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개인소감? 상업성 물든 1인 방송, 감시 사각지대

신정연 입력 2015. 7. 3. 20:48 수정 2015. 7. 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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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요즘 1인 방송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죠.

컴퓨터 화상카메라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인데요.

대중의 관심이 커지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신정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3월,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입니다.

한 20대 여성이 국내 한 유통업체에서 판매하는 화장품을 평가하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쓰레기통에 넣습니다.

"커버력 완전 안 좋은데. 와 겉도는데요 되게, 구린데."

이 영상의 조회 건수가 150만을 넘어서자 해당 업체는 개인 소감에 불과한데 피해를 보고 있다며 영상 삭제를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이 1인 제작자는 CJ E&M이라는 기업 소속, 기획부터 제작, 홍보까지, 소속사의 지원을 받고 수익도 나눕니다.

영상 삭제 요청에 소속사가 나서 삭제 대신 예상 밖의 제안을 해왔습니다.

나빠진 회사 이미지를 좋게 바꿔주겠다며 홍보영상 만드는 대가로 돈을 요구한 겁니다.

CJ E&M 측이 보낸 견적서를 보면, 원래 4천5백만 원인 제작비를 2천만 원에 해주겠다고 적혀있습니다.

[안웅걸/유통업체 홍보이사]

"돈을 주면 콜라보(홍보)영상을 통해서 좋은 점도 있다더라. 그렇게 홍보해준다는 그 자체가 문제…"

소속사 측은 유튜브 영상과 홍보 영상은 별개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비판을 한 뒤에, 나빠진 이미지를 바꿔줄 테니 돈을 내라고 요구한 셈입니다.

이런 상식 밖의 일이 인터넷 1인 방송에서 어떻게 또 왜, 가능한 것일까요?

먹고, 화장하고, 게임하고.

1인 방송에서는 일상의 모든 것이 주제가 됩니다.

대중의 관심이 커지자 이들을 모아 기획사를 차리고 수익을 나누는 기업과 사업자가 등장했습니다.

[박진우/1인 방송 기획사 이사]

"좀 더 높은 조회수를 갖게 하고 좀 더 많은 구독자를 만들기 위해서 광고 밸류를 업하는 게 가장 1차적 목표입니다."

그러나, 일부는 수익 욕심에 개인소감으로 가장한 채 실은 기업 협찬을 받은 홍보영상 제작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순한데다가 저자극인데다가 플러스 알파까지 더한 제품이어서, 저는 항상 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화장품 회사의 협찬을 받은 영상입니다.

눈치 빠른 소비자가 아니면 이게 홍보영상인지, 순수한 평가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공정위 지침에 따르면, 블로거가 추천글을 쓸 때 협찬사실을 명확히 밝혀야 하듯 1인 방송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지만, 여러 차례 철퇴를 맞은 블로그와 달리 1인 방송은 감시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유현재/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심의의 기준이라든가, 된다 안 된다, 이런 것들을 총체적으로 좀 정비해야 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국내 한 1인 방송 사이트의 하루 접속자는 350만 명, 한해 10% 이상씩 늘고 있습니다.

MBC뉴스 신정연입니다.

(신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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