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2.6km 半나체 행진 곳곳 낯뜨거운 문구.. 동성애자들, 반대여론 불구 퀴어축제 강행

백상현 김아영 기자 2015. 6. 29.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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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판매 행위 않겠다던 서울광장 준수사항 어겨.. 성기 모양 그림·쿠키 판매
28일 서울광장과 명동, 소공로 등지에서 진행된 ‘제16회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에서 한 남성이 팬티를 입고 가방만 걸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왼쪽). 검은색 망사 옷을 걸친 한 여성이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호광 인턴기자

지난해처럼 올해 열린 제16회 퀴어문화축제 현장에도 반(半)나체 참가자들이 대거 등장했다.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서울광장에서 각종 모금행위와 판매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서울시에 ‘서울광장 이용 준수사항 동의서’를 제출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28일 오전 10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시작된 퀴어문화축제에는 붉은색 팬티만 입고 상반신을 노출한 한 남성이 ‘STOP HATE’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광장을 활보했다. 검은색 란제리 차림의 한 여성은 가면을 쓰고 부스를 돌아다녔다.

녹색당 부스에는 브래지어를 훤히 드러낸 여성 운영자들이 ‘지구가 아니라 침실을 뜨겁게’ 등의 자극적 문구를 가슴 위에 적고 부스를 찾은 이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완전변태’ 부스에선 배꼽 아래로 깊게 파인 레슬링복을 입은 한 남성이 책자를 판매했다.

오후가 되면서 반나체 차림의 참가자들이 점점 늘기 시작했다. ‘노동당 성정치위원회’ 부스에 나타난 한 여성은 검은색 브래지어와 팬티를 입고 방문객들을 맞았다. 다른 여성은 살색 속옷만 입은 채 검은색 망사를 걸치고 활보해 마치 나체 차림인 듯한 착시효과를 일으켰다. 갈색 가발과 흰색 옷을 착용한 참석자는 ‘항문섹스는 인권이다!’라는 팻말을 들고 돌아다녔다.

‘이쪽사람들’ 부스에선 상반신을 노출한 여성 사진, 남성이 자신의 성기를 만지는 사진이 전시됐다. 특히 다수의 청소년이 참관했음에도 남성끼리 키스하는 사진과 ‘뒤에 꽂아도 괜찮아’라는 문구가 적힌 그림을 버젓이 붙여 놨다. 이름도 상스러운 한 부스에선 여성 성기 모양의 과자를 판매했다.

고려대 성 소수자 동아리 ‘사람과 사람’ 부스에서는 주류를 판매했다. 이곳 부스 관계자들은 “호모 주사 맞으실래요”라며 주사기에 들어있는 보드카를 팔았다. 일부 참가자는 광장 한가운데 자리를 펴고 소주병, 맥주캔을 꺼냈다.

이날 88개 부스 중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등 50개에서 맥주, 보드카, 커피, 책, 핫도그, 칵테일, 선크림, 배지, 여성 성기 그림 등을 판매했다. 미국 ‘구글’, 영국 화장품업체 ‘러쉬’(LUSH), 수입의류업체 ‘아메리칸어패럴’ 같은 외국계 기업도 부스를 열었으며,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주한미국대사관 부스를 찾았다.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 등 14개 부스에선 후원금을 모금했고 퀴어문화축제조직위도 서울광장에 대형 후원함을 설치했다.

그러나 퀴어문화축제조직위가 서울시에 제출한 ‘서울광장 이용 준수사항 동의서’에는 ‘광장 내에서 일체의 협력업체 등 기업광고, 각종 모금행위, 판매행위는 할 수 없다’ ‘광장 내에서 음식물 취사 및 동물 반입이 예상되는 행사를 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여고 교복을 입고 무대에 오른 레즈비언 2명은 공연 중간에 키스를 했다.

퀴어문화축제조직위는 서울광장을 출발해 을지로 입구, 명동성당, 명동, 소공로를 거쳐 다시 광장으로 돌아오는 2.6㎞의 퍼레이드를 했다. 핫팬츠만 입은 게이와 속옷 차림의 트랜스젠더가 퍼레이드 차량에 올라타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춤을 췄다. 팬티만 입은 한 남성 참가자는 가방에 소주병을 끼고 거리를 활보했다. 마이크를 잡은 한 남성은 “이렇게 즐거울 때 호모 포비아들에게 욕설을 한번 날리자”고 비웃었다.

퍼레이드 광경을 본 장모(75)씨는 “이게 뭐냐. 한국에 언제부터 이런 일이 벌어졌느냐”고 소리쳤다. 안모(56)씨는 “이 행사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허용해줘서 열렸다.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주최측은 남성 간 성접촉이 에이즈 확산의 주요인이며, 에이즈가 남성 동성애자 사이에서 주로 유행하는 질병이라는 사실을 입밖에 꺼내지도 않았다. 남성 동성애자 에이즈 예방센터인 ‘아이샵’에서 무료로 성병검사를 해주겠다고 홍보했으며, 콘돔과 항문 성행위 때 바르는 젤을 무료로 배포했다.

한편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서울광장은 ‘시민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활동 등을 위한 공간’(제1조)이라고 명시돼 있다. 박 시장은 ‘시민의 건전한 문화활동을 위해 서울광장을 관리할 의무’(제3조)가 있다. 서울시는 퀴어문화축제조직위에 9일과 28일 서울광장을 빌려주고 사용료로 400여만원을 받는다. 백상현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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