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56.2% "한국사 교과서, 國定으로 해야"

김연주 기자 2015. 4. 8.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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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교과서 발행 체제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국정(國定)과 검정(檢定) 교과서 찬성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학부모와 일반인은 국정 교과서 찬성 비율이 높았고, 교사는 검정 교과서 찬성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 교과서는 국가가 주관해 하나의 교과서를 집필한 후 전국 학생들이 동일한 교과서를 사용하는 방식이고, 검정 교과서는 민간 출판사가 만든 후 정부 심사를 받아 통과하면 교과서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검정제에서는 학교별로 교과서가 다르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2013년 '한국사 교과서 논쟁' 이후 교과서 발행 체제를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정부가 국민 의견 수렴 차원에서 실시한 것이다. 국사 교과서 발행 체제 개선에 대한 대국민 설문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부모 '국정 선호', 교사 '검정 선호'

7일 국회 김회선 의원(새누리당)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역사 교과서 발행 체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설문 응답자의 48.6%는 국정제를, 48.1%는 검정제를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은 지난해 9~10월 전국 20세 이상 일반인 2000명, 교사 5000명, 학부모 3000명 등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 가운데 일반인과 학부모는 국정 교과서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일반인의 국정 교과서 찬성 응답률은 각각 56.2%, 52.4%로 검정제 찬성 의견(각각 42.5%, 41.1%)보다 높았다. 반면 교사들은 검정제를 찬성한다는 응답이 56.3%로 더 높았다. 특히 고등학교 교사는 검정제 찬성 비율이 66.4%로 가장 높았다. 교과서 발행 체제는 크게 국정·검정 교과서로 나뉘며, 현재 초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는 국정, 중·고등학교 교과서는 검정제로 발행되고 있다.

◇"국정제 찬성 이유는 일관된 역사 교육"

국정 한국사 교과서를 찬성한 이유에 대해서 응답자의 78.3%가 '국가 차원에서 일관되고 통일된 역사 교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다음으로 '교과서 내용의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38.0%), '책값이 저렴하고 선정 과정의 부조리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18.8%), '하나의 교과서로 수능 대비가 편리하기 때문'(13.4%) 순으로 대답했다.

검정제를 찬성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점의 역사 해석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69.3%로 가장 높았다. '교과서에 대한 국가의 규제와 간섭을 줄일 수 있기 때문'(34.9%), '출판사 간 경쟁을 통해 좋은 교과서를 만들 수 있기 때문'(26.4%)이라는 응답도 많았다.

교사들에게는 추가로 '현행 교과서에서 근현대사 비중이 적절하냐'는 질문도 했다.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는 전근대사(선사 시대~강화도 조약) 비중이 42%, 근현대사(강화도 조약 이후~현재) 비중이 58%로 근현대사 비중이 더 높다. 이에 대해 '현행대로가 적정하다'는 대답이 42.3%, '현행보다 근현대사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응답이 39.6%로 나왔다. '현행보다 근현대사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응답은 16.5%에 그쳤다.

◇오는 9월까지 국정·검정 여부 결정

2013년 당시 정부의 검정 심사를 통과한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에서 상당수 오류가 발견되자, 교과서 발행 체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수 단체 등에서는 "검정제 교과서에서 오류가 자주 발생하니, 정부가 책임지고 교과서를 만드는 국정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진보 학자들은 "정권 입맛에 따라 역사를 서술할 수 있고 역사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차단된다"며 검정제 유지를 주장했다.

교육부는 설문 조사를 포함해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9월까지 한국사 교과서 발행 체제를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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