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설탕이 백설탕보다 건강에 더 좋다? 천만에

김현자 2015. 7. 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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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설탕, 내 몸을 해치는 치명적인 유혹>

[오마이뉴스 김현자 기자]

비만을 비롯한 여러 생활습관병(성인병)의 한 원인일뿐더러, 최근 감정과 정신건강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진 설탕.

- 설탕 등 과당류가 많이 들어가 단 음식이나 가공식품은 가급 먹지 않는다.
- 음식을 만들 때 필요한 경우에만, 최소한의 양만 쓴다.
- 가급 백설탕보다는 갈색설탕이나 흑설탕을, 설탕을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을 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듯 나도 설탕과 '총성 없는 전쟁 중'이다.

 <설탕, 내 몸을 해치는 치명적인 유혹> 책표지.
ⓒ 원앤원
당연히 이와 같은 나름의 기본규칙을 만들어 두고 신경을 쓴다. 아울러 당분 흡수율이 적다는 자일로스 제품들이나, 설탕의 1/10 정도에 해당하는 양으로도 원하는 단맛을 충분히 낸다는 제품 등, 설탕 관련 제품들이 보이면 놓치지 않고 그에 대해 읽어볼 정도로 설탕 관련 제품들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고 있다. 
이런지라 백설탕이나 갈색설탕과 같은 형태의 설탕은 거의 사지 않는다. 그러나 일 년에 단 한 번, 매실청을 담글 때 한꺼번에 많은 양의 설탕을 산다. 설탕을 거의 꺼리면서도 해마다 매실청을 담그는 이유는 몸에 좋다는 매실 성분을 우려낸 매실청으로 설탕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매실청과 매실장아찌를 담그려고 15kg쯤의 설탕을 샀다. 그러나 10년 가까이 고집해왔던 것과 달리 올해는 백설탕으로만 구입했다. 그간 백설탕보다 다소 비싼 갈색설탕이나 흑설탕을 고집했던 이유는 이들 설탕이 백설탕보다 그나마 덜 해로울 거란 믿음 때문이었다.

흑설탕이나 백설탕이나 몸에 해롭기는 똑같다?

우리가 흔히 음식에 첨가하는 정제된 흰색의 작은 알갱이들은 사탕수수 줄기에 들어있는 천연설탕과 전혀 다른 물질이다. 정제과정에서 사용되는 무수한 화학물질 때문에 원당에 함유되어 있던 천연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떨어져 나가기 때문이다.

흑설탕이 백설탕보다 건강에 더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쉽게도 이는 사실이 아니다. 흑설탕은 당밀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정제되지 않은 설탕이거나 가짜 설탕(소비자를 유혹하는 색깔과 맛을 내기 위해 나중에 당밀이 추가된 정제된 설탕)중 하나일 뿐이다. 매번 결정(기자주: 원당을 끓여서 설탕 알갱이를 얻는 것)과정을 거칠 때마다 고농축의 당밀이 설탕 결정체 안으로 들어간다. 첫 번째 과정을 거치면 색깔이 연한 설탕이 나오고, 두번째 과정을 거치게 되면 약간 더 검은 설탕, 그리고 세번째 과정을 거치면 그보다 더 검은 설탕을 얻는다.

당밀은 영양분을 포함하고 있지만 그 양은 무시해도 될 정도로 작다. 요약하자면 당신의 몸은 흑설탕과 백설탕을 가리지 않는다. 흑설탕 역시 설탕이며 당신의 몸에 백설탕과 똑같은 파괴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뿐이다. - <설탕, 내 몸을 해치는 치명적인 유혹>에서.

그런데 매실청을 담글 무렵 읽기 시작한 <설탕, 내 몸을 해치는 치명적인 유혹>(캐서린 바스포드 지음, 원앤원 스타일 펴냄)에 의하면 흑설탕 혹은 갈색설탕이나 백설탕이나 그게 그거, 이처럼 몸에 해롭기는 똑같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설탕 섭취에 늘 신경 쓴다면서도 정작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던 설탕의 성분표를 처음으로 들여다봤다. 심지어는 마사지팩 만들 때 넣기도 하는 흑설탕에는 미네랄이 풍부해 몸에 좋을 것이라고 워낙 오랫동안 믿어왔던지라 저자의 이 말은 작은 충격인 한편 정말 믿을만한, 근거있는 주장인가 확인해보고 싶었다.

