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망치는 대통령" 메르스 민심 심상찮다

유성애 2015. 6. 6.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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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거리에 비난전단, 탄핵서명까지.. 박 대통령 지지율 6%p '뚝'

[오마이뉴스 유성애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오후 메르스 환자 격리와 치료를 위한 국가지정 격리병상 중 하나인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했다.
ⓒ 청와대
▲ '메르스가 세월호다. 박근혜 퇴진' 전단 살포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주변에서 세월호참사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사태를 비판하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전단 수백장이 뿌려졌다. 전단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풍하자는 그림과 'MAD GOVERMENT'(미친정부), '세월호로 아이들이 죽고, 메르스로 노인들이 죽는다. 사라진 대통령, 날아간 골든타임 메르스가 세월호다. 박근혜는 정신파탄! 황교안은 양심파탄! 국가는 안전파탄! 영혼없는 꼭두각시 박근혜 정권 퇴진만이 대한민국 살길이다'는 글이 인쇄되어 있다.
ⓒ 권우성
▲ '메르스보다 대통령이 더 무섭다' 전단 살포 5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부근에 '메르스보다 대통령이 더 무섭다'는 전단 수천장이 뿌려졌다.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시민들' 이름으로 뿌려진 전단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과 미군 탄저균 반입 사태에 항의하며 '책임지지 않는 정부, 국민들이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현실. 이게 나라냐?!' '대한민국은 지금 바이오해저드에 노출되어 있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 황방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자가 50명까지 느는 등 상황이 악화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5일 격리병원 현장을 방문하는 등 청와대가 뒤늦게 대응에 나섰지만 쉽게 수습되지 않는 모양새다.

박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국민 지지율은 1주일 만에 30%대로 급락했고, 서울 종로에는 정부 '메르스 대응'을 비판하는 전단 수백 장이 뿌려지기도 했다. 온라인에서는 아예 "박 대통령 탄핵"을 제안하는 내용의 서명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정부·청와대의 '메르스 비밀주의'와 초기 부실 대응, 오락가락하는 지침이 국민 불신만 자초한 셈이다.     

"지금 청와대 열 감지기 놓을 땐가" 대통령 지지율 하락

박 대통령은 최초 환자 확진 후 16일 만인 지난 5일, 국가지정 격리 병상이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해 "결과적으로 초동대응에 허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뒤늦게 수습에 나선 모양새지만 국민 불안은 여전하다.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전국성인남녀 1005명을 조사한 결과, 국정수행 지지율(긍정 평가)은 지난주보다 6%p 떨어진 34%로 나타났다.

반면 '박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하지 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55%로 집계됐다(전주 대비 8%p↑). 응답자 552명은 이와 관련 첫째 이유로 '소통 미흡/너무 비공개/투명하지 않다'를 꼽았고(16%), 두 번째로는 '메르스 확산 대처 미흡(14%)'을 꼽았다.

이는 정부가 초기 '비공개 방침'에 따라 메르스 치료병원, 환자 동선 등 정보를 대중에게 알리지 않은 데 따른 실망감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2일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전국성인남녀 82.6%가 '메르스 대비를 위해 병원을 공개해야 한다'고 답했고, 의료단체들마저 나서 정보 공개를 촉구하자 결국 보건복지부는 5일 마지못해 환자 30여 명이 발생한 병원을 공개했다.

▲ 메르스 의심증상으로 보건소 찾은 시민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진료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는 강남구보건소에 메르스 의심증상으로 보건소를 찾은 한 시민이 진료상담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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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실명 인증 후 글을 쓸 수 있는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소통광장'에는 정부 대응을 질타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박OO씨는 5일 "곳곳에서 (방역에) 구멍이 뚫리고 있는데 청와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3차 감염자도 나오는 상황에서 이제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모든 환자·격리자 동선을 역추적해야 한다"고 썼다.

다른 시민들도 "메르스로 인해 국가적 비상사태인데 언제까지 정치적인 공세만 하고 있을 건가(정OO)", "정부와 국회의원들이 변명만 할 게 아니다, 국민들이 마음 편히 살게 대처 좀 하라(서OO)"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박OO씨는 "청와대에 열 감지기를 설치했던데, 지금은 대통령 건강과 안위보다도 국민들을 돌아보고 고통을 같이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 '메르스가 세월호다. 박근혜 퇴진' 전단 살포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주변에서 세월호참사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사태를 비판하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전단 수백장이 뿌려졌다. 전단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풍하자는 그림과 'MAD GOVERMENT'(미친정부), '세월호로 아이들이 죽고, 메르스로 노인들이 죽는다. 사라진 대통령, 날아간 골든타임 메르스가 세월호다. 박근혜는 정신파탄! 황교안은 양심파탄! 국가는 안전파탄! 영혼없는 꼭두각시 박근혜 정권 퇴진만이 대한민국 살길이다'는 글이 인쇄되어 있다.
ⓒ 권우성
▲ '메르스보다 대통령이 더 무섭다' 전단 살포 5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부근에 '메르스보다 대통령이 더 무섭다'는 전단 수천장이 뿌려졌다.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시민들' 이름으로 뿌려진 전단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과 미군 탄저균 반입 사태에 항의하며 '책임지지 않는 정부, 국민들이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현실. 이게 나라냐?!' '대한민국은 지금 바이오해저드에 노출되어 있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 황방열
"메르스보다 대통령이 더 무섭다" 종로에 비난 전단 

인터넷 청원사이트인 다음 '아고라'에서는 아예 현 대통령의 탄핵을 제안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자신을 40대 초반 자영업자로 소개한 이 남성은 4일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최근 3년간 국정경영 및 측근 비리,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 등을 보며 경악했다"며 "박 대통령이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현 정부 수장이자 나라를 망치는 박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발의를 제안한다"고 썼다. 10만 명을 목표로 4일 제안된 이 서명청원 글에는, 이틀 만에 약 3만 5500여 명(35%)이 서명해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한편 5일 오후 7시 30분께 서울 종로 종각역과 홍대입구역 인근에서는 메르스 정부 대처를 비판하는 전단 수백 장이 뿌려졌다.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시민들' 명의로 뿌려진 종로 쪽 전단에는 "메르스보다 대통령이 더 무섭다"며 "책임지지 않는 정부, 국민들이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현실. 이게 나라냐"라는 문구가, 홍대 쪽 전단에는 대통령 풍자 그림과 함께 '메르스가 세월호'란 문구가 각각 적혀있었다.

처음엔 메르스 확산세 등 단순 기사를 내보내던 외신들도, 한국 상황에 맞춰 점차 정부의 미숙한 대응과 국민 불신에 대한 심층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미국 주요 일간지인 뉴욕타임스(NYT)는 4일 "메르스 관련 한국 정부의 대응 미숙으로 인해, 대중들이 세월호 사고 이후 생긴 공포감과 정부에 대한 회의감을 키우고 있다"고 썼다. CNN 또한 5일 "국민들은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한국 정부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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