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 확산]병원 "치료할 의사·간호사 구해요" 답답

경태영 기자 입력 2015. 5. 29. 22:42 수정 2015. 5. 29.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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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환자 입원한 병원 의료진 격리다른 곳도 '감염 공포' 지원 꺼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 사태가 점차 확산되면서 환자가 발생했거나 치료 중인 병원은 초비상이다. 첫 메르스 환자가 입원했던 수도권의 한 병원은 입원 중인 환자들을 인근 병원으로 옮기거나 귀가시켰다. 메르스 환자 다수가 격리 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의 병원에서는 간호사 등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건당국은 29일 첫 메르스 환자 ㄱ씨(68)가 입원했던 수도권 병원의 간호사 27명과 의사 4명에 대해 28일 오후 자가 격리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 병원에서는 전날 다른 병실에 입원했던 환자와 ㄱ씨를 맡은 간호사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병원은 현재 일부 의료·간호진이 공백상태다. 병원 측은 보건당국의 지휘에 따라 중환자를 제외한 일반 환자 50~60명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하거나 퇴원조치했다.

병원 관계자는 “지난주 초 간호사 16명 등 의료진이 1차 자가 격리된 데 이어 2차로 격리 조치가 이뤄졌다”며 “외래진료를 제외한 병동, 응급실, 중환자실 간호사 전원이 격리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제 오후 5시쯤 격리와 함께 입원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바람에 항의가 많았다”며 “일부 병원에서는 환자 이송을 꺼려 보건소가 나서 환자 이송을 조정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의료진 격리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조치”라며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사도 회복 단계에 있는 등 현재 병원 의료진의 추가 메르스 환자 발생이 없어 이른 시일 내 병원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국가지정 입원치료 병원은 간호사가 부족한 상황이다. 메르스 환자 다수가 격리 치료를 받는 이 병원은 최근 격리병동으로 파견 갈 간호사를 모집하고 있지만 나서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태다.

간호사 ㄴ씨는 “다른 병원 간호사 중에도 메르스에 감염된 사람이 있다는 소식이 들려와 간호사들 사이에 불안감이 크다”며 “파견 지원자를 받고 있지만 솔직히 절대 가지 말자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간호사의 피로도가 쌓이고 격리되는 환자 수가 늘어나면서 인력 충당이 시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속 간호사를 대부분 격리 병동으로 보낸 일부 병동은 잠정 폐쇄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메르스 환자 접촉자들을 격리·관찰 중”이라고 밝혔다.

<경태영 기자 kye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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