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뭘 해줬나..2030, 한국 떠날래~

2015. 6. 2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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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메르스…사고 반복…
살인적 취업난에 미래 불투명
이민스터디·카톡방서 정보공유
월급 쪼개 이민적금 들기도
청년층 희망줄 정치력 복원을


#.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당시 일곱 살이었던 박지민(27ㆍ가명)씨는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나라가 크게 달라진 게 없음을 절감한다. 

세월호 참사부터 메르스 사태까지 구조적인 사회 문제와 정부의 지휘체계 부실 등 반복되는 인재(人災)는 조국에 대한 실망감만 키웠다. 

여기에 살인적인 청년 취업난과 정치실종으로 좀처럼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는 현실 속에서 박씨는 결국 대학교 1학년 때 잠시 머물렀던 핀란드로의 이민을 선택했다.

미국행 취업이민자 수가 지난해 5945명으로 9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0년 전 삼풍사고 이후 경주 마우나 리조트 사고, 세월호 참사, 판교 환풍구 붕괴, 메르스 사태까지의 각종 인재와 청년 취업난, 정치 실종 등이 겹치면서 한국에 대해 회의감을 갖고 한국을 미련없이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29일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수속을 밟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대한민국에서 을(乙)로 살기 지친 2030 젊은층에게 이민은 막연한 동경을 넘어 현실적인 한 대안이 되고 있다. 

살인적인 청년실업에 ‘오포’(연애ㆍ결혼ㆍ출산ㆍ인간관계ㆍ내 집 마련 포기) 세대란 신조어가 실제 상황이 되고, 내 아이들까지 사회 비주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불안감, 다른 세상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등 청춘들이 이민을 원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이민을 원하는 젊은 층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사회 풍속도도 만들어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이민스터디ㆍ단체 카톡방이 생겨나고, 가서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또는 국내 유턴 등에 대한 부작용은 없는지 구체적인 고민을 나누기 시작했다. 

‘단톡방’에서 서로의 이민 의지를 격려하거나 논문 자료 등을 공유해 국가별로 다양하고 까다로운 이민 제도를 공부하기도 하고, 월급을 쪼개 ‘이민 적금’을 만들기도 한다.

통계에서도 이 같은 탈(脫) 대한민국 행렬이 확인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들어 5월말까지 한국 국적 포기자는 7168명으로, 국적 취득자(6538명)보다 600명 이상 많았다.

2014년 국적 포기자는 1만9472명, 국적 취득자는 1만4200명으로 5000명 이상 차이가 났다.

단순히 국적 포기를 넘어 미국으로 취업이민을 떠나는 경제활동 인구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 자료에 따르면 ‘EB-3 취업비자’를 받은 한국인은 2006년 4803명에서 지난해 5945명으로 늘어났다.

국내 명문대 출신 ‘화이트칼라’ 직장인들의 경우 북유럽 이민을 선호한다. 

북유럽 국가의 높은 복지 수준과 공동체 의식, 한국의 비정상적인 교육 제도와 이념ㆍ세대 갈등에서 벗어나 가족들과 여유있는 삶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청년층 이민 증가의 부작용에 대한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체성 고민, 이민 사기,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 향수병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무엇보다 한국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젊은 층이 조국에 실망하고 떠나는 것 자체가 국가 존립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올해 초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 여론조사 업체 설문조사에서 “다시 태어나도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싶다”는 대답은 30.2%에 불과했다. 

“요즘 같아선 다시 태어나고 싶은 생각 없다”고 답한 사람이 57.9%에 달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치력 복원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 고위 관계자는 “청년층에게 희망을 주려면 무엇보다 우리 정치가 정쟁에서 벗어나 청년층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매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상현ㆍ양대근ㆍ강승연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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