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은 'Namsan Mountain'..헷갈리는 영어표기 통일

윤예나 기자 2015. 6. 1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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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을 영어로 적는다면 올바른 표기는?

① Namsan (Mt)

② Namsan Mountain

③ Namsan (Mountain)

지금까지는 셋 다 정답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② Namsan Mountain이 정답이 된다.

그 전까지 국토교통부는 ①번, 문화재청과 관광공사는 ②번, 서울시와 국토지리정보원은 ③번으로 표기해왔다.

이처럼 관공서나 기관별로 다르게 써왔던 도로·관광 안내용어 영어 번역이 이제는 한 가지로 완전히 통일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7일 국토교통부, 문화재청, 서울시, 관광공사 등과 함께 도로 및 관광 안내 표지판, 지도 등에 사용하는 지명, 문화재명 등 우리말 명칭에 대해 통일된 영문 번역 표기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에서 예로 든 남산을 'Namsan Mountain'으로 쓰는 것처럼, 자연지명은 우리말 명칭 전체를 로마자로 표기하고, 속성을 나타내는 말은 번역해서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인공지명은 명칭의 전부(前部)만 로마자로 표기하고, 그 뒤 속성을 나타내는 말은 뜻을 번역해 거기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를 쓰기로 했다. 예를 들어 '광장시장'은 'Gwangjang Market'으로 쓰고, 경복궁은 'Gyeongbokgung Palace'로 쓰는 식이다. 그 밖에 영문 표기에서 바뀐 부분은 무엇이며 변경의 취지는 무엇인지 문답식으로 소개한다.

- 왜 통일 번역안을 마련했나?

그 동안 기관별로 자체 번역 지침에 따라 번역어를 표기했다. 그 결과 도로·관광 표지판이나 지도의 외국어 번역 표기가 제각각이었다. 이 때문에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나 체류자들이 혼란을 겪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문화재청, 국립국어원, 국토지리정보원, 국방지형정보단, 서울시, 관광공사 등 도로 및 관광용어 번역어 표기를 주관하는 기관이 모두 참가해 통일안을 마련했다.

-새 주소 표기 체계인 도로명주소는 어떻게 되나?

이번 번역안에 포함되지 않는다. 행정자치부가 도로명주소에 대해서는 번역어 대신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소의 경우, 한국어 주소 발음을 충실하게 드러내 한국인과 외국인이 동일한 표기를 쓰도록 하는 편이 위치 식별 기능의 취지에 더 알맞다는 판단에서다.

-표지판 교체 비용 등은 어떻게 감당하나?

비용은 생각보다 크게 들지 않을 것으로 본다. 온라인 표기는 쉽게 변경할 수 있다. 도로·관광 안내판은 신설 또는 노후 안내판 교체 때 단계적으로 반영해 나갈 예정이다.

-자연지명과 인공지명은 왜 표기 원칙이 다른가?

지명을 영문으로 표기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우리말 명칭을 홍보하면서 외국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자연지명은 되도록 우리말을 보존하기 위해 명칭 전체를 로마자로 표기하는 반면, 인공지명은 그 기능이나 속성 표현을 먼저 드러내기 위해 이름 앞부분만 로마자로 표기한다.

예를 들어 '한라산'의 경우, 'Hallasan Mountain'이라 표기한다. 반면 보라매 공원의 경우, 'Boramae Park'로 쓰는 게 맞다.

-한라산을 'Hallasan Mountain'으로 쓰면 뜻이 중복되지 않나?

그런 뜻의 중복으로 인한 혼돈은 'san'과 'mountain'이 같은 뜻이란 사실을 외국인이 알 때에만 해당된다. 지난 3월 문체부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서는 '산' '강' 등 명칭을 구성하는 속성어는 하나의 고유한 명칭으로 표기하고, 의미 이해를 돕기 위해 속성은 중복으로 표기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는 답이 나왔다.

-도로표지판 등 공간의 제약으로 번역 표기를 다 적을 수 없는 경우는?

도로·관광 표지판에 글자가 들어갈 공간이 충분치 않을 경우에는 뒷쪽 속성 번역을 생략하고 표기한다. 이럴 때엔 괄호 없이 약어를 허용한다. 예를 들어 한라산은 Hallasan 혹은 Hallasan Mt. 로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원래 쓰던 기관명, 시설명도 이 기준에 맞춰 고쳐야 하나?

기관명이나 시설명은 기존 영문 명칭이 있다면 그대로 쓰도록 한다. 기관명이나 시설명은 설립 목적이나 기관 성격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번역어로 표기해 왔고, 채택 과정에서 내부 구성원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고심한 결과다. 따라서 이런 기관명이나 시설명을 기본형에 맞춰 기계적으로 수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속성 번역을 각기 다른 영어 단어로 쓰는 경우는 어떻게 하나? 가령 '호수'만 해도 'lake'도 있고 'lagoon'도 있다.

문체부는 국어원, 서울시, 관광공사와 함께 '공공용어의 영어 표기 및 번역 지침(안)'을 마련 중이다. 올해 안으로 문체부 훈령으로 제정할 방침이다. 앞으로 국가 통합 번역어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기관마다 갖고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한눈에 보도록 통합하는 한편, 서로 다른 번역어는 기관의 합의를 통해 통일안을 지속적으로 만들 예정이다.

-우리 고유 문화 용어에 대한 제대로 된 번역을 외국인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 않나?

문체부는 2014년 농식품부와 협의해 대표적인 한식명 200개의 영어·중국어·일본어 번역 표기 통일안을 마련했다. 올해에는 주요 문화 용어에 대해서도 관계 기관, 국민 의견을 받아 표준안을 마련하고 홍보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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