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방미 앞두고 미 국방장관까지 ‘TPP 세일즈’

워싱턴 | 손제민 특파원

“협상 타결은 항공모함 하나 더 만드는 것만큼 중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이달 말 미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 관리들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심지어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까지 “TPP 타결은 항공모함을 하나 더 만드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며 거들고 나섰다.

카터 장관은 6일(현지시간) 일본 방문에 앞서 애리조나주립대에 들러 행한 강연에서 TPP가 미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맹들의 관계를 강화하고 미국식 가치를 퍼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카터 장관은 TPP가 이러한 전략적 의미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미국 안보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우리 군사력은 결국 활발한 경제성장의 기반에 의존한다”며 “TPP가 가져올 일자리와 경제성장 때문에 TPP 타결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국방장관의 연설에서 TPP가 주된 테마가 된 것은 이례적이다. 아베 총리의 방미를 앞두고 무역대표부(USTR)뿐만 아니라 전 부처가 TPP 타결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일본 등 아·태지역 12개국은 거대 자유무역협정(FTA)인 TPP를 체결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으나 미·일 간의 농산물, 자동차 시장 개방 문제에 가로막혀 협상 타결이 지연되고 있다. 미 의회도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아베 총리에게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게 하며 TPP 협상에서 일본이 양보해줄 것을 기대했다. 최근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을 둘러싸고 미국이 국제적으로 고립되면서 미국의 TPP에 대한 집착은 더욱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카터 장관은 7~9일 일본, 9~10일 한국을 방문한다. 그는 강연에서 “일본, 한국과 최초로 (군사) 정보공유 체제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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