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매매' 감사원 직원, 경찰 조사중 물증 '공진단' 까먹어

2015. 5. 9.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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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성매매 뇌물 논란' 감사원 직원 2명

물증인 '공진단' 경찰 조사중 까먹어

3월20일 새벽 5시 서울 수서경찰서 생활질서계. 성매매 혐의로 체포된 감사원 직원 2명과 성매매 상대인 술집 여종업원들이 무언가를 꺼내서 먹기 시작했다. 감사원 직원은 "고생한다"며 자신들을 조사하는 경찰들에게도 먹어보라고 권했다. 보약 '공진단'이었다.

수서경찰서는 지난달 30일 감사원·국세청 간부 성매매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수서서는 이들에게 성매매처벌특별법 위반 혐의만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는데, 수백만원에 이르는 술값과 성매매 비용에 대해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며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지 않아 논란을 일으켰다.( ▷ 관련기사 : 술값·성매매 비용으로 500여만원 썼는데 친목모임?)

한전 직원에 2세트 선물 받아경찰들에게 먹어보라 권하기도'단순 성매매' 소지품 눈여겨안봐공진단 1세트는 행방조차 묘연

특히 경찰은 감사원 4급과 5급 직원들이 술자리에 동석한 한국전력 직원한테서 선물로 받았다는 공진단에 대해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10만원대인 공진단에 대가성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바로 그 공진단을 조사받던 피의자들이 까먹은 것이다. 공진단은 함유된 약재의 종류와 양에 따라 한 알에 2만원부터 10만원까지 가격차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경찰은 문제의 공진단이 10개들이 한 세트에 10만원대라고 했다.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한 '주요 물증'인 공진단은 왜 경찰서에서 피의자들의 입속으로 들어가게 됐을까. 체포 이튿날 새벽 초동수사를 맡은 생활안전과 관계자는 8일 "피의자들이 공진단을 나눠 먹는 걸 봤다. 감사원 직원 한명이 경찰들에게 하나씩 권했지만 피의자가 준 걸 받았다가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 거절했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고생한다'며 공진단을 건넨 것으로 안다. 하지만 경찰관들은 이를 먹지 않고 받아뒀다가 나중에 버렸다고 들었다"고 했다.

애초 공진단은 10개들이 3세트가 있었다고 한다. 감사원과 한전 직원들이 '몸에 좋다'며 술자리에서 1세트를 나눠 먹었고, 나머지 2세트는 감사원 직원들이 1세트씩 선물로 챙겼다. 처음에 경찰은 단순 성매매 사건으로 봤기 때문에 소지품을 눈여겨보지 않았다고 했다. 수서서 관계자는 "처음에는 감사원 직원인지도 몰랐고 성매매에 초점을 맞춰 수사하다 보니 아무도 공진단을 신경쓰지 않았다. 체포된 뒤 떨려서 우황청심환을 먹는 줄 알았다"고 했다.

마지막 공진단 1세트는 행방이 묘연하다. 생활안전과로부터 3월20일 오전 사건을 넘겨받은 수사과 쪽은 "피의자들만 인계받고 공진단은 못 봤다. 공진단의 존재는 나중에 진술을 통해 알게 됐다"고 했다. 반면 생활안전과 쪽은 "사건을 넘길 때 분명 감사원 직원 하나가 공진단 1세트를 들고 가는 걸 봤다"고 했다.

이 사건을 송치받은 서울중앙지검은 7일 성범죄 전담 수사부서인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 배당했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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