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예민한 腸을 가진 당신이라면 음식도 궁합 맞춰 골라 드세요

이병문 입력 2015. 7. 9. 04:11 수정 2015. 7. 14.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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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음식과 음료수를 자주 먹게 되는 여름철은 과민성대장증후관(과민성대장염) 환자에게 달갑지 않은 계절이다. 특히 여름은 덥고 습해 음식물이 잘 부패하고 박테리아에 의한 장염 환자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우리나라 성인 5명 중 1명꼴로 시달리는 질환이다. 미국에서는 5500만명이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고 있으며 직장인들이 결근하는 원인 중 감기 다음으로 가장 많이 꼽히는 질환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장내 균총 균형 이상 △대장운동 이상 △내장신경 과민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병한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현대인의 질병으로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흔히 IBS(Irritable Bowel Syndrome)라고 말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스트레스와 비례한다. 스트레스 지수가 높을수록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고, 더 빠른 속도로 심해진다.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는 평소에는 설사를 자주 하고 배가 아프다가도 휴가 중에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증상을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또한 낮에는 몇 번씩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다가도 밤에는 화장실에 가는 일 없이 잘 자곤 한다. 수개월 동안 증상이 없어졌다가 스트레스를 받은 후 증상이 다시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심할 때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한다고 해서 모두 과민성대장증후군이라고 볼 순 없다.

소화기질환 전문 비에비스 나무병원 민영일 원장은 "복통이나 설사 등 증상이 자주, 오랜 시간 지속되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장(腸)이 스트레스나 음식물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신경세포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위장, 소장, 직장 등 장에는 약 1억개 신경이 관여해 '제2의 뇌'라고 불린다. 뇌 신경세포는 약 150억개에 달한다. 장과 뇌는 신경섬유 약 2000가닥으로 연결돼 있어 뇌의 이상은 장에, 장의 이상은 뇌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소장은 약 6~7m쯤 되며 직경은 2.5㎝다. 대장은 평균 길이가 평균 1.5m에 달하고 직경은 6.5㎝쯤 된다. 대장은 5~10㎝ 정도인 맹장(충수돌기)에서 시작돼 약 1.3m인 결장, 15㎝인 직장에 이어 출구인 항문으로 이어진다.

일본 면역학자 오쿠무라 고우는 "인체 면역세포 중 70%가 장에 있기 때문에 장 건강이 젊음의 척도"라고 말한다. 만약 장에서 병원균과 같은 이물질이 발견되면 소장 점막에 분포한 파이엘판(Peyer's patch)이 림프구로 하여금 이물질이 날뛰지 못하도록 면역항체(면역 글로불린)를 만든다. 이것이 장관 면역시스템이며 어른 몸에서 매일 4g 정도 항체가 만들어진다.

최근 과민성대장증후군 치료법으로 '로 포드맵(low FODMAP) 다이어트'가 주목받고 있다. 포드맵을 낮춘다는 '로 포드맵'은 슈 셰퍼드와 피터 깁슨 호주 모나시대학 교수가 2011년쯤 개발한 식이요법이다. 로 포드맵의 핵심은 대장에서 가스를 만들어 장 건강을 해치는 음식을 가급적 피하라는 것이다.

포드맵은 6개 영어단어(fermentable·발효, oligosaccharides·올리고당, disaccharides·이당류, monosaccharides·단당류, and polyols·폴리올) 앞글자만 따서 만든 신조어다. 포드맵 다이어트는 지난해 10월 말 국내에서 열린 '세계내과학회(WCIM) 제32차 연례학술대회'에서 니컬러스 탤리 호주 뉴캐슬의과대 교수가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게 로 포드맵 식이요법을 권고하면서 우리나라에 알려졌다. 탤리 교수는 "발효된 당, 올리고당, 이당류, 단당류, 폴리올 등은 소장에서 제대로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이동해 삼투압에 의해 대장 내 수분 배출과 대장 관강을 확장시키고, 박테리아에 의해 신속하게 발효돼 가스를 생성시키므로 기능성 장질환 증상 유발과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포드맵 요법은 호주와 영국 등에서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80%가 더부룩함과 복통이 감소하고 가스가 덜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식단이 너무 엄격하고 지키기 어려워 미국 유럽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일부 환자는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대표적인 포드맵 식품은 밀가루, 우유, 콩이다. 이들 식품은 장에 들어오면 방귀를 많이 만든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로 가스를 많이 만든다. 수박, 사과, 배, 망고, 체리와 같은 과일류를 비롯해 마늘과 양파, 양배추 등도 포드맵이라는 기준에 따르면 과민성대장증후군에 좋지 않은 식품이다. 탤리 교수는 "포드맵 식품은 장에서 소화가 되고 가스를 만드는 당분, 올리고당이나 이당, 단당들이 많이 포함돼 있어 가급적이면 피하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여름에 많이 먹는 과일주스도 액상과당이 많아 대부분 피하는 게 좋고, 다이어트 제품에 많이 애용되는 올리고당이나 솔비톨이 함유된 식품이나 치아 건강에 좋다는 자일리톨도 포드맵에 해당돼 과민성대장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마찬가지로 피해야 한다.

그 대신 포드맵 당분이 적은 과일로 추천되는 것은 포도와 딸기, 바나나, 귤, 오렌지, 블루베리 등이다. 채소 중에는 토마토, 감자, 고구마, 당근, 오이, 호박 등이 좋다. 밀가루는 좋지 않지만 쌀과 쌀국수, 시리얼, 글루텐을 함유하지 않은 빵이나 무유당 빵, 쌀가루를 섞어 끓인 우유 등은 권장된다. 유제품을 보면, 우유와 치즈는 좋지 않지만 요구르트나 버터는 좋은 것으로 추천되고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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