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장님 우리 삶 지켜주세요" 헌재서 시위 벌인 성매매 여성들

박정현 기자 2015. 4. 9. 14: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재판장님! 저희들의 삶을 지켜주십시요. 희망을 갖고 살수 있게 귀를 기울여 주십시요."

9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2차선 도로는 200여명에 가까운 인파와 취재진, 경찰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리는 성매매 특별법 위헌 여부 공개변론에 앞서 성매매 여성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전국 성매매 종사자 모임인 한터전국연합회 소속 장세희씨는 썬글라스와 모자를 눌러쓰고 헌재 정문 앞에서 '성매매특별법 폐지를 기원하는 탄원서'를 읽었다. 장씨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주지 못하면서 도움, 자활 지원을 운운하는 것은 위선일 뿐"이라며 "우리를 돕겠다는 세력들이 우리를 자기 결정권이 결여된 미숙아 취급을 해왔다"고 말했다.

장씨는 "호주 현지에서 일하는 아가씨는 한국에선 단속 때문에 먹기 살기 힘든데 호주는 성매매가 합법이라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며 "우리의 삶을 지켜달라. 성노동자들의 육체로 서비스하는 것이 결코 쉽게 내린 결정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장씨와 함께 시위에 나선 성매매 여성 10명은 각기 썬글라스와 모자 등을 눌러쓰고 '성매매 특별법 폐지', '우리에겐 부양해야할 가족이 있다', '헌재 소장님 제발…' 등의 내용이 적힌 팻말을 들고 헌재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얼굴을 가리기 위해 마스크를 쓴 여성은 1명밖에 없었다. 한터 측은 성매매특별법 헌법소원을 청구한 김정미(44)씨를 대표로 해 882명의 서명을 담은 탄원서를 이날 헌재에 제출했다.

일반인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이날 오전 11시 30분쯤부터 공개변론에 들어가기 위해 방청객들이 헌재 담벼락을 따라 50~70m가량 줄을 섰다. 합헌론자와 위헌론자가 골고루 섞여 있는 듯했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성매매법 폐지할때가 됐다'는 팻말을 든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서로간에 충돌이나 고성은 오가지 않았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