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가객 김광석을 추억하는 거리

2015. 4. 2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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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방천시장 옆 350m 길..김광석 벽화·음악으로 가득

대구 방천시장 옆 350m 길…김광석 벽화·음악으로 가득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상심하거나 그리움이 밀려오는 날에는 김광석 길에서 위안을 얻고 추억도 쌓으세요."

지금 대구에서 가장 '핫'한 관광 명소는 어디일까. 방천시장 부근에 조성한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하 김광석 길)을 꼽는다면 별 이견이 없을 듯하다.

'영원한 가객' 고 김광석(1964~1996) 고향으로 그의 모습이 그림으로 살아 있고 음악이 흐르는 이 길에 주말마다 관광객 수천 명이 찾고 있다.

대구에서 태어난 가수 김광석을 추억하고 근처 오래된 전통시장인 방천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행정기관과 시장 상인, 예술가들이 뜻을 모아 2010년 처음 만들었다.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 옆 350m 길이인 이 아기자기한 길은 꽉 들어찬 벽화로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길을 따라 펼쳐진 벽화는 김광석 생애와 음악 속으로 관광객을 안내한다.

처음에는 그저 소소하게 사진전이나 영화음악제가 열리곤 했지만 어느새 김광석 노래 부르기 대회가 열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김광석을 추모하거나 그의 탄생을 기념하는 콘서트도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 270석 규모로 야외공연장을 조성했고 최근에는 골목 방송 스튜디오가 들어서 매주 토요일 라디오 생방송을 진행한다.

김광석 길을 찾는 누구나 이곳에서 길거리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을 듣고 웅얼거리며 그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추억에 빠져볼 수 있다.

김광석 길 하면 뗄 수 없는 곳이 바로 옆에 붙은 방천시장이다.

방천시장은 해방 후 고향을 찾은 사람들이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방천 가에 난전을 벌인 것이 시초다고 한다.

1960년대에는 쌀집이나 떡집으로 유명했고 한때 점포 수가 1천개를 넘기도 했다.

그러나 토종 상권을 위협하는 백화점과 대형 마트가 주변에 잇따라 들어서고 도심 공동화 현상이 생겨 급기야 점포는 몇십개밖에 남지 않게 됐다.

쇠락해 사라져버릴 것만 같던 방천시장에 김광석 길을 만들기 전인 2009년 보헤미안 같은 예술가들이 찾아들어 신선한 변화를 예고했다.

빈 점포에 예술가들이 입주했고 이들 손길을 거쳐 시장 간판이 아름답게 바뀌었다. 시장 간판과 벽면에는 예술가들 작품이 걸렸다.

아틀리에나 갤러리가 들어서고 공방, 스튜디오, 카페가 생겨나는 등 종전에 전통시장에서는 볼 수 없던 광경이 계속 펼쳐졌다.

벼룩시장이 열리고 시낭송회도 잇따랐다.

하루 벌이가 고달팠던 시장 상인들이 처음에는 예술이 밥 먹여 줄까 의심을 품었지만, 새롭게 바뀐 시장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차츰 늘자 웃음과 활력을 되찾았다.

시장도 살아나고 예술도 살아났다.

그렇게 시장을 탈바꿈한 예술가들이 김광석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방천둑 길 벽화를 꾸미기 시작했다.

이들은 '사랑' '세대공감' '희망'으로 테마를 나누고 김광석의 생애, '서른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일어나'와 같은 김광석의 대표곡들을 활용해 벽화를 가득 채웠다.

예술가들은 각자 개성으로 벽화에 김광석 생애와 노래를 표현했다.

김광석 길에는 벽화와 음악만 있는 게 아니다. 방문객 사연을 받는 '사랑의 우체통', 소원을 빌 수 있는 벽, 예쁘게 사진이 나오는 포토존, 김광석의 형상을 딴 조형물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꽃과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가게가 있고 카페와 달콤한 과자 가게도 있다.

길을 걷다 출출하면 방천시장 안 소문이 자자한 고기 구이집을 비롯한 갖은 음식점과 호프집을 찾으면 된다.

김광석 노래를 찾는 많은 이들은 그의 음악이 지친 마음을 치유하고 위로하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김광석이 그리운 날에, 혹은 작은 위안이 필요한 어느 날엔 김광석 길을 거닐어보는 건 어떨지.

ms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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