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석, 연주자와 싱어송라이터의 경계에 서다 (인터뷰①)
당시 6살이었던 그는 우연히 친구 따라 간 피아노 학원에 매력을 느꼈다. 그렇게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최문석은 입시 준비를 위해 만나게 된 선생님으로 인해 클래식에 빠지기 시작했다. 우연히 듣게 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수상작 중 한 음악을 듣고 재즈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바로 싱어송라이터 최문석의 이야기다. 우연히 다니게 된 피아노 학원, 우연히 듣게 된 음악 한 곡. 우연처럼 마주한 음악은 최문석에게 운명이 됐다. 연주자에서 싱어송라이터로 활동 영역을 넓힌 그를 만나 최근 발매한 1집 '그대여'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1편에서는 최문석의 시작점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겨울과 봄의 계절의 경계선이 뚜렷해진 3월 어느 날 서울 마포구 서강대 근처의 한 카페에서 만난 최문석은 음악에서 느껴지던 분위기 그대로의 뮤지션이었다. 기교 없는 그의 보컬 스타일처럼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는 긴장이 풀렸는지 인터뷰 중간 중간 자신이 운명처럼 듣게 된 연주곡을 들려주기도 했다. 연주자였던 그가 노래를 부르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2년 동안 준비한 첫 앨범이 드디어 발매 됐어요. 사실 노래를 하고 싶어 한 건 아니었는데, 곡 쓸 사람을 찾는다고 해서 '충분해'를 보내드렸더니 제가 부르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10개월을 거절했는데 대표님께서 2~3주에 한 번씩 연락이 오셨어요. 재즈 피아노와 라틴 음악에 빠져 있다 고상지 밴드로 활동하고 있었거든요. 언젠가는 내 노래를 부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왔던 바람이 이뤄졌어요."
최문석은 현재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와 함께 고상지 밴드로 활동 중에 있다. 최근 방송된 MBC '나는 가수다3'에서 양파의 '아디오'무대에서 피아노를 친 주인공이 바로 최문석이다. 그는 연주뿐만 아니라 편곡, 작곡 등 다재다능한 아티스트다. 그는 어떻게 피아노 연주자가 됐을까. 제 3세계 음악이라고 불리는 탱고에 빠진 이유를 물었다.
"6살 때 동네에 영미 누나랑 같이 놀다가 피아노 학원을 놀러갔어요.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어머니 말로는 계속 다니게 해달라고 했데요. 그렇게 피아노를 쭉 배워오다가 남중에 입학하면서 피아노를 끊었어요. 남자가 피아노 치면 꼭 놀리는 애들이 있잖아요? 제가 그 중 한명이었거든요. 나부터 끊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만 뒀어요."
잠시 피아노에서 멀어졌지만, 초등학생 때부터 대중음악에 빠져 있던 그는 조성모, 故김현식, 서지원의 음악을 즐겨들었다. 김동률의 '꿈속에서'를 듣고 자신이 배운 클래식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발라드 가수들의 음악을 엄청 들었어요. 김동률 선배님의 '꿈속에서'를 처음 들었을 때 '이 사람들은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중에 재지하다는 느낌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아무래도 그때 감성들이 지금 저에게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아요."
피아노를 치던 최문석은 남중에 이어 남고에 진학하게 된다. 혼자 음악을 듣고 좋아하던 그는 우연히 밴드부 공연을 보고 반해 버린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완전 가버렸다. 밴드부 동훈이 형의 기타 연주를 보고 '기타에 인생을 바쳐야겠다' 다짐한 그는 그때부터 기타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미대 입시를 준비 중인 최문석은 오로지 음악에만 몰두하기 시작했다. 음악을 들으면, 자신의 목소리로 부르고 싶었고 기타 솔로를 연주했다. 자신의 음악을 만들고 싶어진 그는 다시 피아노를 치며 본격적인 작곡 공부를 시작했다.
"음악은 공부하면 되는 건 줄 알았어요. 우연히 장소영 선생님을 아는 형으로부터 소개 받고 레슨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가요, 록이 아니라 클래식이었던 거죠. 이건 뭐지? 이거 하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또 클래식에 빠지게 됐어요. 제가 오타쿠 적인 면이 좀 심하거든요. 진짜 음악은 클래식인데 내가 왜 록을 했을까 싶을 정도로 빠졌어요."
그렇게 최문석은 클래식 작곡가에 입학해 본격적인 음악 공부에 매진하게 된다. 1학년이었던 그는 교수님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그동안 쌓아둔 궁금 점을 해소했다. 하지만 갑작스레 어머니가 허리를 다쳐 일을 못하시게 되며 최문석은 군 입대를 결심하게 된다.
"어머니가 아프시니까 병간호도 해야 했고 학비 마련도 해야 했어요. 그래서 군대를 가는 게 낫다고 생각했죠. 입대하기 한 달 전쯤인가? 우연히 텔레비전이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수상작이 나오더라고요. 그때 '어텀 리브스(autumn leaves)'이 흘러나왔는데 끝날 때까지 눈을 떼지 못했어요. 나는 이걸 해야겠다 생각하고 재즈 피아노를 배워야겠다 다짐했죠. 군 시절에 재즈 베이스를 연주하는 형을 만나 여러 가지를 배웠고, 제대 하며 재즈 아카데미를 다니게 됐어요."
"보컬도 배웠는데 노래하는 걸 쉽게 생각했구나 후회했어요. 정말 잘 하는 친구들이 많았거든요. 그 이후 노래는 전혀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미셀 까밀로의 'CARIBE'를 듣고 바다 냄새나는 노래에 푹 빠졌어요. 저 계속 빠지죠? 하나에 빠지면 정복(?) 할 때까지 못 놓는 편이에요.(웃음) 그런데 정말 좋았어요. 탱고 음악을 배우고 싶었는데 이쪽 음악을 하시는 분이 많지 않거든요.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고 카피해서 치고 연습했어요."
서울 재즈 아카데미에서 다시 음악 공부를 시작한 최문석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섭렵해 갔다.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를 만나 고상지밴드 피아니스트로 활약하며 제3세계 음악이라 불리는 탱고부터 라틴까지 자유자재로 연주하는 최문석으로 거듭났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노래를 4~5년 동안 안 불렀어요. 흥얼거리지도 않았죠. 만들어 놓았던 곡을 저한테 직접 불러 보라던 지금 대표님 오랜 설득 끝에 제 노래를 직접 불러보자 생각했어요."
지난 2013년 3월 게스트로 초대된 최문석의 공연을 본 기억이 떠올랐다. 다시 노래를 시작한 지 3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이었다. 피아노를 연주하며 쑥스러운 듯 노래하던 그는 2년의 시간 동안 자신의 앨범 작곡, 작사, 프로듀싱까지 전부 도맡으며 싱어송라이터로 자리매김했다. 최문석은 있는 그대로의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하고 있었다.
-②편에 계속
/fn스타 fnstar@fnnews.com 윤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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