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김예분,"과거 잘못 자숙하고 '복고신인'으로 새출발하고파"

조현정 2015. 6. 16.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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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예분.제공|bob코리아엔터테인먼트

[스포츠서울]“과거의 잘못을 자숙하고 이젠 ‘복고신인’으로 새 출발하고 싶다. ”

1990년대 ‘코바언니’로 인기를 모았던 방송인 김예분(42)이 19년만에 라디오DJ로 마이크를 잡았다. KBS해피FM(106.1M㎐) ‘왕영은의 해피타임 4시’의 DJ 왕영은 대신 지난주 ‘김예분의 해피타임 4’의 스페셜 DJ로 일주일간 청취자들과 만났다. 자신이 활발하게 활동했던 90년대 음악을 들려주며 청취자들의 향수를 자극해 문자메시지가 두배 가까이 늘어날 만큼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한때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솔직한 입담으로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했던 그는 뒤로 올려묶은 머리, 알없는 뿔테안경, ‘갈매기’ 눈썹에 화장기없는 수수한 얼굴에 군살없이 날씬한 몸매로 여전히 90년대에 멈춰있는 듯 세월의 흐름을 비켜간 듯 했다. 최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스포츠서울과 만나 “심장이 터질 것 같아 청심환을 먹고 진행했다”면서도 “방송 전에는 너무 떨려 첫 날만 하고 그만두려 했는데 3일째 방송을 하면서 ‘너무 행복하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차분히 말했다. 이어 “그동안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를 미워한다고 생각했는데 청취자들과 소통하며 나를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있다는 걸 알고 자신감을 되찾은 게 가장 큰 보람”이라면서도 “뒤늦게 라디오의 재미를 알고 욕심이 생겼다. 내가 이런 욕심을 내도 될까”라고 조심스러워했다.

1994년 미스코리아 미 출신으로 SBS ‘달려라 코바’, ‘인기가요’, ‘김예분의 영스트리트’ 등 TV와 라디오를 넘나들며 인기 MC로 활약하다 98년 돌연 은퇴선언을 한 뒤 미국 유학을 떠났다가 인생의 굴곡을 겪었다. 올해초 MBC ‘무한도전-토토가’의 폭발적인 인기속에 90년대 가수와 MC 등이 컴백하는 가운데 지난달 새 소속사인 bob코리아엔터테인먼트 에 둥지를 틀고 재기를 노리고 있다.

방송인 김예분.제공|bob코리아엔터테인먼트

◇화려한 90년대- 아픔으로 얼룩진 2000년대-새로운 출발
김예분은 방송 활동 공백기에 결혼했다가 곧 파경을 맞았고, 음악전문 인터넷방송국의 웹PD, 디지털콘텐츠 업체의 마케팅 디렉터 등으로 직장생활도 했다. SBS ‘뷰티플 선데이’ 특집 프로그램 발리편과 SBS 아테네올림픽 특집인 ‘체험! 지구촌 홈스테이’ 등에 출연하며 재기하려다 2008년 ‘신동엽 신봉선의 샴페인’에 출연해선 거짓말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는 “성숙하지 못한 시절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를 미워하는 것 같아 밖을 나갈 수 없었다. 내 기사에 붙는 악플에 더욱 움츠러들었다”며 “‘샴페인’때 작가에게 아는 동생에게 들은 이야기라고 말했는데 ‘그냥 편하게 하면 된다’고 하더라. 방송활동을 쭉 했던 사람이라면 내 얘기라고 하면 안되겠구나 했을 텐데, 오랜만에 한 데다 알아서 편집해줄 줄 알고 편하게 말한 게 물의를 빚었다. 모두 내 실수였고 좀더 신중했으면 그런 일이 없었을 텐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2015대한민국음식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방송인 김예분과 제자들.제공|bob코리아엔터테인먼트

극심한 대인기피증에 시달려 세상과 단절해 지내기도 한 그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사이인 동갑내기 개그맨 차승환과 2013년 3월 결혼했다. 비슷한 시기 셰프로 인생을 시작해 2012년 제9회 서울 국제 푸드앤 테이블웨어 박람회에서 식공간 연출부문 금상을, 지난달 2015대한민국 국제요리경연대회에서 테이블 서비스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초콜릿 마스터자격증을 취득해 쿠킹클래스를 열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숙명여대 전통문화예술대학원에서 전통식생활문화 석사과정에 재학중이기도 하다.

