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브리핑] 어린이날..방정환 '앞사람과 옛사람'
손석희 2015. 5. 5. 21:46
뉴스룸 2부의 문을 엽니다.
"어른이 어린이를 내리 누르지 말자. 삼십년 사십년 뒤진 옛사람이 삼십 사십년 앞사람을 잡아 끌지 말자. 낡은 사람은 새 사람을 위하고 떠 받쳐서만 그들의 뒤를 따라서만 밝은 데로 나아갈 수 있고 새로워질 수가 있고 무덤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1930년 7월 어린이 인권운동가 방정환.
'어린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만든 분, 소파 방정환 선생이 한 강연에서 했던 말입니다.
서울 종로구 천도교회관 앞에도 새겨져있지요. 개인적으로는 매우 인상 깊어서 이미 한두 번 인용했던 말이기도 합니다. 오늘(5일) 모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소개해드렸습니다.
같은 강연에서 방정환 선생은 이런 말도 했습니다.
"싹을 위로 보내고 뿌리는 일제히 밑으로 가자"
싹이 위로 가고 뿌리가 밑으로 가는 것은 사실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러나 80년 전에 남긴 방정환 선생의 이 말들이 지금까지도 유효한 것은 세상의 이치와는 달리 뿌리가 올라와 목청을 높이는 사이에 싹들은 그 밑에 눌려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삼사십년 뒤진 옛사람들이 삼사십년 앞선 새사람들을 잡아끌지 말라. 먼저 산 사람들이 사실은 뒤져 있다는 것. 당시로서는 놀라울 수밖에 없는 소파 선생의 통찰력은 바로 여기서 출발하는 것 같습니다.
어린 새사람들의 미래를 빌려 쓰고 있는 오늘 우리 어른들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돌아봅니다.
어린이 날.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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