 해마다 매실청을 담는 늦봄에 대형마트나 일반 슈퍼마켓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2015. 6)
ⓒ 김현자
 2015년 6월 현재 한 회사의 갈색설탕과 백설탕 성분. 크게 차이가 없다.
ⓒ 김현자
 2015. 6월 현재 같은 회사의 같은 용량 갈색 설탕과 백설탕의 가격(다른 회사의 두 제품 5kg 갈색 설탕 5480, 백설탕 4350원)
ⓒ 김현자
매실청을 담그려고 설탕을 사러간 매장에서 핸드폰으로 찍은 것이다. 보는 대로 성분 차이는 크게 없다. 그럼에도 여러 회사들이 백설탕보다 갈색설탕을 비싸게 팔고 있었다. 여하간 그렇다면 저자의 말처럼 같은 작용을 한다는 이야기. 굳이 더 비싼 갈색설탕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 과일 주스 1잔을 마시는 것은 섬유질 없이 아주 빠른 시간 안에 몇 조각의 과일을 먹는 것과 같다. 사과주스(방금 짠 것이든 그렇지 않든) 1잔에는 티스푼 8회 분량의 설탕이…. 또한 과일 주스를 마시는 것은 설탕물에 당신의 치아를 담그는 것과 같다. ▲ 빵이 당신의 친구가 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곡물의 영양소는 제분 공정을 거치면서 대부분 사라지기 때문에 어떤 유형의 빵이든 일단 소화되면 설탕으로 빠르게 전환된다. 이는 통밀 제품도 마찬가지이고 아침 식사 시리얼에도 적용된다.

▲ 티스푼 1회 분량의 무게는 4.2g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 100g당 설탕 함량이 5g 이하인 제품을 선택하라. 설탕의 비중이 5% 이하인 제품을 선택하라. 100g당 설탕 함량이 15g 이상이라면 고당 제품이다. 성인 기준 하루 최대 설탕 권장량은 티스푼 6회 분량이다. ▲ 과당 섭취의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가 테이블 설탕(흔한 형태의 설탕) 1스푼을 먹는 것과 벌꿀 1스푼을 먹는 것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 ▲ 차와 커피로도 물을 섭취할 수 있지만 카페인이 인슐린 반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차·커피·녹차 등과 같은 카페인 음료는 하루 2잔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 - <설탕, 내 몸을 해치는 치명적인 유혹>에서.   

'설탕의 진실' 파헤치는 책... 당신은 알고 있었나?

<설탕, 내 몸을 해치는 치명적인 유혹>은 우리 몸에 좋지 않음을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끊기가 결코 쉽지 않은 설탕의 위험한 진실을 알리는 한편, 생활습관과 음식들과 그 레시피 등 설탕을 끊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하는 책이다. 갈색설탕의 경우처럼 이제까지 내가 알고 있던 것과 다른 진실들이 좀 많아 적잖은 충격으로 읽은 책이기도 하다.

책은 크게 4장으로 구성. 설탕이 우리 몸에 어떻게 작용하며 우리의 건강을 어떻게 망치는지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흑설탕이 백설탕보다 건강에 좋다는 근거없는 믿음처럼 설탕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일반인들도 모르고 있거나, 잘못 알고 있는 설탕의 진실들을 낱낱이 들려준다.

그동안 설탕의 진실 혹은 폐해를 알리는 책들은 끊임없이 출간되었으며, 유산균제품이나 탄산음료, 주스 등과 같은 먹을거리들에 필요 이상의 과당이 들어있어 우리 몸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니 건강을 위해 설탕 섭취량을 줄이자는 내용의 뉴스들이 끊임없이 보도되어 왔다. 다른 나라들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그럼에도 전 세계인들은 여전히 한해 평균 68kg의 설탕을 섭취할 정도로 설탕 의존도가 높으며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2008년 49.9g이었던 1인당 하루 섭취량이 2012년 65.3g까지 늘었다고 한다.

책이나 뉴스를 접하며 나처럼 설탕 섭취를 줄이자 다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되풀이 되는 설탕과의 끊임없는 만남, 아니 갈수록 늘고 있다는 설탕을 어떻게 하면 끊거나 줄일 수 있을까?

<설탕, 내 몸을 해치는 치명적인 유혹>이 특히 솔깃하게 와 닿는 이유는 저자 역시 지난날 한때는 설탕 중독 때문에 건강이 걱정되는 수준이었다는 것. 그리고 이 책은 이런 저자가 설탕에서 벗어나 건강해진 방법들을 바탕으로 썼기 때문이다.

책은 시중에서 구매하는 제품들의 설탕 함량을 쉽고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는 방법, 설탕에 대한 욕구를 천연식품으로 해결하는 8가지 방법 등을 알려준다. 식습관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단계별 접근법과 음식관련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들도 제시한다. 아울러 저당 또는 무설탕 식사나 간식 레시피들을 제공한다. 외국인 저자인지라 우리와 거리감이 있는 아보카도 등과 같은 재료를 쓰는 레시피도 있지만 토마토나 치커리, 당근 같은 채소나 우리도 먹는 견과류 등을 주재료로 하고 있는 레시피들도 많아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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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설탕, 내 몸을 해치는 치명적인 유혹>|캐서린 바스포드 (지은이)|신진철 (옮긴이)| 원앤원스타일| 2015-06-01|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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