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5인조 '피프스 하모니'.. 미국서 뜬 슈퍼 걸그룹
피프스 하모니. 왼쪽부터 앨리 브룩 헤르난데스, 노마니 코데이, 카밀라 카벨로, 로렌 호레기, 디나 제인 핸슨. 다 외웠다.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제공 |
그럴 때면 난 비로소 용맹한 기사라도 된 것처럼 어깨를 폈고 “아…. 음…. ××이 좀 괜찮긴 하던데 …난 뭐, 일이니까∼. 아무 느낌 없…” 따위의 대답을 심드렁하게 늘어놨다. 데뷔 초기의 9인조 여성그룹, 6인조 여성그룹과 함께 사진을 찍을 기회도 있었는데, 그건 순전히 사진기자 선배나 가요기획사 홍보담당자의 강권을 이기지 못한 탓이었다. 인터뷰 전에 멤버 아홉 명의 이름을 모두 암기하기 위해 뮤직비디오나 사진 보기에 한나절이나 보낸 건 지금 돌아봐도 격무다.
걸그룹 하면 한국이다. 근데 미국, 영국에서도 10년에 한두 번 정도 슈퍼 걸그룹이 나온다. 비욘세를 배출한 데스티니스 차일드(미국), 비틀스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국 팝시장 침공을 기록한 스파이스걸스(영국) 외에도 TLC(미국), 리틀 믹스(영국)를 비롯한 많은 그룹이 팝 차트를 오르내렸다.
피프스 하모니는 요즘 가장 각광받는 미국의 5인조 걸그룹이다. TV 오디션 프로그램 ‘엑스팩터 US’에서 독설로 유명한 심사위원 사이먼 코웰이 발굴한 이들은 외모, 가창력, 춤 실력을 두루 갖춘 1993∼1997년생의 백인, 히스패닉계, 흑인으로 구성됐다. 올해 초 낸 데뷔앨범 ‘Reflection’으로 대중과 평단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인디 음악을 주로 다루는 미국의 세계적인 음악비평 사이트 ‘피치포크 미디어’도 이들 앨범에 7.2점(10점 만점)이나 줬다.
다섯 명이 번갈아 노래하며 군무도 선보이는 이들에게서 가끔 우리나라가 보인다. 먼저 주식시장 전광판 앞에서 몸을 흔드는 ‘워스 잇’ 뮤직비디오에서는 구매력 있는 직장인 삼촌 팬을 겨냥한 홍보 전략이, ‘보스! 미셸 오바마’라는 후렴구를 반복하는 ‘보스’에선 걸스데이의 ‘여자대통령’이 보인다. 잘나가는 미국 프로듀서들이 합작한 음악은 비욘세와 데스티니스 차일드 초기, 힙합과 R&B를 잘 버무린 음악을 닮았다. 아이스커피처럼 여름에 두고두고 즐길 만한 앨범. 친구들아, 오랜만에 인터뷰하고픈 걸그룹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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