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지원이 말하는 젝스키스, 은초딩 그리고 음악(인터뷰)

김미화 기자 2015. 6.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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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미니앨범 '트라우마'로 컴백하는 은지원 인터뷰

[스타뉴스 김미화 기자]

가수 은지원 /사진=GYM엔터테인먼트

은지원(37)이 가수로 돌아온다. 그동안 주로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은지원은 8일 0시 새로운 앨범을 내고 음악으로 팬들을 만나게 됐다.

90년대 아이돌그룹 젝스키스로 사랑받다가 2001년 솔로 가수로 성공한 은지원은 이후 예능프로그램 KBS2TV '1박2일'을 통해 예능대세로 사랑받았다. 앞서 은지원은 지난 2013년까지 가수 길미 미스터타이푼과 함께 혼성힙합팀 클로버를 결성해 음악활동을 했다. 하지만 그가 솔로앨범을 내는 것은 2009년 발매한 정규5집 '플라토닉' 이후 약 5년 6개월 만. 예능프로그램을 잠시 접고 음악으로 돌아온 은지원을 만나 속 이야기를 들었다.

"오랜만에 돌아왔어요. 사실 그동안 음악 작업은 계속 했었거든요. 하지만 제대로 된 콘셉트 없이 앨범을 낼 수가 없다고 생각해서 계속 미뤄왔어요. 그런데 이대로 작업만 하다가는 평생 앨범을 못 낼 것 같다는 불안감이 있어서 이번에 나오게 됐어요. 나이는 점점 먹어 가는데 할 수 있는 음악은 점점 좁아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가수 은지원 /사진=GYM엔터테인먼트

은지원은 정통힙합으로 승부수를 띄었다. 타이틀곡 '트라우마'는 요즘 유행하는 트렌디 한 느낌보다는 무게감 있는 정통 그루브를 기반으로 했다. 흐름을 쫓기보다는 은지원 자신만의 음악을 표현한 듯 느껴졌다.

"사실 저는 요즘 힙합 음악에는 잘 못 놀겠더라고요. 제가 힙합을 오래하기는 했는데 제가 듣고 자란 그루브와 요즘 유행하는 음악은 다른 것 같아요. 공부를 좀 해볼까, 연구를 좀 해 볼까 고민하기도 했는데 괜히 억지로 짜 맞춘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냥 제 방식대로 했어요. 벌써 제가 가수 생활한지 18년째가 됐거든요. 댄스가수로 시작해서 힙합도 하고 일렉트로닉 음악도 다 해봤어요. 하지만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비로소 내 음악스타일을 찾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왜 이렇게 오랜만에 앨범을 냈느냐고 물었다. 90년대를 풍미했던 젝스키스는 물론이거니와 솔로활동에서도 'MurMur', '만취 in Melody' 등 히트곡을 내며 성공적인 활동을 했던 은지원이건만, 최근 몇 년 새에는 가수가 아니라 예능인으로서 자리를 잡았다. 그는 KBS 2TV '1박2일'에 출연하며 '은초딩'으로 전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이어 MBC '놀러와', KBS 2TV '불후의 명곡', tvN '더 지니어스', '오늘부터 출근'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SBS '정글의 법칙'까지 각종 예능프로그램을 섭렵했다.

"최근에 예능에 집중하면서 음악에 소홀한 면이 있었어요. '1박2일'이라는 좋은 프로그램으로 예능을 처음 시작하면서 정말 행운아처럼 사람도 얻고 인기를 얻었죠. 그러다보니 본업인 가수까지 놓게 됐어요. 예능 프로그램을 하면서 어느 순간 푹 빠지게 된거죠. 예능 방송에 몰입하면서 이미지 같은 것은 생각도 안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왜 내가 웃기고 싶어 할까?', '내가 개그맨인가?'라는 고민을 했죠. 나조차도 정체성이 헷갈리는데 다른 사람들은 나를 무엇으로 생각할지 걱정되기 시작 했어요. 스스로 본업을 포기하고 예능에 올인 했는데 나중에 시간이 흘러 예능에서 나를 안 찾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도 됐어요."

가수 은지원 /사진=GYM엔터테인먼트

은지원은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하는 것보다 하나를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음반을 내고 가수 활동도 하면서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것은 그의 성격에 맞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전성기를 누빈 그는 자신의 마지막 이름은 가수가 됐으면 좋겠다며 음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음악이 제일 좋아요.(웃음) 방송 촬영을 할 때는 피곤할 때도 있고 일처럼 느껴질 때도 있거든요. 그런데 앨범 작업을 할 때는 밤을 새도 안 피곤하고 즐거워요. 음악은 제게 프라모델 같아요. 팔 하나 조립하면 뿌듯하고, 머리 하나 조립해 놓으면 뿌듯하고 그렇잖아요. 음악도 똑같아요. 비트 하나 만들면 뿌듯하고 기쁘고 그래요. 요즘은 아, 음악이 이렇게 재미있구나. 왜 이렇게 늦게 알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은지원에게 젝스키스 이야기를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올해 초 불어 닥친 '토토가' 열풍으로 90년대 가수들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며 젝스키스의 재결합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당시 젝스키스 리더로서 활동했던 은지원은 이 같은 90년대 음악 열풍을 어떻게 봤는지, 또 젝스키스의 재결합 가능성은 있는지 물었다.

"90년대 활동했던 가수들이 마음이 맞아서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이 보기 좋았어요. 저희 젝스키스도 한다안한다 이런 말들이 많았는데 멤버들 마음만 잘 맞고 시기만 잘 조절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요.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이 없지만 최근 사기혐의로 무혐의 판결을 받은 (강)성훈이도 복귀하고 시기가 잘 맞는다며 저희도 같이 활동하는 것을 논의해 보고 싶어요."

가수 은지원 /사진=GYM엔터테인먼트

앞서 지난 2010년 결혼했던 은지원은 결혼 2년여 만인 지난 2013년 성격차이로 이혼하고 혼자 살고 있다. 너무 빨리 결혼생활을 마무리 한 그는 사랑보다는 방송과 음악활동에 매진하며 살고 있다. 아쉬운 결혼생활이었기에 새로운 사랑과 연애에 대해 꿈꾸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궁금했다.

"연애요? 아예 없어요. 제게는 흠이 있으니까요. 제가 상대방보다 꿀린다는 생각이 들어서 떳떳하게 대시도 못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 안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제 성격상 그래요. 본의 아니게 조금 그렇게 예민해지는 부분이 있어요. 그냥 지금처럼 음악에 빠져 살고 일하면서 지내는 게 아직은 좋아요. 사실 음악에는 사랑이라는 것이 큰 부분을 차지하잖아요. 그래서 제 음악이 자기 만족식의 음악이 될까봐 조금 걱정되기도 해요."

은지원은 오랜만에 낸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앨범으로 음악방송 활동은 하지 않는다. 그는 그저 자신이 아직 음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예능프로그램에서는 둘리 흉내를 내고 '은초딩'으로 불리며 한없이 가벼웠던 그이지만, 음악만큼은 진지하고 무겁다. 이도 저도 아닌 방송인 은지원보다는 가수 은지원이 되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18년차 가수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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