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쿄, 꾸준한 도심 대개조 프로젝트..이젠 재생 넘어 '창생'
◆ 글로벌 도시전쟁 ⑧ 콤팩트 도시 ◆
도라노몬과 신바시를 이어주는 환상 제2호선 중 도라노몬 힐스의 지하를 관통하는 이 도로는 총 길이 1.4㎞로 도심에서 하네다 공항을 연결하는 가장 빠른 간선도로다. 글로벌 도시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 도심과 가까운 하네다 공항을 전략적으로 사용 중인 도쿄도의 입장에서 도라노몬 힐스가 도쿄의 대동맥인 셈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이 간선도로는 올림픽선수촌과 각 행사장이 위치할 임해부와 연결되고 도심 쪽으로는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이 될 신국립 경기장에 도달하는 축선을 이뤄 도쿄 시민들이 환상 제2호선 중에서도 도라노몬 힐스 구간을 올림픽거리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스조에 요이치 도쿄도지사는 "도로의 윗 공간을 이용하는 도시개발은 도쿄의 비싼 땅값을 해결하면서 토지의 유효한 이용이라는 측면에서 효과가 있다"면서 " '도라노몬 힐스 방식'이 새로운 토지 이용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큰 가능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먹고 자고 일하고 휴식하는' 모든 일들이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콤팩트시티' 개념이 도쿄에서 진화 중이다. 단순히 빌딩 개발에만 열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도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비전을 민관이 공유하고 대담한 방법을 시도해 도시 품격까지 올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는 것이다.
도쿄에서 두 번째로 높은 고층건물인 도라노몬 힐스에는 약 6000㎡에 이르는 쾌적한 지상 공원과 저층부(1~4층)에는 세계 각국의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음식점과 병원 등 상업시설이 위치해 있다. 총면적 2200㎡(4~5층)에 3개의 홀로 구성된 콘퍼런스센터 '도라노몬 힐스 포럼'은 신바시와 도라노몬 지역 내에서는 최대 규모로 각종 전시회부터 국제회의까지 가능하다.
지금으로부터 70여 년 전인 1946년만 해도 도라노몬 힐스가 들어선 지역은 폭 100m인 도로로서 도시계획이 결정됐다. 이후 현재 수준인 폭 40m로 계획안이 축소됐지만 간선도로의 건설로 거주 및 생활 자체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허송세월만 보냈다. 도쿄도는 오랜 고민 끝에 1989년 도로와 건축물 등을 통합적으로 정비할 수 있는 '입체도로 제도'라는 묘수를 꺼내들었다. 도로로 결정한 지 43년 만의 일이다.
1998년 입체도로 제도를 적용한 용지 면적 약 7만5000㎡, 축구장 넓이 10배가 넘는 시가지 재개발이 닻을 올렸지만 사업성 확보라는 난관에 봉착했다. 당시 개발계획은 업무동 1동, 주택동 2동, 저층상업동 1동으로 구성됐는데 저층상업동 이외에는 환상 제2호선을 비켜 선 위치에 배치돼 동선이 비효율적이었고 도로 위의 저층상업동은 기술적으로 가능한 높이가 3층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도쿄도는 '당초에는 지역 내 매력적인 공간으로 거듭날 수 없으니 4개동을 1개동으로 집약해 도로와 초고층 빌딩을 일체화하자'는 민간 디벨로퍼인 모리빌딩의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받아들였다. 또한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약 8만㎡의 용지도 추가 개발하기로 했다. 야마모토 가즈히코 모리빌딩 도시계획 사장은 "빌딩이 빽빽하게 들어선 도쿄의 중심부에 단순히 도로만 짓는다는 것은 도쿄도에서도 부담이었고 '도로 건설'과 '마치즈쿠리(마을만들기)'를 함께하려 했다"면서 "지금의 도라노몬 지역은 단순히 예전으로 되돌리는 의미의 '재생'이 아니라 완전히 차원이 다른 도시로 탈바꿈한 '창생'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도라노몬 힐스에서 신바시까지 이어지는 신토라 도오리에는 '도쿄 샹젤리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오픈 카페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도쿄 샹젤리제 프로젝트는 파리 샹젤리제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여 즐길 수 있도록 도로 일부를 카페, 레스토랑 등으로 이용해 거리 활성화를 꾀한다.
[특별취재팀 = 이근우 차장(팀장) / 정승환 기자 / 임영신 기자 / 안병준 기자 / 국토연구원 = 이왕건 연구위원 / 박세훈 연구위원 / 박정은 연구원 / 송지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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