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길따라 멋따라> 맨발로 자연을 걷다…계족산 황톳길

송고시간2015-05-16 07:00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14.5㎞ 임도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황톳길…삼림욕은 '덤'산 정상의 삼국시대 계족산성은 또 다른 시간여행

맨발 여행
맨발 여행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10일 대전 계족산 황톳길에서 열린 맨발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이 신발을 벗어놓고 황톳길 위를 맨발로 뛰거나 걷고 있다. 맨발축제는 대전지역 소주업체 맥키스 컴퍼니가 지난 2006년 처음 개최한 이후 올해로 10년째를 맞는다. 2015.5.10
youngs@yna.co.kr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말랑말랑한 황톳길 위를 걷다보면 복잡했던 머리 속은 어느새 시원한 바람소리와 재잘거리는 새소리로 가득찹니다."

봄이 되면 대전 계족산 임도는 겨우내 딱딱하고 거칠어진 살결을 걷어내고 푹신하고 부드러운 황토로 뒤덮인다.

녹음이 짙어지는 5월부터 14.5㎞에 이르는 황톳길을 맨발로 걷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오는 수만명을 맞기 위해서다.

산줄기가 닭의 발처럼 퍼져 나갔다고 해서 '계족산'(鷄足山)이란 이름이 붙은 이 산에는 초입부터 중턱까지 이어진 임도가 조성돼 있다.

평범했던 산길이었지만 대전지역 소주업체인 '맥키스'가 지난 2006년부터 황토를 깔기 시작하면서 계족산 명품 황톳길이 탄생했다. 지금은 전국의 맨발걷기 마니아가 즐겨찾는 대전의 대표 관광지가 됐다.

맨발 여행
맨발 여행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10일 대전 계족산 황톳길에서 열린 맨발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이 신발을 벗어놓고 황톳길 위를 맨발로 뛰거나 걷고 있다. 맨발축제는 대전지역 소주업체 맥키스 컴퍼니가 지난 2006년 처음 개최한 이후 올해로 10년째를 맞는다. 2015.5.10
youngs@yna.co.kr

하늘을 덮을 듯한 울창한 숲이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면서 나무그늘 아래 물기를 머금은 말랑말랑한 황토는 시원하다 못해 차가울 정도다.

아스팔트 바닥에 닳고 해진 운동화와 양말을 벗어놓고 황톳길 위에 맨발을 내딛는 순간 발바닥으로 느껴지는 청량함이 정수리까지 솟구친다.

말랑말랑한 황톳길 위를 걷는 즐거움은 남다르다. 발가락을 꼼지락거릴 때마다 그 사이사이로 삐쳐나오는 진흙을 보며 걷는 즐거움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5월의 햇살이 나뭇가지에 부딪히면서 누런 황톳길 위로 펼쳐진 연둣빛 차양막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귀하고 색다르다.

한 발씩 걸을 때마다 혈액순환이 촉진되면서 발바닥은 화끈거리고, 복잡했던 머릿속은 어느새 시원한 바람과 새소리로 가득 채워진다.

박호철 중소기업중앙회 대전본부장은 "대전에 내려와서 제일 먼저 가본 곳이 계족산 황톳길"이라면서 "맨발로 조심스럽게 황톳길을 걷다 보면 복잡했던 머릿속이 정리되고 발끝으로 전해지는 촉감, 해방감에 기분이 좋아진다"고 맨발 체험소감을 말했다.

대전 계족산 맨발축제
대전 계족산 맨발축제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10일 대전 계족산 황톳길에서 열린 맨발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이 신발을 벗어놓고 황톳길 위를 맨발로 뛰거나 걷고 있다. 맨발축제는 대전지역 소주업체 맥키스 컴퍼니가 지난 2006년 처음 개최한 이후 올해로 10년째를 맞는다. 2015.5.10
youngs@yna.co.kr

계족산 황톳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숲속음악회인 '뻔뻔(Fun Fun)한 클래식'.

단순한 황톳길을 명품 황톳길과 문화공간으로 만드는데 이 공연이 단단히 한 몫을 했다.

맥키스는 산 중턱에 설치된 상설무대에서 주말마다 숲속음악회를 진행한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클래식을 가곡, 팝송, 가요와 함께 위트와 유머를 가미해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매년 5월에 열리는 맨발 마라톤 대회는 맨발 마니아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연중행사로 자리 잡았다.

황톳길을 따라 산 중턱에 조성된 산림욕장은 황톳길을 걷는 덤이다.

"맨발로 뛰어요"
"맨발로 뛰어요"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10일 대전 계족산 황톳길에서 열린 맨발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이 신발을 벗어놓고 황톳길 위를 맨발로 뛰거나 걷고 있다. 맨발축제는 대전지역 소주업체 맥키스 컴퍼니가 지난 2006년 처음 개최한 이후 올해로 10년째를 맞는다. 2015.5.10
youngs@yna.co.kr

삼림욕장에는 메타세콰이어 숲 데크와 물놀이장, 더운 여름 아이와 함께 독서 삼매경에 빠질 수 있는 숲속문고 등이 있어서 생태학습 장소로도 제격이다.

계족산 황톳길 맨발 여행의 또 다른 묘미는 산 정상에 숨겨져 있다.

계족산 정상부에 오르면 병풍처럼 둘러쳐진 계족산성과 아름다운 대청호반, 대전 시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계족산성은 대전지역에 있는 30여개의 산성 중에 가장 규모가 크고 역사적으로도 백제와 신라가 서로 빼앗길 반복한 전초기지 역할을 했던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성이다.

백제 멸망한 이후 부흥군이 계족산성을 근거로 신라군과 싸웠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발에 땀이 나도록 걸었다'면 황톳길 초입에 있는 식당에서 시원한 막걸리 한잔으로 땀을 식히면 된다. 고추장에 보리밥 한 공기를 쓱쓱 비벼서 허기진 배를 달랠 수 있다.

온갖 첨단 장비 등에 시달리며 일상에 지친 직장인이라면 하루쯤은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와이셔츠 단추를 풀어헤친 채 잠시 자연 속을 맨발로 떠나보길 추천한다.

youngs@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