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평 통해 이뤄진 성완종 2차 특사 대가는 5억원"

전수용 기자 2015. 7. 2. 16:1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로 드러난 '한 정권 2차례 사면'의 진실 노건평씨는 공소시효 지나 처벌 면해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특사 금품 로비 의혹을 받아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73)씨가 공소시효 덕분에 형사처벌을 면했다. 형사처벌은 면했지만 성 전 회장이 노무현 정부 때 이례적으로 두 번씩이나 사면을 받게 되는 과정에 두 차례 모두 노씨에게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진술이 나왔다. ‘한 정권에서 두 차례 사면’이라는 매우 이례적인 일의 배경이 어느 정도 드러난 것이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은 2일 노씨에 대해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성 전 회장은 불법정치자금 공여 혐의로 기소돼 2004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성 전 회장은 이듬해 5월15일 특별사면을 받았다. 이와 관련, 경남기업 임원 김모씨는 검찰에서 “특별사면 직후인 2005년 7월 성 전 회장의 지시로 노씨에게 약 3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검찰은 공소시효(7년)가 지나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렸다.

성 전 회장은 2008년 1월 1일 이뤄진 자신의 두 번째 특사 때도 노씨에게 금품 로비를 벌였다. 성 전 회장은 2007년 12월 1일 배임증재 혐의로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의 형이 확정됐는데 불과 한 달 뒤 두 번째 특사를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2007년 12월 26~29일 자신의 비서실장을 세 차례 노씨에게 보내 특사 명단에 포함되도록 로비를 벌였다. 성 전 회장은 경남기업의 하도급 업체로 노씨의 지인이 대표로 있는 H 건설이 진행 중이던 공사의 기존 하도급 대금에 5억원을 더 얹어줬다. 성 전 회장의 두 번째 특사 대가가 5억원이었던 셈이다. 성 전 회장의 비서실장은 검찰 조사에서 “노씨를 찾아가 ‘공사현장은 걱정 안 하시도록 해드리겠다’ ‘언양 현장(공사 현장)은 좀 더 챙겨 드리겠다’고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애초 2007년 12월28일 법무부가 마련한 특사 명단에 성 전 회장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틀 뒤 청와대가 법무부에 성 전 회장을 포함할 것을 요구했고, 법무부 반대에도 이튿날 성 전 회장이 포함된 사면 안이 국무회의에서 최종 통과됐다.

수사팀 관계자는 “성 전 회장이 비서실장을 통해 노씨에게 사면을 부탁하고 공사대금을 증액해준 사실은 인정되지만 공여자(성완종 전 회장)가 사망했고, 노씨가 특사 대가로 받은 5억원은 2008년 7월 이전에 지급된 것이어서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밝혔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