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후배 불러도 되죠?"..알고보니 '성접대'

2015. 7. 2. 20: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영업맨들, 접대 대상자 동네로 가

"한잔하자" 부담없는 자리 만들어

성매매 여성을 '여자후배'로 속여합석시킨뒤 맺어주는 수법 써

대형마트에서 관리직으로 일하는 ㄱ씨는 휴무일에 납품업자 ㅇ씨한테서 전화를 받았다. 집 근처를 지나다 생각이 나서 연락했다는 ㅇ씨는 "'치맥'이나 하자"며 ㄱ씨를 동네 치킨집으로 불러냈다. 평소 '좋은 데 한번 가자'며 노골적으로 접대를 하려는 ㅇ씨를 피했던 ㄱ씨는 집 근처에서 보자는 말에 별 부담 없이 나갔다고 한다.

맥주를 한잔 하는데 ㅇ씨가 누군가의 전화를 받더니 "근처에 사는 여자 후배다. 합석하고 싶다는데 불러도 되겠느냐"고 했다. 곧이어 나타난 '여자 후배'는 ㄱ씨에게 스킨십도 마다하지 않았다. 술자리가 길어지자 ㅇ씨는 "급한 일이 생겼다"며 먼저 자리를 떴고, ㄱ씨는 이 여성과 모텔로 향했다.

연애감정은 이튿날 술이 깨자 의심으로 바뀌었다. ㅇ씨에게 전화를 걸어 "정말로 후배가 맞냐"고 묻자 "사실은 접대를 하려고 미리 돈을 주고 유흥업계 여성을 불렀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처럼 '여자 후배 합석'을 빙자한 불법적 접대가 일부 업종 영업직원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 접대를 꺼리는 상대방의 집 근처로 찾아간 뒤 '맥주 한잔→여자 후배 합석→성관계'로 이어지는 과정은 비슷하다.

대기업을 상대하는 업체를 운영하는 ㅂ씨는 "대기업 담당자의 집 근처에 가서 맥주 한잔 하자고 불러낸 뒤 미리 연락해둔 여성과 통화해 자연스럽게 합석했다. 술잔을 주고받더니 둘이 금방 친해지는 것을 보고 나는 먼저 자리를 떴다"고 했다. 전문직을 상대하는 영업사원 ㅅ씨는 접대 자리를 계속 거부하는 사람에게 회사 후배한테서 이런 방식을 전해 듣고는 써먹었다고 한다. 한 영업사원은 "'여자 후배'는 관련 업소에서 소개를 받거나 조건만남 채팅 앱 등을 통해 섭외한 뒤 미리 '대본'을 맞춘다"고 했다.

이런 방식은 성매매 단속을 '우회'하는 불법적 수단일 수 있어 경찰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납품·입찰 비리 등에 밝은 수도권 경찰서의 한 수사과장은 2일 "대상은 주로 성접대를 부담스러워하는 중간관리자급"이라고 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유흥주점에서 성접대가 이뤄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적발하더라도 서로 '화간'이라고 주장하면 처벌하기가 애매해진다"며 단속·처벌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정의화도 보기 싫다? '주최자' 국회의장 따돌린 청와대 뒤끝김태호 "콩가루" 김학용 "xx야"…새누리 최고위 30분만에 파행"여자후배 불러도 되죠?"…알고보니 '성접대'[화보] 누구나 운전은 초보였다…'황당' 교통사고[포토] "나는 LGBT"…커밍아웃한 유명인사들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