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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피톤치드 마시며 삼림욕을"…제주 사려니숲길

송고시간2015-06-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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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편백나무 울창…여름철 숲 우거진 시원한 탐방로 인기

제주 사려니숲길 << 연합뉴스DB >>

제주 사려니숲길 << 연합뉴스DB >>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숲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치유합니다."

울창한 숲을 걸으며 삼림욕을 하는 것만큼 지친 심신을 달래는 좋은 치유법이 있을까.

자연 속에서 '힐링'하기 딱 좋은 곳, 바로 제주 사려니숲길이다.

사려니숲길은 제주시 봉개동 절물오름 남쪽 비자림로에서 물찻오름을 지나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길이는 약 15㎞, 평균 고도는 500∼600m다.

사려니숲에는 졸참나무·서어나무·산딸나무·참꽃나무·사람주나무 등 목본류와 새우난·으름난초·천남성·개족도리 등의 초본류, 천연기념물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매·팔색조·참매 등이 서식하고 있다.

산림녹화사업의 일환으로 빽빽이 심어진 삼나무와 편백나무도 울창하게 자라고 있으며 간혹 한라산에서 내려온 노루가 숲을 헤치고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코스 중간에는 참꽃나무숲, 치유와 명상의 숲, 서어나무숲 등이 조성돼 있다.

다만, 정상부에 아름다운 호수가 있는 물찻오름(해발 717m)은 훼손된 식생 회복을 위해 수년째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붉은오름까지 앞으로 9.5㎞" << 연합뉴스DB >>

"붉은오름까지 앞으로 9.5㎞" << 연합뉴스DB >>

사려니숲길은 경사가 별로 없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다. 휠체어나 유모차도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을 정도다.

코스 곳곳에는 제주의 화산석 부스러기인 화산송이가 깔렸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저벅저벅 송잇길을 걷다 보면 발에 자극을 줘 혈액순환이 좋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사려니숲길은 걷기 좋은 봄·가을 말고도 여름철에 진가를 더한다. 잎과 가지가 우거진 나무가 길 주변에 빽빽이 들어서 따가운 햇볕을 가려주기 때문이다.

울창한 숲은 힐링 물질인 피톤치드(Phytoncide)를 한껏 내뿜어 우리의 지친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나뭇가지 사이로 바람이 불면 잎사귀가 맞부딪치는 청량한 소리가 나 시원함을 더한다.

주변은 온통 연둣빛으로 물들어 컴퓨터, 텔레비전, 스마트폰 등으로 지친 눈을 편안하게 해준다.

길을 걷다 다리가 뻐근해지면 잠시 초록빛 그늘에 돗자리를 깔고 눕거나, 곳곳에 설치된 벤치에 잠시 앉아 명상하며 삼림욕을 즐기는 것도 사려니숲길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다.

겨울철에 눈이 내리면 사려니숲은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여름철 울창했던 삼나무 가지마다 하얀 눈꽃이 내려앉아 한 폭의 수묵화가 눈앞에 펼쳐진다.

하얀 옷을 갈아입은 숲을 걷노라면 겨울 왕국의 주인공이 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제주 사려니숲길 << 연합뉴스DB >>

제주 사려니숲길 << 연합뉴스DB >>

고요함 속에 뽀드득거리는 발걸음 소리와 나뭇가지 사이로 부는 바람 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스트레스나 고민으로 복잡해진 머릿속을 훌훌 털어내기 딱 좋다.

산림사업을 목적으로 조성된 임도(林道)에서 아름다운 산책로로 재탄생한 사려니숲길은 해마다 방문객이 늘어 지난해 방문객이 42만1천여명에 이르는 등 어느덧 제주의 대표적인 걷는 길로 자리 잡았다.

사려니숲길 근처에는 절물자연휴양림과 붉은오름자연휴양림도 있으며 사려니숲길 입구가 있는 비자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사려니숲길에 가려면 제주시·서귀포시 시외버스터미널 등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제주시 비자림로 사려니숲길 입구나 서귀포시 남조로 붉은오름 입구를 찾아가면 된다.

올해는 탐방객 편의를 위해 제주시가 7∼9월 3달 동안 제주4·3평화공원 주차장∼비자림로 사려니 숲길 입구∼한라생태숲 주차장 사이 9㎞ 구간을 30분 간격으로 오가는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숲길을 걸을 때는 체력 고갈에 대비해 마실 물과 간식 등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건강상태를 고려해 숲길을 얼마나 걸을지 사전에 계획하는 것이 좋으며, 입구와 출구가 다르기 때문에 돌아가는 교통편을 고려해야 한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을 옮기는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긴옷을 입는 것이 좋으며 탐방로가 아닌 곳으로는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사려니숲길의 '사려니'는 살안이, 솔안이로 불리는데 이는 신성한 곳 또는 신령스러운 곳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고요함 속에 녹음만이 가득해 신성함마저 느껴지는 이곳, 사려니숲을 걸어보자.

(문의: 사려니숲길 방문객센터 ☎064-900-8800)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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