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대 고위 보직교수, 동료 여교수 성추행 의혹

이희정 입력 2015. 6. 3. 21: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대학 내 성추행이 최근 계속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성균관대학교의 한 고위 보직교수가 여학생뿐만 아니라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문제가 돼서 일단 보직에서는 물러났는데요. 그러나 여전히 수업을 하면서 교수직은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취재 결과 대학 측이 이 사안을 축소하려 했던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이희정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성균관대학교 성평등 상담실에 탄원서가 접수됐습니다.

지난해 4월, 당시 성균관대학교 산하 한 특수 대학원장이던 A교수가 학교 행사에서 여교수에게 심한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겁니다.

[여교수님들을 상대로 옆에 서 있던 저조차도 듣기 불쾌한 농담을 계속 하셨습니다. 계속해서 두 여교수님들을 번갈아가며 "OOO 교수님과 오늘 잘 거니까 방을 따로 마련하라"고 하셨습니다.]

강제적인 신체 접촉도 있었다고 합니다.

[OOO 교수님의 팔과 손을 불필요하게 만지시고 교수님이 피하시자 "내 살을 싫어한다"라는 둥 수치심을 느낄 만한 발언을 계속하셔서…]

여교수에게만이 아니었습니다.

여학생을 술집 직원에 비유하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여학우가 소맥(폭탄주 제조) 자격증이 있다 하자, "소맥 자격증은 술집 여자가 따는 자격증이다", "술은 여자가 따라야 제맛이다" 라는 이야기를 하시며 여성 비하 발언을 하셨습니다.]

조사가 시작되자 피해자로 지목된 여교수가 말문을 열었습니다.

강제 추행이 처음이 아니었다고 학교 측에 밝힌 겁니다.

[피해 교수 : 자고 있는데 방에 들어와서 침대에 누워있는 제 뒤에서 온몸을 다
밀착시키는 거예요. 배, 가슴을 감싸고 만지고 이런 느낌이 들어서 너무 놀라서. 탁 이불을 제쳤어요. 그랬더니 이불을 머리까지 씌우면서 "아 따뜻해, 가만히 있어요"라고 하는 거예요.]

이후에도 성희롱이나 불필요한 신체 접촉은 계속됐습니다.

[피해 교수 : 성적인 괴롭힘이 지속적으로 시작됐죠. "선생님이 생각하는 성적인 로망은 뭐예요"라고 묻고. 수치스러울 정도로.]

취재가 시작되자 A교수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A교수 : 뒤에서 안았다는 게 그렇게 충격이었는지는 몰랐다. 그 얘기는 내가 인정을 해요. 책임이 있고. 무조건 잘못했다고 내가 일단은 처음부터 인격 부족이다.]

A교수는 대학원장에서 사임하고 현재 평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습니다.

[A교수 : 뒤에서 안았다고 그렇게 충격이냐. 내가 그랬나? 그럼 미안하지. 이렇게 넘어간 적은 있어요. 주무시고 있으니 우리 같이 놀아요. 그런 개념이죠.]

그런데 학교 측 조사 과정에서 피해 교수와 목격자였던 학생들을 회유하고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C교수 : (성추행 사건에) 선생님들이 들어가 있으면 (쉽게 처리가) 안 되니까. 일단 빠져라. 일단 경위서를 쓰라고.]

[학생 : (학교 측에서) CCTV로 일단 그 학생에 대한 (신원) 확인을 했고 내용 증명을 세 차례 보내도 학생이 불복하면 행정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어차피 학생이 꼭 (조사위에) 참석해야 됩니다. 이런 얘기를 저한테 하는 거예요.]

학교 측은 "회유와 경고는 사실이 아니"라며, 이번 주 내로 A교수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 + +

'성대 보직교수 성추행' 관련 반론보도문

본 방송은 지난 6월 3일, 4일, 18일 프로그램에서 성균관대 A교수가 성추행 의혹에 대해 대부분을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A교수는 "성추행을 인정한 사실이 없으며 인터뷰 내용이 편집되어 본인의 의도와 다르게 보도되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