꿉꿉하고 축축한 장마철..'불청객' 질환 주의보

헬스경향 이보람 기자 2015. 7.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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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의 역습' 몸은 괴롭다수인성전염병·식중독·피부병·수족구병 등 도사려전문가 "고온다습한 환경 면역력 급격히 약화 주의"

장맛비가 시작되면서 가물었던 땅에 생기가 돋는다. 하지만 장마 직후 찾아오는 고온다습한 환경은 사람의 생기를 뺏는다. 실제로 장마철에는 습도가 연중최고치인 70%까지 증가한다. 또 기온도 30도를 웃돌아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데 덥다보니 활동이 줄어들어 저항력이나 면역력이 저하되기 쉽다.

장마로 인해 습한 날씨가 계속될 때 가장 유의해야할 질환은 ‘수인성전염병’이다. 장마철이나 폭우로 인해 습도가 높을 때 주로 발생한다. 물을 매개로 발생하는 소화기계통 전염병이 대부분으로 음료수, 음식, 환자나 보균자와의 접촉으로 전염된다.

특히 장마철에는 높은 습도로 인해 세균번식이 왕성해진다. 가장 흔한 질환은 배탈과 설사다. 예방이 최선이므로 주방위생에 신경 쓰고 상했다 싶거나 청결하지 않은 음식은 되도록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세균성 이질’은 적은 양의 세균으로도 걸릴 수 있다. 주로 깨끗하지 않은 물과 식품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또 식중독은 기온이 상승하기 시작하는 이맘때 가장 빈번하다. 아침에는 괜찮았던 음식도 곧바로 상하기 쉽다. 식중독은 대부분 배탈, 설사와 오심, 구토로 이어지고 심한 경우 치명적일 수 있어 장마철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중독의 원인은 다양한데 보통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 같은 감염원과 독버섯, 외독소를 가진 음식, 농약 묻은 과일과 채소의 독소 등이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원인균으로는 병원성대장균,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비브리오패혈증 등이 있다.

장마철이면 어김없이 어르신들을 괴롭히는 관절염과 신경통도 간과할 수 없다. 아직까지 장마와 통증과의 관계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단 장마철에는 대기압이 낮아져 상대적으로 관절 내 압력이 높아지고 관절 내 조직이 팽창해 신경을 더욱 자극한다고 볼 수 있다. 또 관절 내 조직이 관절압력변화를 감지하는데 관절염환자는 여기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해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관절통증에 관한 여러 가지 추측이 많지만 날씨가 관절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경험을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이와 함께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피부병이 생기기 쉽다. 곰팡이균은 요즘처럼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번식하기 쉽기 때문에 실내습도조절이 필수다. 곰팡이감염은 머리, 턱수염, 손, 사타구니뿐 아니라 등이나 가슴 등 우리 몸 어디에나 생길 수 있다. 곰팡이에 의해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은 무좀, 완선, 어루러기다.

또 장마철에는 어린이건강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바이러스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오래 지속되면서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 사이에서 수족구병이나 구내염 같은 감염병이 유행하고 있다. 만 6세 이하 어린이에게 흔히 발생하는 수족구병은 이름 그대로 손과 발, 하지, 입 속에 4~8mm정도의 수포와 궤양, 물집이 생기는 질병이다.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구내염도 문제다. 구내염은 말 그대로 입속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수족구병과 유사하게 콕사키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에 감염돼 발병한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동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구내염은 한해 중 6~8월에 진료 받은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신체질환 외에도 장마는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름에는 덥고 습한 날씨와 장마철 일조량 부족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피로, 우울증 등이 나타나기 쉽다. 실제로 장마철에 발생하는 무기력증과 기분저하는 ‘일교차’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경수 교수팀이 계절에 따른 정신건강을 측정하는 ‘계절성양상설문조사’를 한 결과 무기력증과 기분저하가 일교차나 일조량과 연관이 있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여름철에는 짧은 기간에 급격히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우리 몸의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된 상태”라며 “이로 인해 식중독, 곰팡이균 질환, 호흡기질환 등에 쉽게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도움말=이대목동병원, 고대안암병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헬스경향 이보람 기자 boram@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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