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성 대표 "돈보다 사람, 끈끈한 의리가 '킹콩'의 힘" (인터뷰)
[TV리포트=손현석·조혜련 기자] 밝은 표정에는 여유가 넘쳤다. 킹콩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이진성 대표는 "오랜만의 인터뷰라 떨린다"는 너스레로 기자를 맞이했다. 싸이더스HQ에서 독립해 간판을 내건지 어느덧 6년. 시작은 조용했지만 고속 성장이라는 단어가 아깝지 않을 만큼 빠르게 성장했고,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몸집을 불리려 한다', '위협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주변이 긴장할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이름도 '킹콩'이다. 이는 이진성 대표의 별명이기도 하다. 매니저 시절부터 킹콩과 닮았다며 붙었던 별명이 어느새 하나의 브랜드처럼 자리 잡았다. 김범으로 시작했던 회사는 회사의 기둥 같은 이동욱, 아시아 프린스 이광수,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종횡무진 하고 있는 유연석을 비롯해 총 14명의 배우와 함께하고 있다.
여배우에게는 조금씩 다가가는 노력으로, 남배우들과는 둘도 없는 의형제로 관계를 쌓고 있다는 이진성 대표. 그 어떤 조건보다 '단단한 믿음과 끈끈한 의리'를 회사의 가장 큰 무기라 자부하는 킹콩엔터테인먼트의 이진성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예전에는 큰돈을 버는 것이 목표였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함께하는 식구들과 오래 같이 일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가 됐어요. 직원과 연기자 모두 말이죠. 회사의 대형화를 꿈꾸진 않아요. 조금씩 성장하더라도 오래 함께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결국엔 대표로서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이하 일문일답)
- 중화권 시장이 커지고 있다. 킹콩엔터테인먼트의 전략은많은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고 있다. 한국 배우들이 '한류'라는 이름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접근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에 현지에 맞는 전략을 준비하려고 한다. 김범은 이미 2~3년 전부터 중국에서 지속적으로 활동을 해 왔기에 어느 정도 안정적인 입지에 올라있는 상황이다. 이광수는 역으로 국내 예능(SBS '런닝맨')을 통해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케이스다. 하지만 '런닝맨'의 부과 효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1년에 한 두 번이라도 현지에서 작품을 하는, 현지화 전략을 펼치려 한다.
- 최근 엔터테인먼트계에 인수합병 바람이 불고 있는데'인수합병'이라는 자체가 '좋은 상황에서 좋은 파트너와 함께 하기를 약속하느냐'와 '힘든 상황에서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회사를 넘기느냐'의 차이 아닌가. 전자의 경우라면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하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앞으로 3~5년 안에 양극화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지금 우리 회사가 중간정도의 단계라고 본다면, 더욱 거대해진 기업형 엔터테인먼트사와 소수가 함께하는 부띠그 형태의 엔터테인먼트사로 나뉘는 것. 여러모로 킹콩 정도 규모의 회사가 오래갈 수 없는 형태로 변모중이다. 때문에 킹콩엔터테인먼트도 서로 윈윈(win-win) 할 수 있는 파트너쉽 등을 계획하고 있고, 고민 중에 있다. 물론 회사 직원들, 연기자들 포함해서 좋은 결과가 날 수 있는 그림을 그린다는 전제 하에 생각하는 것이다. 위험부담을 안고 일을 하는 것은 내 스타일과 전혀 맞지 않다.
- 배우 매니지먼트의 대형화, 이슈에 대한 고민들이 많은 것 같다극적 양분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간에 위치한 회사들이 버티는 것은 솔직히 쉽지 않다. 배우 15명~20명 가량의 회사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해 일명 '터지는' 배우가 생겨야 한다는 것. 회사의 얼굴이라 불리는 배우가 물론 있겠지만, 그의 뒤를 이을 후속타 없이 회사가 버티는 것은 쉽지 않다.
- 유연석이 MBC '맨도롱또똣'으로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돌아 온다유연석에게 많은 드라마 제안이 들어왔지만, 준비하던 영화 스케줄 때문에 드라마 합류가 어려웠다. 그러던 중 영화 크랭크인이 초여름으로 밀리게 되면서 여유가 생겼다. 드라마를 시작하면 배우가 쉬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는 있지만, 자연스럽게 작품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맨도롱또똣'에 합류하게 됐다. 홍자매(홍정은, 홍미란)가 유연석을 좋게 생각했기에 작품과 연이 닿았던 것도 있다. 작년 내내 유연석이 영화에서 극과 극을 달리는 캐릭터를 연기했기에, 만약 드라마를 하게 된다면 풀어지는, 가벼운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었다. 영화 속 모습이 워낙 극적이었기에 드라마에서는 편한 모습을 시청자께 보여드렸으면 싶었는데, 여러모로 잘 맞는 작품을 만났다.