요리공부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 “간간이 방송도 했도 드라마도 하나 했지만 완전히 마음이 치유되지 않아 그때는 내가 아닌 상태였다. 요리를 원래 좋아하긴 했지만 방송만 바라보고 살 수는 없어 밖에도 안나가고 이 상태로 있으면 안되겠다 싶어서 마흔이 되면서 먹고 살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대학을 다시 들어갔고 대학원까지 갔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남편과 tvN ‘택시’에 나갔지만 대중의 차가운 시선에 부딪쳤다. “‘택시’ 때 진솔하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지만 남편과 가족 걱정에 너무 조심스럽게 한 게 집과 집안 자랑을 한 것처럼 비춰진 것 같다. ‘개인적인 아픔이 있었지만 앞으로 열심히 잘 살겠다. 힘을 달라’고 솔직히 말하고 싶었는데 남편이 요즘은  말 한마디 한마디가 신중해야 한다고 말해 지나치게 조심한 게 잘못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방송인 김예분.제공|bob코리아엔터테인먼트

◇90년대 복고신인, 부활의 시동건다
오랜만에 라디오DJ로 다시 방송과 인연을 맺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다. 김예분은 “소속사 이사님에게 라디오 출연 제의를 받고 ‘절대 못한다’고 거절했다. 그러다 쿠킹클래스의 한 수강생이 ‘예전에 한 가수가 오랜만에 나와 1주일간 라디오DJ를 하는데 목소리가 많이 떨렸고 나중에 울기까지 했다. 그 모습이 신선해보였고 보기 좋았다’는 말에 ‘그럼 나도 한번 해볼까’하고 용기를 냈다”고 털어놨다.

방송으로 큰 인기를 모았던 그지만 라디오방송을 앞두고 생전 처음 데뷔하는 신인처럼 많이 떨렸다고 했다.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너무 걱정이 돼서 내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 집사님, 성가대 지인들에게 기도 많이 해달라고 부탁했다. ”

그동안 근황이 알려질 때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세간의 관심을 모은 그는 “내 기사가 나올 때마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떠있는 게 너무 끔찍했다. 실검 1위를 하면 따라오는 연관검색어가 예전 이야기였다”며 목소리가 떨렸다. 자신의 기사에 달린 댓글을 빠짐없이 보며 절망감에 사로잡히곤 했다가 지난주 라디오 DJ로 나서면서는 자신의 댓글을 안보는 대신 동시대에 활동했다가 최근 복귀한 가수들이나 배우들 기사의 댓글을 봤다.

“사람들이 나만 욕하는 줄 알았다. 내가 잘못했으니까. 그런데 다른 연예인들 기사를 보니 잘못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욕을 하더라. 내 일처럼 너무 가슴이 아파 옹호하는 댓글을 쓰곤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라디오 진행을 하면서 청취자들이 내 떨리는 목소리가 애틋해보여 좋다며 ‘오늘부터 예분씨 팬 할게요’라고 격려해주시거나 PD님이 문자메시지가 많이 늘어서 ‘대박’이라고 격려해주셔서 큰 힘을 얻었다”고 눈빛을 반짝거렸다.

방송인 김예분.제공|bob코리아엔터테인먼트

한때는 혼자서 온전히 이끌어가야 하는 라디오DJ가 부담스러워 미련없이 그만뒀지만 이젠 물만난 고기처럼 하루하루 진행할수록 재미가 새록새록 쌓여갔다. 지난 일주일간 ‘워밍업’을 한 터라 예전의 방송감도 되찾았다. 특히 ‘보이는 라디오’를 처음 접해 어리둥절했지만 실시간으로 자신의 진행을 지켜보는 청취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카메라를 향해 90도로 허리숙여 인사하고, 연신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등 밝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방송인 김예분.제공|bob코리아엔터테인먼트

그는 “요즘 90년대 문화가 화제가 되면서 당시 활동했던 가수들이 컴백하는 걸 보면 너무 반갑고 뿌듯하다”면서 “잠깐씩 방송활동을 하긴 했지만 나 역시 그 시절 이후 오랜만에 컴백하는 ‘복고신인’이다. 앞으로 제의가 오면 소속사와 상의해서 라디오건 TV건 가리지 않고 열심히 활동할 테니 관심있게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조현정기자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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