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 "권재희 자신의 이야기 끝내 못해 아쉬워"
SBS '냄새를 보는 소녀' 사이코패스 연기로 인기
"호흡 맞춘 박유천·신세경, 100점짜리 후배"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최근 종영한 SBS TV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이하 냄보소)에서 주인공 최무각(박유천 분)과 오초림(신세경) 이상의 화제를 몰고 다닌 인물이 바로 권재희다.
부드러운 눈웃음과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스타 요리사 권재희가 사이코패스로 돌변할 때면 TV 앞에 앉은 시청자들의 등골도 서늘해질 정도였다.
그 인기만큼, 드라마가 끝났을 때 권재희 캐릭터가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다는 점에 불만을 토로하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냄보소가 아닌 남보소(남궁민 보면 소름)"라는 말이 온라인에 돌 정도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권재희 역의 남궁민(37)을 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남궁민 또한 "권재희가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 왜 그런 악한 마음을 갖게 됐는지 자기 이야기를 꼭 한 번 할 줄 알았는데, 끝내 못한 점이 못내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권재희에게 많이 미안하죠. 저도 이희명 작가가 드라마 후반부에는 (권재희 캐릭터에 대해) 자세한 부분을 설명해줄 거라 생각했어요. 깊게 들어가지 못한 점은 정말 아쉽죠."
남궁민은 그래도 "권재희 캐릭터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에는 다른 캐릭터들이 (비중을) 희생해야 하는 부분도 있긴 했다. 제가 좀 더 유명해지면 첫 번째 주인공을 맡아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풀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웃음 지었다.
남궁민의 악역 연기가 인상적이었던 점은 눈빛의 미묘한 변화 하나로도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남궁민은 이에 대해 "캐릭터가 주는 무서움을 어느 정도까지 높여야 할지 고민이 컸다"면서 "TV 드라마인데 너무 강하게 하면 자칫 비호감 캐릭터가 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제 스타일리스트가 제 부분을 모니터링해야 하는데 무서워서 못 봤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가끔 화면을 보다가 권재희가 너무 비호감이다 싶을 때가 있었어요. 그래도 아슬아슬 줄타기를 나름 잘한 것 같아요."
올해로 데뷔 14년째인 남궁민이 대중의 눈에 강하게 각인된 것은 2011년 방영된 MBC TV 주말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를 통해서였다.
그는 바보와 다름없는 아빠와 신물 나는 가난으로부터 도망쳐 재벌가의 반듯한 양아들로 컸으나, 양어머니가 자신을 복수의 도구로 삼았다는 사실에 돌변하는 인물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시청자들은 당시 악역에 가까운 봉마루에 분노하기보다는 그의 기구한 운명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시청자들로부터 제일 큰 사랑을 받았던" 남궁민은 '내 마음이 들리니' 이후로 배역을 꼼꼼히 재고 따지는 데 몰두했다고.
"다음에는 어떤 역할을 해야겠다, 이런 식으로 머리로 너무 많이 고민하다 보니 작품 제의가 많이 들어왔음에도 결국 거절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2년을 쉬었어요."
남궁민은 "결국 사람도 여러 유형이 있는데, 나 같은 스타일은 좀 더 작품을 열심히 하면서 그 안에서 빛나야 올라가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후에도 별다른 흥행작을 만들지 못한 남궁민은 예상치 못하게 TV 예능 프로그램으로 다시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그는 지난해 방영된 MBC TV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트로트 가수 홍진영과 달콤하고도 끈적한 가상 부부 생활을 보여줬고, 둘이 실제 연인이 되기를 응원하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남궁민은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하면서 너무 부드럽고 여자를 배려하는 이미지가 강해져서 그런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 연기자에게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사이코패스 역제의를 받아들이게 된 이유를 대신 설명했다.
"낯도 많이 가리기도 하고 촬영장에서 다른 배우들과 좀처럼 이야기하는 일도 없었던" 남궁민도 이제 불혹이 멀지 않다 보니 성정도 조금씩 변했다고.
그는 "요즘에는 후배들을 챙겨주려고 한다"면서 "박유천에게도 이러저러하게 연기하면 더 멋있게 보일 것 같다고 이야기도 해주곤 했다"고 설명했다.
남궁민은 이어 "일할 자세가 된 사람과 연기하는 건 정말 편하다"면서 "그런 면에서 박유천과 신세경은 정말 100점이었다"고 강조했다.
"올해 목표는 쉼 없이 일을 하는 것"이라고 밝힌 남궁민은 차기작은 중국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거창하지는 않아도 섬세하게 표현할 것이 많은 캐릭터"라면서 "다음 주 최종 도장을 찍고 나면 알려드리겠다"고 설명했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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