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가요와 영화의 콜라보, 스크린에서 만나는 추억의 스타들

[티브이데일리 민덕기의 스타예찬] 장르별, 시대별 영화 기획전을 연이어 개최, 영화 팬들의 환영을 받고 있는 한국영상자료원이 이번에는 '대중가요+영화'를 결합한 이색 기획전을 마련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오는 31일부터 4월 8일까지 서울 상암동 시네마테크KOPA 2관에서 '4월 - 클래식 릴레이 한국영화' 기획전을 연다.

이번 기획전에는 한국 가요계의 일환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영화 6편이 상영된다. 상영 작품은 '모녀기타'(감독 강찬우), '워커힐에서 만납시다', '그리움은 가슴마다'(감독 장일호), '엘레지의 여왕'(감독 한형모), '가요반세기'(감독 김광수), '이 강산 낙화유수'(감독 조길현) 등이다.

'모녀기타'는 1960년대 초 대표적 민요풍 가수로 평가받은 최숙자가 불러 히트한 노래이다. 최숙자는 1957년 18살에 데뷔해 '개나리 처녀', '나룻배 처녀' '눈물의 연평도'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영화는 1964년 이민자 태현실 신영균 김희갑 주연으로 개봉되었다.

남진이 부른 박춘석 작곡의 '그리움은 가슴마다'는 1967년 발표돼 큰 인기를 끌었다. 같은 해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남진은 이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 김지미 윤정희와 열연을 펼쳤다. 영화는 서울 국도극장에서 처음 개봉하여 약 10만명의 관객을 동원, 노래만큼이나 영화에서도 흥행작이 되었다.

'엘레지의 여왕'은 가수 이미자의 성공담을 스크린에 옮긴 1967년 작품이다. 끼니 거르기를 밥 먹듯 했던 이미자의 어린 시절부터 '엘레지의 여왕'으로 불리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빙글빙글'로 유명한 가수 나미가 이미자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국민MC 송해의 초기 사회자 모습도 등장한다. 남정임 박노식 주연 작품이다.

1968년 서울 국도극장에서 개봉해 화제를 모은 바 있는 '가요반세기'는 1920년대부터 1960년대 후반까지 한국 대중가요 반세기를 집약한 기록영화이다. 당대 최고 유행가를 중심으로, 중요가수들의 전성기 모습과 진귀한 공연 자료들을 담고 있다. 배우 김진규, 코미디언 구봉서 곽규석, 가수 남진 등이 출연한다. 이 작품은 지난해 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 상영돼 옛 가요를 추억하는 팬들을 즐겁게 했다.

'이 강산 낙화유수'는 가요계의 전설 남인수의 일대기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남인수의 대표 히트곡 '낙화유수'의 노랫말 첫 구절 "이 강산 낙화유수 흐르는 봄에..."에서 영화 제목을 따왔으며, 기둥줄거리는 당대 톱 여가수 이난영과의 러브스토리이다. 남인수 이난영 역은 고인이 된 김진규 문정숙이 각각 연기했다. 1969년 작품이다.

다른 작품과 달리 1966년 작품인 '워커힐에서 만납시다'는 오리지널 필름의 일부가 소실되어 불완전판으로 상영된다. '워커힐에서 만납시다'는 대중음악자료의 보고다. 1960년대 중반, 한국 가요계를 누볐던 인기가수들이 총출연하는데 이미자, 위키리, 박재란, 한명숙, 유주용, 이금희 등과 윤항기가 속해 있었던 키 보이스, 장미화가 보컬로 활동했던 아리랑 시스터즈 그리고 자니 브러더스 등이 등장하여 자신들의 히트곡은 물론, 번안곡까지 들려준다.

이번 기획전에서 만나는 영화들은 6.25 한국전쟁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던 시기에 국민 위안용으로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당시의 많은 영화들의 필름이 없어졌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들 영화의 필름은 남아있어서 그 당시 대중음악의 수준이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문화의 귀중한 자료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들 영화의 필름은 더욱 소중할 수밖에 없다. 5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게 전달되는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티브이데일리 민덕기의 스타예찬 news@tvdaily.co.kr / 사진=상영작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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