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일베 기자 사과, "갱생의 기회 달라"..과거 '배설' 글 내용 보니 '경악'
KBS 일베 기자 사과, "갱생의 기회 달라"...과거 '배설' 글 내용 보니 '경악'
극우성향 사이트 '일베저장소(일베)' 활동 의혹을 받았던 KBS 신입 기자가 사과했다. 13일 KBS에 따르면 일베 활동 의혹을 산 신입 기자 A씨는 이날 오전 사내 게시판에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는 제목으로 사과글을 올렸다.
A씨는 "그동안 논란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당사자의 직접적 발언이 없어 많은 분들에게 혼란을 느끼게 해 드리는 점 등을 사과드린다"며 "인터넷상 신상이 유포되면서 회사를 나가는 것은 자신의 인생의 마침표를 스스로 찍어야하는 것으로 보였다. 참담함 속에서 그저 회사의 처분을 기다리고 지냈다"면서 "회사 결정은 갱생의 기회를 주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A씨는 이어 "극단을 오갔던 과거 배설들에 제 본심이 담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믿어주시기를 그저 간곡히 바랄 뿐이다. 혹은 제 본심이 일부라도 들어가 있던 글이나 댓글은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처절히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KBS는 지난 1일 수습이었던 A씨를 보도본부 기자로 정식 임용하고 취재 제작 업무가 없는 정책기획본부 남북교류협력단으로 파견 발령을 냈다. KBS 기자협회·PD협회 등 11개 협회는 성명 등을 통해 이와 관련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A 기자의 사과문으로 논란이 잦아들지는 의문이다. 과거 그가 쏟아놓은 '배설'들의 내용이 너무나 극단적이기 때문이다.
A기자는 지난 1월 KBS 공채 42기 수습기자로 합격한 직후 과거 일베에서 활동하며 각종 음담패설, 여성 혐오, 특정 지역 차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등의 게시물을 다수 올린 것으로 드러나 파장을 일으켰다.
A기자는 극우성향의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 "생리휴가는 사용 당일 착용한 생리대를 직장 여자상사 또는 생리휴가감사위원회(가칭)에 제출하고 사진자료를 남기면 된다", "밖에서 몸 까고 다니는 X이면 모텔가서 함 하자 하면 X XX 같은데"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수준의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져 문제가 됐다.
A기자는 또 "5.18 민주화운동을 사태 폭동이라 부르면 왜 유독 광주사람들이 화를 낸다는거임? 이권 짤릴까봐?", "나라 망한다 걱정하는 좌음(포털사이트 다음을 가리키는 일베 용어) 댓글러들 꼬라지 봐라…이미 기사 내용은 관심 밖이고 파블로프의 개 마냥 짖고 있다" 등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내용과 함께 편향된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A기자의 행각이 드러나자 KBS 기술인협회, 기자협회, 경영협회, PD협회, 아나운서협회 등 11개 직능단체는 임용 반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특정지역과 특정이념을 차별하고, 여성을 혐오하고, 세월호 유가족을 조롱하고, 장애인을 비하하는 몰상식과 부도덕은 KBS의 정체성과 전혀 맞지 않는다"라고 임용 철회를 요구했다.
한국아이닷컴 이슈팀 reporter@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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