 않으면서 희망을 거는 사형수도 생겨났다.

사형 확정 초창기만 해도 포기하는 심정으로 살다가 삶에 대한 애착을 느끼기 시작하는 것이다. 한 사형수는 “이제 생명이나 삶에 대해 소중함을 느끼죠. 늘 감사합니다”라고 표현했다.

spa@heraldcorp.com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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