- 김범 또한 '신분을 숨겨라'로 브라운관 복귀를 알렸다오랜만에 복귀하는 만큼 본인의 의지가 대단하다.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나쁜 녀석들' 김정민 감독의 작품이다. 드라마지만 영화의 느낌이 물씬 풍길 것 같다. 기대가 크다.
- 킹콩엔터테인먼트의 올해 주력 배우물론 모든 배우들한테 다 집중하고 있지만 올해는 김지원을 생각하고 있다. 연기 잘하는 김지원을 '최고의 여배우'로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 배우들의 작품 선택, 대표의 영향은?2~30% 정도를 내가, 7~80%는 배우가 선택한다. 과거에는 대표가 '나 믿고 해봐'라기도 했는데, 지금에는 이 말도 안 통한다. 결국 배우가 관심 있고, 끌리는 작품을 해야 좋은 결과도 나오기 때문이다.
- '신예 발굴'과 '스타의 회사', 킹콩엔터테인먼트의 선택어떤 상황에서도 '신예 발굴'이라고 생각한다. 내 첫 시작이 그랬고, 지금까지 그래왔고, 내가 매니지먼트를 하는 한은 그 전략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신인 발굴에 힘쓰는 것은 우리 회사의 색이다. 회사의 덩치를 키우기 위해 기존 배우를 들이기보다는, 신인을 발굴하는 매니지먼트, 젊은 회사로 만들고자 한다.
- 킹콩엔터테인먼트가 원하는 신예상과거 정형화된 미인, 미남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면, 요즈음은 약간 모자라는 것 같으면서도 자신만의 매력이 있는 이들이 시청자의 관심을 받는 것 같다. 물론 그런 이를 찾는 게 쉽지는 않다.(웃음) 일단 자신이 지닌 매력과 성향(자신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연예계 생활을 해낼 수 있는), 그리고 연기력 중요한 것 같다. 그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 매출에 대한 부담. 대표로서의 욕심은2007년 회사를 처음 만들고 2009년 법인 설립했다. 이후 매년 성장했다. 수익률은 비슷하기도 떨어지기도 했지만 매출은 꾸준히 상승했고, 수익이 안 난 해가 단 한 번도 없다. 이런 면에서 연기자들에게 감사히 생각한다. 올해 역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연초 매출 계획 회의 당시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점차 현실화 되는 중이다.
- 연기자들과의 교감을 위한 노력은정서적 교감을 많이 하려 한다. 남자 연기자들과는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술잔도 자주 기울인다. 또래 배우들이 많아서 서로의 작품이 끝나면 쫑파티를 열어주는 등 돈독하게 지낸다. 사실 여자 연기자들은 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과거에는 내가 비즈니스 적인 태도로 그들을 대해서 여자 연기자들이 나를 불편해 했고, 어려워했다. 회사 구성원 대부분이 남자다보니 여러모로 쉽지 않지만, 예전에 비해 교감을 하려 노력하고 있다.
- 그렇다면, 직원들과 교감은지난해 직원들에게 회사에 어느 정도 수익이 나면 다 같이 여행을 가자는 공약을 했었다. 보너스는 많이 주지 못 하더라고,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고자 한 것. 다행히 지난해도 수익이 났고, 일정 때문에 처음 계획했던 괌은 가지 못 했지만 제주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 같이 맛있는 것도 먹고, 술자리도 하는 등 마치 대학교 MT 같았다. 나도 나지만 직원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더욱 좋았다. 앞으로도 매년 할 생각이다.
- 아직도 별명이 '킹콩'인가지금도 킹콩이라고 많이 부른다. 나도 그게 좋고 편하다. 대부분 새로운 회사가 탄생하면 회사를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나. 우리 회사의 경우 큰 의도 없이 붙인 회사명임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인지도가 생각보다 빨리 올랐기도 하다.
- 킹콩엔터테인먼트 대표로서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현재 킹콩엔터테인먼트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 오래도록, 함께 일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 예전에는 큰돈을 버는 것이 목표였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함께하는 식구들(직원과 연기자 모두)과 오래 같이 일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가 됐다. 회사의 대형화 보다는, 조금씩 성장하더라도 오래 함께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결국엔 대표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 사진=이선화 기자 seonflower@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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