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이재용 승계' 시동 걸다

김대영,정승환 2015. 5. 1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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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공익재단·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선임으로 상징적 승계삼성 지배구조 측면서도 유리한 고지..보수적 재단에 변화 기대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선임된 것은 삼성그룹이 3세 승계 절차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고 해석된다. 단기간내에 이 회장이 가진 삼성 계열사 지분을 상속받기 어려운 만큼 상징적인 승계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고 풀이된다. 아울러 이건희 회장의 와병기간이 만 1년을 넘어서자, 이재용 부회장이 대외적으로 삼성의 사령탑으로 나선 것은 물론이고 사회공헌이나 문화지원 등으로 활동영역을 넓혔다고 할 수도 있다.

지난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 부회장은 그동안 최고 고객책임자(CCO)나 최고 운영책임자(COO) 등 간판 계열사인 삼성전자에서 전체 경영을 조망하는 역할을 담당해왔지만 그룹 창업일가를 대표해 재단의 이사장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삼성그룹 내에는 이들 두 재단 이외에도 삼성복지재단과 호암재단이 있지만 삼성복지재단은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호암재단 이사장은 손병두 전 서강대 총장이 각각 이사장으로 재직중이다.

이 부회장을 이사장으로 선임한 배경에 대해 두 재단에서는 삼성 창업일가의 정통성 계승과 일관성을 강조했다. 이재용 신임 이사장이 재단의 설립 취지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어서 삼성그룹의 경영철학과 사회공헌 의지를 계승·발전시킬 적임자라는 설명이다. 두 재단에서 하는 일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삼성문화재단은 1965년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이 설립했으며 삼성미술관 리움·플라토(구 로댕갤러리)·호암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신진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한국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문화예술분야 공헌사업에도 앞장서오고 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1982년 사회복지법인 동방사회복지재단으로 설립돼 1991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그동안 저소득층 가정을 위한 보육사업과 삼성서울병원·삼성노블카운티를 건립해 운영중이다.

이 부회장이 이사장을 맡게 된 두 재단은 삼성 지배구조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중요하다. 이는 두 재단이 보유한 삼성 계열사들의 지분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삼성문화재단은 삼성생명(4.7%), 삼성화재(3.1%), 제일모직(0.8%), 삼성SDI(0.6%), 삼성증권(0.3%), 삼성물산(0.1%)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생명(2.2%)과 오픈타이드(0.3%) 주식을 갖고 있다. 이들 재단이 보유한 지분과 이재용 부회장과의 지분을 합치면 삼성전자의 경우 0.6%, 삼성생명은 6.92%, 제일모직은 24.03%로 지분율이 높아진다. 특히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유동자산만 1조원 안팎에 달한다. 지난해 6월엔 삼성생명 지분 2.2%를 매각해 5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번에 이 부회장이 재단 이사장을 맡은 만큼 두 조직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그룹 재단 이사장을 맡게 됨으로써 보수적으로 알려진 재단에도 변화가 불 것으로 예상한다.

이 부회장은 1년 전 이건희 회장이 경영 현장을 떠난 이후 삼성을 이끌며 글로벌과 실용주의, 젊음과 소통 등을 그룹 DNA에 이식시키고 있다. 이 부회장은 한화에 방산·화학사업을 매각하며 사업 구조개편을 이끌었다. 아울러 첨단기술을 가진 해외기업들을 잇달아 인수·합병하면서 삼성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미래 지향적으로 바꾸고 있다. 이번에 두 재단 이사장을 맡게된 것은 비지니스 측면에서의 이같은 경영수완을 발휘한데서 나아가 우리사회와 소통하고 공헌하는 부문까지 챙기면서 삼성의 사회적 역할까지 총괄하는 삼성그룹의 명실상부한 사령탑이 되었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김대영 기자 / 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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