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만난 토이 그리고 유희열..고마워요"(종합)

김예나 2015. 4. 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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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예나 기자] "제가 쑥스러워서 사랑한다는 표현을 잘 못한다. 하지만 이제는 시간이 많이 지나서 할 수 있다. 정말 고맙다. 다시 만나길 바란다. 이런 좋은 공연장에서 멋지게 만났으면 좋겠다. 그때 까지 건강해라. 지금은 우리가 강에서 헤매고 있지만, 바다에서 다시 만나자."

지난 3일 유희열의 원맨 프로젝트 토이의 단독 콘서트 '다 카포(Da Capo)'가 서울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개최됐다. 콘서트는 지난해 11월 발매된 토이의 정규 7집 '다 카포' 프로모션 일환으로 7년 만에 이뤄졌다.

오후 8시를 넘겨 시작한 콘서트는 자정에 앙코르의 엔딩곡으로 마무리됐다. 4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유희열은 건반과 마이크 앞을 오가며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객원가수가 나왔을 때는 반주를 이끄는 프로듀서로, 직접 노래를 부를 때는 빼어나진 않지만 진심을 담는 가수로 나섰다.

◆ 맏형 윤종신부터 막내 이수현…완성된 토이

공연은 토이 7집 수록곡을 중심으로 이전 히트곡을 레퍼토리로 채웠다. 그 덕에 무대는 토이 앨범에 참여했던 가수 이적, 김연우, 윤하, 조원선, 김동률, 윤종신, 신재평(페퍼톤즈), 이수현(악동뮤지션), 크러쉬, 빈지노, 성시경, 권진아, 이적, 김형중, 이지형이 차례로 올라 다양한 즐길거리를 선사했다.

이적이 'Reset'로 뜨겁게 무대를 열자 관객들은 함성으로 화답했다. 이어 유희열은 '내가 남자친구라면'을 성심 성의껏 불렀다. "이 노래 부르면서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든다. 어제도 이 노래를 했는데, 이적 다음에 노래를 하니까 참 이래도 되나 생각이 든다. 막 올라갔던 분위기가 차분해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연우는 '여전히 아름다운지' '거짓말 같은 시간'으로 무대를 달군 후 "내 콘서트보다 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유희열과의 남다른 우애를 드러냈다. 유희열과 오랜 인연을 자랑하는 조원선이 '기다립니다' 'Bon voyage'로 관객들을 몰입시켰고, 김동률의 등장으로 장내의 열기는 폭발할 듯 치솟았다. 김동률은 자신의 노래 '취중진담' '사랑한다 말할까'로 환영해준 관객들에 화답했다.

1부의 마지막을 담당한 윤종신은 '스케치북'을 부른 후 유희열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군대 갓 제대한 후 유희열이 앙상한 몸으로 나를 찾아왔다. 그 때 작은 방에서 제 앨범을 함께 만들었다"며 "그렇게 음악을 시작했던 친구가 이렇게 큰 공연장에서 객석을 가득 채우고 공연을 한다는 게 뿌듯하다. 음악을 함께 했던 친구들이 오랜 시간 노래를 한다는 게 참 기분 좋다. 앞으로도 더 좋은 노래를 만들 거라 기대한다"고 말해 관객들에 박수갈채를 받았다.

2부가 시작되고 7집 타이틀곡 '세 사람'을 부른 성시경이 리프트를 통해 무대 위에 오르자 객석은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이에 보답하듯 성시경은 감미로운 보컬을 선사했다. 노래를 마친 후에는 재치있는 입담으로 객석을, 세심한 기억력으로 유희열을 폭소케 했다.

◆ 화려한 보컬 라인업…결국엔 유희열

유희열은 공연이 시작되자 "7년만의 공연이라 마음이 벅차다. 다들 변함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행복한 얼굴로 마주하니까 좋다. 각자 힘든 시간이었겠지만, 다들 잘 지냈던 것 같다"며 관객과 인사했다. 이어 "토이 콘서트는 정말 길다. 다들 알아서 봐야한다"며 러닝타임에 대해 귀띔해, 팬들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이적과 김연우는 1부와 2부에 모두 등장하는 의리를 보였다. 이지형과 김형중은 오랜만에 유희열과 호흡을 맞춰 팬들을 들끓게 했다. 유희열은 후배 윤하, 이수현, 크러쉬, 빈지노 등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토이 음악의 다양성을 펼쳐냈다. 특히 소속사 후배 권진아와 호흡을 맞출 때는 따뜻한 시선을 보냈고, 샘킴을 관객에 인사시키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유희열은 지난해 7집을 발매한 이유에 대해 "큰 성공을 거두고 싶은 욕심이 없었다. 다만 앨범을 통해 '우리'라는 얘기를 계속 하고 싶었다"며 "우리는 지금 20년 가까이 함께하고 했다. 아무것도 몰랐던 저를 다독여준 선배님들과 지금도 음악을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을 이었다.

그런 후 유희열은 신해철에 대해 언급했다. 앨범 녹음이 마무리 된 후 신해철의 사망소식을 들었고, 그날 만취한 상태로 기억을 놓지 않기 위해 '취한 밤'을 작업했다고 소개했다. 유희열은 "예전에는 작은 것 하나에도 기뻐하고 재밌었다. 하지만 점점 기쁜 것 보다 힘든 일이 많아진다"면서도 "다들 늦지 않았다. 우리는 충분하다. 그리고 절대 아프면 안 된다"고 강조한 후 '취한 밤'과 '그래, 우리 함께'를 불렀다.

앙코르 무대를 준비한 유희열은 엔딩 곡으로 'Thank you'를 선곡했다. 직접 노래를 부르던 유희열은 여러 번 목이 메었고, 마이크를 통해 그 마음이 객석에 전달됐다. 결국 돌아서서 눈물을 보인 유희열은 급기야 어깨를 들썩이며 울음을 토했다. 그런 와중에도 유희열은 "고마워요"라는 가사를 반드시 또박또박 내뱉었다.

"고마워요. 여러분은 나에게 오늘 행복한 기억만 주고 간다. 언젠가 또 좋은 기회로 재밌게 해드리겠다. 잘 늙어가자. 시간을 잘 견뎌보자."

지난 2일 시작한 토이 콘서트를 오는 4일 한 번 더 열린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안테나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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