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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서해 최북단 '천혜의 섬' 백령도

송고시간2015-03-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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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백령도를 하늘에서 보면 따오기가 흰 날개를 펼치고 나는 모습처럼 생겼다. 애초 곡도(鵠島)라고 불리다가 '흰 깃털 섬'이라는 뜻의 백령도(白翎島)가 된 이유다.

우리나라에서 8번째로 큰 섬인 백령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과도 같다. 곳곳에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천연 관광지'가 즐비하다.

백령도는 뱃길로 4시간가량 걸리는 인천보다 북한 장산곶이 더 가까운 서해 최북단 군사 요충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을 타고 백령도 용기포항에 첫발을 디디면 가장 먼저 해병대 정복을 입은 군인들을 볼 수 있다.

휴가를 떠나거나 부대에 복귀하는 20대 초반의 '빡빡머리' 군인들이 삼삼오오 줄지어 있다. 배우 현빈도 이곳 해병부대에서 근무하고 전역했다.

<길따라 멋따라> 서해 최북단 '천혜의 섬' 백령도 - 2

백령도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용기포항 인근의 사곶해수욕장이다.

천연기념물 391호인 사곶해수욕장은 3㎞에 걸쳐 조개껍질이 잘게 부서져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물이 빠지면 비행기의 이·착륙이 가능할 정도로 단단해 한국전쟁 때는 미군이 실제 비행장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나폴리 해안과 더불어 세계에서 두 곳밖에 없는 천연비행장이다.

사곶해수욕장에서 백령대교를 따라 섬 남쪽으로 10분가량 이동하면 콩돌해안이 나온다. 둥근 자갈들이 모래를 대신하는 해변이다.

흰색, 갈색, 회색, 적갈색 등 형형색색의 돌이 1㎞가량 깔린 콩돌해안에 누워 바닷바람을 맞고 있으면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와 파도에 콩돌이 일제히 밀렸다가 가라앉으며 내는 돌 부딪히는 소리도 묘한 화음을 이룬다.

관광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예쁜 콩돌을 주워가려 하지만 반출은 금지돼 있다.

<길따라 멋따라> 서해 최북단 '천혜의 섬' 백령도 - 3

섬 서편에 다다르면 가장 서해와 가까운 기암절벽이 가득한 두무진이 등장한다.

두무진은 원래 뾰족한 바위들의 모습이 '머리털과 같다'고 해서 '두모진'으로 불리다가 이후 '장군 머리처럼 보인다'고 해서 이름이 바뀌었다.

금강산의 총석정을 옮겨 놓았다고 할 만큼 형제바위, 장군바위, 코끼리바위 등이 짙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수 천년 동안 파도와 무서운 서풍에 깎인 바위들은 우람한 장군들이 병풍처럼 서서 바다를 지키는 형상이다.

선대바위는 고려 충신 이대기가 '백령지'에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 표현했을 만큼 기묘함을 자랑한다.

주민들이 운영하는 유람선을 타고 이 일대를 둘러보면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손때 묻지 않은 비경에 사로잡힌다.

두무진 인근에는 횟집 10여 곳도 몰려 있다. 절경을 보며 먹는 회는 입속에 들어가자마자 녹는다.

<길따라 멋따라> 서해 최북단 '천혜의 섬' 백령도 - 4

섬 동쪽에는 심청이 환생했다는 전설이 서린 연화마을과 심청각도 있다.

심청각에서 바다 건너편으로는 북녘땅 장산곶과 몽금포 해안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향을 코앞에 두고도 갈 수 없는 실향민들의 가슴을 울린다. 심청전과 관련된 판소리, 영화, 고서, 음반 등이 전시돼 있다.

옹진군은 심청이 환생했다는 연봉바위, 연꽃이 밀려왔다는 연화리 등이 백령도 지명에서도 발견되는 점을 근거로 심청전 무대가 백령도라며 1999년 심청각을 건립했다.

마지막으로 진촌리 북쪽 해안에 있는 국내 유일의 물범 서식지인 물개바위와 북한 월내도에서 불과 12㎞ 떨어진 용기원산의 끝섬 전망대도 놓쳐서는 안 되는 백령도 관광지 중 하나다.

백령도에 가면 꼭 먹어야 할 향토음식이 있다. 녹두로 만든 짠지떡이다.

짠지떡은 떡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황해도식 만두다. 찹쌀을 약간 섞은 메밀가루로 피를 만들고 묵은 김치, 굴, 홍합을 섞어 만든 소를 넣어 구운 게 특징이다. 쫄깃하면서도 시큼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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