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반기문 총장 "동성결혼 허용 美대법원 결정 환영"

노창현 2015. 6. 2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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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헌장 채택 70주년 연설에서 언급

【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공식 석상에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미 연방 대법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반기문 총장은 2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유엔헌장 채택 7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미국의 게이와 레즈비언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어디든지 간에 합법적으로 결혼할 수 있도록 한 연방 대법원의 합헌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매일 우리는 인종과 종교, 국적, 성별 혹은 성적 취향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의 인권을 수호하고 있다"면서 동성 결혼의 합헌을 반겼다.

반 총장의 동성 결혼에 관한 언급은 길지 않았지만 대법원의 판결 직후 공식석상에서 발언한 것인데다 샌프란시스코가 동성애자들의 메카로 불리는 도시라는 점에서 특별한 무게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반 총장은 2010년 이후 동성애자 이슈에 대해 지속적인 지지 의사를 피력해 왔다. 2013년 4월 유네스코 발간 동성애 관련 책자 서문에서 "76개 국가에서 아직도 동성 간에 합의된 사적인 관계가 범죄가 된다는 사실이 너무나 염려된다"면서 "대한민국과 세계 곳곳에서, 우리 인류 가족의 구성원인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모든 청소년을 위해, 학교를 더욱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자"고 말했다.

그해 11월엔 오스트리아 빈 UN사무소에서 축하 공연을 펼친 여장 남자가수 콘치타 부어스트를 만나 인사를 나눈 뒤 '동성애자의 인권과 관용 정신'에 대해 연설했고 지난해 7월엔 모든 UN 직원의 동성결혼을 인정할 것이라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당시 파란 하크 유엔 대변인은 "유엔의 핵심 임무가 '인권'이라는 게 반 총장의 입장"이라면서 "반 총장은 유엔 직원들의 평등을 신장한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70주년 기념 연설에 앞서 반기문 총장은 'LGBT(게이 레즈비언 양성애자 성전환자)의 자유와 평등을 위해 노력한 공로로 '하비 밀크 재단 메달'을 수여받기도 했다.

ABC-TV는 "평화 수호와 인권 증진, 인도적 지원을 목표로 1945년 창설된 유엔이 오늘날 기후변화와 동성애자 권리, 지속 가능한 개발의 이슈까지 포괄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유엔 헌장은 1945년 4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연합국 50개국 대표들이 모여 채택한 바 있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낸시 펠로시 민주당 리더와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 에드윈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도 한결같이 동성 결혼 합헌에 찬사를 보내 샌프란시스코 군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브라운 주지사는 "평등한 결혼과 동성 커플의 권리가 미국의 최고 법원에서 인정받았다. 5년 전만 해도 누가 이런 것을 생각할 수 있었겠냐?"고 말했다.

한편 연설에서 반기문 총장은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많은 믿음이 상실됐지만 그들은 개인과 국가 이상의 더 큰 것을 만드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마침내 그들은 꿈을 이뤘다. 유엔헌장 채택은 '영광의 도박'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반 총장은 한국전쟁에 대해서도 언급해 시선을 끌었다. 그는 "나의 조국 코리아에서 일어난 전쟁으로 집과 학교, 내가 아는 모든 것을 잃었다. 유엔의 깃발 아래 도움이 시작됐다. 유니세프에서 식량이, 유네스코에서 책들이, 미국 등 21개 국가에서 젊은 군인들이 왔다. 유엔은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난민촌과 세계의 분쟁 지역에 갈 때마다 항상 젊은이들에게 말한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라고, 내가 해낸 것처럼 여러분도 할 수 있다고, 유엔은 여러분과 함께 있다고."

rob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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