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교정으로 '슈퍼근육' 돼지 만들었다"
국내 연구진이 이끄는 한·중 공동연구팀이 근육량이 훨씬 많고 지방은 적은 ‘슈퍼돼지’를 만들어냈다고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이처에 따르면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서울대 화학부 교수)과 윤희준 중국 옌볜대 교수 공동 연구진은 유전자 교정을 통해 일반 돼지보다 근육량이 많은 슈퍼돼지(이중근육 돼지)를 만들었다.
연구진은 DNA를 자르는 효소(일명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돼지의 체세포에서 근육의 성장을 억제하는 유전자인 ‘마이오스타틴(MSTN)’이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유전자를 바꿨다.
이렇게 교정된 체세포를 핵이식 방식으로 복제한 돼지는 보통 돼지보다 근육량이 훨씬 많은 이중근육 돼지가 됐다.
고기로 소비되는 근육의 양이 많을 뿐 아니라 근육의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은 적다고 김 단장은 설명했다.
김 단장은 이런 방식의 유전자 변형을 유전자 교정(editing)이라고 불렀다.
김 단장은 “통상 유전자 조작은 다른 종의 유전자를 옮겨 심는 것인데 우리가 한 방식은 유전자의 기능을 조금만 바꾼 것”이라며 “이는 교배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는 자연적 변이에 가깝다”고 말했다.
유전자 교정으로 생산된 돼지는 유전자변형식품(GMO)에 대한 규제에서 보다 자유로워 세계 축산업계에도 상당한 변화를 미칠 것으로 김 단장은 기대하고 있다.
김 단장은 “GMO는 외부 유전자가 삽입된 동물·식물을 말하는데 우리가 만든 돼지는 GMO로 볼 수 없다는 게 다수의 견해”라며 “중국에서만 1년에 7억 마리, 전 세계적으로는 20억 마리가 도축된다고 하는데 이는 엄청난 시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렇게 유전자가 교정된 돼지는 수명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김 단장은 “초기에는 관리하는 노하우가 없어 모두 죽었지만 점점 생존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경험이 쌓이면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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