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 죽음 몰아넣고 작은딸도 성폭행 '인면수심'

입력 2015. 3. 24. 12:02 수정 2015. 3. 2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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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간 자매 상습 성폭행..큰딸 끝내 자살·작은딸도 투신 직전 구조

14년간 자매 상습 성폭행…큰딸 끝내 자살·작은딸도 투신 직전 구조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절대 자책하지 마세요. 그건 나의 잘못이 아닙니다. 절대 자신을 미워하지 마세요. 학대하지 마세요…."

2013년 5월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아동 성폭력 피해자 A씨가 보낸 사연 중 일부다.

자신을 14년간 성폭행한 친부를 '가해자'라고 표현한 A씨는 '하루하루 죽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지만 뒤늦게나마 치료를 받고 용기를 내고 있다'며 자신의 사연을 소개했다.

하지만 꼭 1년 만인 작년 5월. A씨는 '중증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극복하지 못하고 25세 나이에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친아버지인 B(54)씨는 A씨가 4살 때부터 집안에서 성추행하는 등 2007년까지 14년간 지속적으로 성추행 및 성폭행했다.

B씨는 A씨의 동생 역시 2001∼2003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고 성폭행했다.

B씨는 부인이 출근한 시간대를 이용해 "아빠와 함께하는 병원 놀이"라는 파렴치한 거짓말로 성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자매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큰딸인 A씨는 어린 시절 친할머니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지만, 오히려 외부에 알리지 말 것을 강요받자 주변에 아무런 도움도 요청하지 못했다.

특히 2006년 부인과 이혼하면서 두 딸과 떨어져 살게 되고 나서도 B씨는 '반항하면 동생도 가만두지 않겠다'고 A씨를 협박, 성폭행을 지속했다.

A씨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알린 건 성년이 되던 해이자 친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2010년이었다.

이후 꼬박 4년을 정신과 병원과 성폭력상담소를 다니며 치료와 상담을 받았지만, 후유증을 견디지 못한 채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A씨의 동생 역시 치료를 받았으나 악몽, 불면증,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지난달 6일 한남대교에서 투신 직전 경찰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20년간 바깥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B씨의 만행은 경찰이 A씨 동생의 자살기도 이유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그 전모가 드러나게 됐다.

B씨는 현재 경찰 조사에서 두 딸을 성폭행한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아울러 경찰은 범죄피해자 지원센터, 관할 구청, 교수,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솔루션 팀을 꾸리는 한편 지역 종교단체 등과 연계해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력 피해를 당할 경우 가족 간의 일이라고 해서 숨기지 말고 가까운 지역 해바라기센터(전국 35개소, 상담·수사·의료지원) 또는 지역 성폭력상담소를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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