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은 돈을 원했다? 뒤집어 본 진실

입력 2015. 5. 11. 17:00 수정 2015. 5. 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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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권성민 PD, '유가족 왜곡 주장' 역설적으로 풍자한 동영상 올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웹툰을 올렸다는 이유로 해고 처분을 받은 <문화방송>(MBC) 권성민 피디(PD)가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왜곡된 주장을 비판한 두 편의 동영상 광고를 제작해 화제다.

권 피디가 11일 유튜브 계정과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개한 두 편의 광고를 보면, 영상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배·보상금을 요구하지 않고 온전한 진실 규명 활동을 요구했다"는 내용을 주제로 구성돼 있다.

'10억을 받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첫 번째 광고는 세차를 하고 있는 한 어머니에게 정장을 차려입은 남성이 찾아와 인사하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거실에 마주앉은 어머니와 남성 사이로 사망보험금 청구서가 놓여있다.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는 어머니는 내레이션으로 "10억을 받았습니다. 아이가 떠나고 남기고 간 마지막 선물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고 해명에 미심쩍은 내용도 있고 아직 시신도 찾지 못했지만 이제 그만 가슴에 묻으려 합니다"라고 설명한다. 어머니는 액자 속에 웃고 있는 딸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자신의 손으로 액자를 뒤집었다. 이 어머니는 "10억이면 충분하니까요"라는 말을 하고 잠시 미소를 짓다가 어두운 표정을 짓는다.

10억을 받았습니다

'두 엄마'라는 제목의 두 번째 광고에서는 카페에 마주앉은 두 명의 엄마가 등장한다. 한 엄마의 옷깃에는 노란 리본 뱃지가 달려 있다. 그 모습을 본 예지 엄마는 "너 그거 되게 오래 달고 다닌다"라고 말한 뒤 "난 솔직히 그 사람들(세월호 유가족)이 너무 계속 나오니까 좀 그렇더라. 보상금 그 정도 받았으면 이제 슬슬 정리해야 되지 않냐"고 묻는다. 노란 리본을 단 엄마는 "그 사람들(세월호 유가족) 돈 달라고 그러는 것 아니야"라고 했지만 예지 엄마는 "결국 방법이 없는 거잖아. 그러니까 돈으로 보상해 주는 거고"라고 맞서는 등으로 반박한다.

두 편의 영상 말미에는 "자연스러워 보이세요? 세월호 유가족은 배·보상금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온전한 진실규명활동을 요구합니다"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두 엄마

광고를 본 누리꾼들은 "아픔을 겪어나서야 타인의 고통을 알 수 있는 인간의 타고난 무지함", "(세월호 유가족들이) 보상금을 원하지도 않았고, 아직 무엇하나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돈만 받으려고 한다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 "광고를 보고 소름이 끼쳤어요. 마음이 무너집니다" 등의 의견을 댓글로 남겼다.

이 광고를 기획하고 연출한 권성민 피디는 11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해고 이후 세월호 관련 단체들을 돕고 있었는데, 세월호 보상금과 관련해 유가족에 대한 비난이 줄어들지 않는 것을 보게 됐다"며 "정확한 사실이 아닌데 사람들이 비난하는 과정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영상을 제작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권 피디는 이어 "현업에 있을 때는 마음이 있어도 같이 하지 못했는데, 이런(해고) 상황이 되니까 여러 제안을 받아서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세월호 이슈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형태로 제작 참여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권 피디는 이번 광고 제작에 필요한 배우 출연료와 진행비 등의 모든 제작 비용을 자비로 해결했다.

2012년 MBC 예능 피디로 입사한 권 피디는 2014년 5월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문화방송의 보도 내용을 비판하고 시청자한테 사과하는 글을 올렸다가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권 피디가 징계를 마치고 예능본부로 복귀한 지난해 12월 회사는 그를 비제작부서인 경인지사로 발령냈다. 권 피디는 발령 뒤부터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능국 이야기'란 제목의 만화를 세 차례 직접 그려 올렸다.

문화방송은 "권 피디가 회사를 향한 근거 없는 비방 등을 담은 만화를 SNS에 올리는 등 해사 행위를 반복했다"는 이유로 1월30일 권 피디를 해고했다. 당시 <무한도전> 김태호 피디 등 문화방송의 예능, 드라마, 라디오 피디 200여명이 회사의 징계 움직임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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