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저 가속화.. 서민가계 '직격탄'

도쿄 | 윤희일 특파원 2015. 5. 2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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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가 상승으로 기업 경영난식료품·옷 등 가격 인상 잇따라

엔저가 계속되면서 식료품·의류 등 생필품 가격이 크게 올라 일본의 서민 가계가 휘청이고 있다. 내수형 중소기업들도 수입 원자재 값이 올라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저가 지금과 같이 이어질 경우 사회적 격차가 커지고 부작용이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엔저 기조가 가속화하면서 밀가루와 유지류 같은 식품 원료 가격이 크게 오르자 일본 식품업체들이 잇따라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29일 보도했다. 엔화 가치는 전날 한때 달러당 124엔대까지 떨어졌다.

일본 최대 제빵업체 야마자키제빵은 7월1일부터 168개 제품의 가격을 1~7% 올리기로 했다. 야쿠르트는 다음달 1일부터 마시는 요구르트 값을 11% 인상한다. 야쿠르트가 마시는 요구르트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은 23년 만이다. 닛신푸드는 파스타 값을 다음달부터 1~9% 인상하기로 했고, 메이지제과는 7월부터 초콜릿 가격을 10~20% 올린다.

대표적인 서민 식당인 규동(쇠고기덮밥) 체인 스키야는 지난달 규동 값을 291엔(약 2600원)에서 350엔(3130원)으로 대폭 올렸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 생산기지에서 만든 제품을 들여와 파는 회사들도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의류업체 유니클로는 외국에서 들여와 일본에서 판매하는 추동복 가운데 20% 정도의 값을 올리기로 했다. 수입 원자재를 가공·공급하는 중소기업들도 어려움에 처했다. 도쿄(東京)의 한 플라스틱 가공업체 관계자는 “원자재 값이 올라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에 말했다.

부품 값이 올라 타격을 받는 것은 중소기업들만이 아니다. 전자업체 소니 관계자는 마이니치에 “엔·달러 환율이 1엔씩 높아질 때마다 영업이익이 70억엔씩 줄어든다”고 말했다.

다이와소켄(大和總硏)의 경제분석가 구마가이 미쓰마루는 “일본 경제 전체에는 엔저가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더 진행되면) 격차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도쿄 | 윤희일 특파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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