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격리 끝난후에야 전달된 통지서..'뒷북' 행정 논란

김유경 기자 입력 2015. 7. 3. 14:18 수정 2015. 7. 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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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후 자가격리 전화 통보 후 격리기간인 월요일까지 '방치'..화요일에야 통지서 전달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금요일 오후 자가격리 전화 통보 후 격리기간인 월요일까지 '방치'…화요일에야 통지서 전달]

"리가자씨 맞으시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자가격리 대상자세요. 22일까지 자가격리 하세요."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리가자(가명)씨는 2주일 전인 지난달 19일, 갑자기 전화를 걸어온 낯선 사람으로부터 다짜고짜 자가격리 통보를 받았다. 왜 어떤 경로로 자가격리 대상이 됐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이유를 물어봐도 "저희도 명단만 받아서 알려드리는 거라 몰라요"라는 답만 돌아왔다.

게다가 수화기 건너편 목소리는 부산 사투리였다. 황당한 마음에 메르스 보이스피싱이 등장했다던데 혹시 그런건가 싶어 역으로 걸려온 번호로 전화해 확인까지 했다. 보건당국이 맞긴 맞다.

리씨는 보건당국 관계자들과 한참 실랑이를 한 끝에 141번 환자가 6월 5~8일 제주도 여행시 갔던 식당에서 동시간대 신용카드를 사용해 자가격리 대상자가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같이 제주여행을 했던 부산 친구도 자가격리 대상자가 된 것을 뒤늦게 알았다.

자가격리 통보만 받고 통지서를 받지 못한 리씨는 일단 직장에 22일 하루 연차를 내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금요일 전화 통보 이후 격리기간인 22일까지 리씨를 찾아온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격리기간이 끝난 23일에야 자가격리 통지서와 함께 '명절 선물셋트'로 표기된 각종 생필품 2박스와 위생키트 한 박스가 리씨에게 전달됐다.

리씨는 "전화 통보를 받은 후로부터 나흘간 발열 체크를 하러온 사람은 없었다"며 "메르스 본부에서 부산보건소로, 강남구청으로, 강남보건소로 이관되며 절차상 시간이 걸렸다는 해명만 들었다"고 말했다.

자가격리 대상자로 처음 통보받을 때부터 모든 과정이 어설픈 데다 주말이라 통지서를 늦게 받을 것은 예상했지만 격리 대상자를 인지한 상태에서도 나흘 간 방치했다가 격리기간이 끝난 후에야 움직이는 공무원들의 일처리가 너무 한심하다는 게 리씨 지적이다.

그는 "부산에서 자가격리 대상자 리스트를 강남구에 이관하는 과정에서 결재 때문에 주말(토~일요일)을 그냥 보내고 월요일인 22일에야 결재를 받아 자가격리 통지서를 발행, 23일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며 "역학조사로 어렵게 대상자들을 추적해 놓고 나흘간의 시간을 낭비한 행정처리가 정말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한편 강남구청은 메르스 격리대상자에게 지원하는 '긴급생계비'를 신청하면 1~2주 후에나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경 기자 yune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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