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갤러리] 제나 할러웨이 '엔젤스..'
이재유기자 2015. 7. 12. 20:21
어두운 물속으로 한 여성이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시간이 멈춘 듯 적막한 공간에 중력도 바닥도 없다. 천사의 날개 같은 하얀 옷이 그녀를 부드럽게 감싸고 느릿느릿 부유하는 그녀의 표정은 조용하다 못해 무심하다.
여성 수중사진 작가 제너 할러웨이가 영감을 받았다는 시 '백조의 노래(Swansong, 올랜도 기번스 작)'는 평생 울지 않다 죽기 직전 단 한 번 구슬프게 노래한다는 백조의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이 작품을 통해 나는 생경한 무중력의 평온한 세계 속에 잔잔하게 부유하는 한 인물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 여성은 시력이나 청력이 상실된 곳, 감각이 무뎌지는 곳, 그리고 육체가 호흡할 수 없는 곳에 존재한다. 그녀는 두려움 없는 평화 속에 놓여 있다."
제대로 된 장비조차 없이 20년 전부터 수중사진을 찍어온 그는 사실상 독학으로 성장했고 독특한 사진과 몽환적인 분위기로 예술·패션·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지난해 세계적인 컬렉터 찰스 사치의 컬렉션에 선정되며 예술성까지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작품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제나 할러웨이 사진전 - 더 판타지'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는 9월7일까지. (02)710-0767.
이재유기자 0301@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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