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기획..色멜로디①] 엄정화부터 현아까지..가요계가 변했다

2015. 3. 2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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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스타 정예인 기자] 최근 가요계에는 '에로티시즘'이 사라지고 '포르노그래피'만 남았다.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에로티시즘 대신 성관계 혹은 성적인 비주얼에만 집중하는 포르노그래피가 어느 새 가요 시장 깊숙이 파고들었다.

오랜 시간 입지를 다진 가수들 중에는 직접적인 섹스어필보다 '관능미' 하나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수들이 있다. 노골적으로 "나 야해요"를 외치지 않아도, 충분히 섹시함을 드러낸 것이다. 90년대부터 지금까지 가요계 별들이 어떤 식으로 대중의 마음을 흔들어 놨을까.

◇ 90년대 : 벗지 않아도 괜찮아

90년대는 한국 가요의 부흥기다. 다양한 퍼포먼스와 장르로 승부수를 던진 가수들이 쏟아졌던 시기다. 그러나 여전히 선정성에는 엄격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덕에 가수들의 에로티시즘적인 욕망은 커졌고,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는 없으니 은유적으로 섹시함을 드러내기 바빴다.

그 중심에는 엄정화가 있다. 엄정화는 '눈동자'(1993)로 데뷔하면서 '섹시가수'라는 타이틀을 달았고, '배반의 장미'(1997), '초대'(1998), '포이즌'(1998)으로 섹시 스타의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그는 화려한 안무나 노골적인 가사 없이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엄정화는 섹스어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노골적인 안무가 아닌 '섹시한 눈빛'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엄정화의 저력은 최근 화제를 모았던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의 '초대' 무대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엄정화가 독보적인 정상의 자리를 유지했다면 틈새시장을 노린 가수도 있다. "잘 뻗은 당신은 나의 남자/ 가지마 괜찮다면 둘이서 아침을 맞이하면 좋겠어"('섹시한 남자')라며 애인을 집으로 초대하던 그룹 스페이스 에이, 1997년 '하늘의 꿈'으로 청순하게 데뷔해 2000년 '성인식'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박지윤, '테크노 여전사'라는 별칭을 얻으며 '무정'(1999), '테스'(2000), '매직'(2001)을 연이어 성공시킨 채정안도 있다.

에로티시즘을 무기로 삼은 건 여자가수 뿐만이 아니다. 유승준, 박진영은 각자의 방식에 맞게 섹스어필에 나섰다. 유승준은 '가위'(1997), '나나나'(1998), '열정'(1999) 등의 무대에서 근육질 몸매를 드러내며 여심을 사로잡았다. 반면 박진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우린 사랑을 나눴지"('엘리베이터') 같은 가사로 보수적인 90년대에 '파격'을 선사했다.

◇ 2000년대 : 기승전 '이효리'

2003년, 가요계의 판도가 바뀐 계기가 생겼다. 그룹 핑클의 이효리가 청순한 이미지를 벗고 "모든 남자는 10분이면 내 걸로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하며 솔로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효리는 솔로 데뷔 무대인 '텐미닛'의 의상으로 배꼽티에 밀리터리 바지를 선택했다. 기존 여성 가수들의 유약한 모습을 벗고 관계의 중심은 나에게 있다고 외치는 강인한 여성상을 보여준 행보다. 이효리는 '텐미닛' 이후 '겟 차'(2006), '유고걸'(2008)에서도 마냥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콘셉트에 맞게 변화했다.

이때부터 '포스트 이효리'라는 이름으로 여자 솔로 가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채연, 아이비, 손담비는 이효리와 달리 직접적인 비주얼로 승부를 걸었다. 채연은 '위험한 연출'(2003), '둘이서'(2004) 등의 무대에서 짧은 의상과 몸의 굴곡을 살린 안무로, 아이비는 '오늘밤 일', '아하'(2005) 등의 무대에서 신음소리를 흉내 낸 음색, 허리를 강조한 의상으로 섹스어필 했다. 특히 손담비는 '미쳤어'(2008) 무대에서 '쩍벌춤'을 선보이며 노골적인 섹스어필의 정점을 찍었다.

2000년대 남자 솔로 가수는 '비', 하나로 대변할 수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쁜 남자를 외치며 등장한 비는 '태양을 피하는 방법'(2003), '잇츠 레이닝'(it's raining)의 무대에서 탄탄한 복근과 까무잡잡하게 태닝한 피부로 건강미를 강조했다. 특히 안무에 파워풀함을 덜고 그루브, 웨이브를 가미해 기존 남성 가수들에게는 없던 섹시함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 현재 : 노출만 남은 걸그룹

2000년대가 에로티시즘과 포르노그래피 사이에 자리했다면, 이제는 걸그룹이 에로티시즘과 포르노그래피를 모두 대변한다. 과거보다 더욱 화려해진 의상, 노골적인 안무, 가사 등으로 선정성 논란을 불러오기 일쑤지만, 걸그룹이 섹시스타의 위상을 넘겨받은 것에는 이견이 없다.

씨스타, 나인뮤지스, 걸스데이, 에이오에이(AOA) 등의 걸그룹들이 귀여운 콘셉트가 더 이상 먹히지 않을 때 즈음, 섹시한 콘셉트로 등장했고, 성공도 거머쥐었다. 이런 암묵적 공식이 가요계 전반에 팽배하면서 섹슈얼리티를 노골적으로 강조한 가수를 접하기 쉬워졌다. 그러나 이들의 가수 수명은 얼마나 오래 갈까. 90년대 에로티시즘을 대변한 이들만큼 건재할 수 있을까는 의문이다.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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