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이지 않았다" 父 살해 무기수 김신혜, 15년 만에 다시 법정에

신수지 기자 2015. 5. 1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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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15년째 복역 중인 무기수 김신혜씨가 다시 법정에 선다.

12일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 법률구조단에 따르면 오는 13일 오전 11시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일명 ‘김신혜 사건’ 재심에 관한 심문기일을 진행한다. 심문기일은 판사가 재심을 청구한 쪽의 이유를 들어보고 그 사유가 합당한지 확인하는 자리로 김씨도 출석한다.

김씨는 23세였던 2000년 3월 보험금을 노리고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수사과정에서부터 줄곧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했으나 같은해 12월 광주고법에서 항소기각 판결을 받았고, 이듬해 3월 대법원은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김씨는 15년 동안 교도소의 모든 출역을 거부한채 결백을 호소했다.

대한변협은 “김신혜 사건에 대한 15년 전 재판기록과 증거 등을 검토한 결과 경찰의 반인권적 수사가 이뤄졌다”며 “당시 재판에서 사건의 증거로 채택된 것들은 현재 판례에 따르면 위법수집 증거”라고 주장했다.

대한변협은 당시 수사에 관여한 경찰들로부터 직무상범죄(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작성 및 동행사)를 자인받았고, 그 중 한 명에게 확인서를 작성받아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다.

또 당시 피해자를 부검했던 부검의에게 피해자가 숨지기 1~2시간 전에 다량의 약물을 복용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감정서를 받아 법원에 제출했다. 이는 ‘1시에 수면제 30알을 먹여 3시에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범죄사실과 상충된다.

이외에도 재심 청구 시점부터 현재까지 70여개의 새로운 증거, 외국사례, 판례 등을 수집해 이를 증거로 제출했다고 대한변협은 밝혔다.

대한변협은 복역 중인 무기수의 재심청구에 대해 심문기일을 열어 재심 개시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재심 개시 여부는 서면으로 심리하고 재심 청구를 기각할 때도 서면으로 결정하는 것이 관례다. 심문기일이 열리는 자체가 재판부가 김신혜 사건을 의미있게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대한변협은 “재심이 개시된다면 복역 중인 무기수의 재심이 개시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며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적법절차의 원칙, 사법절차적 기본권, 무죄추정의 원칙 등이 15년 만에 실현된 결과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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