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놀이공원보다 재미있는 양주 장흥면

2015. 3. 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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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호텔 이미지 벗고 예술 즐기는 가족관광지로 거듭나

러브호텔 이미지 벗고 예술 즐기는 가족관광지로 거듭나

(양주=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송추계곡과 일영유원지를 품은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은 자연·음악·미술을 아우른 휴양지다.

송추-일영-장흥으로 이어지는 장흥면 일대는 1960년대부터 깨끗한 숲과 맑은 계곡이 흐르는 한적한 쉼터로 수도권 시민에게 인기가 높았다.

서울 구파발에서 자동차로 30분이면 도착하며, 대중교통수단도 비교적 자주 다닌다.

장흥 일대가 본격적으로 세인의 관심을 끈 것은 1980년대 야외 조각공원과 놀이동산, 카페, 음식점들이 생겨나면서부터.

불광동에서 장흥으로 향하는 버스는 주말마다 만원이었고, 벚꽃 핀 여의도처럼 도로는 늘 인산인해를 이뤘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 러브호텔이 거리를 잠식하고 지나치게 유흥지화하면서 친구나 연인, 가족들이 부담 없이 갈만한 여행지로서 장흥의 평판은 땅에 떨어졌다.

장흥 여행의 핵심이었던 '토털 야외 미술관'과 주요 카페도 점차 설 곳을 잃어갔다.

그러나 지난 10년 사이 당국과 주민, 예술인들이 장흥을 다시금 건전한 휴식처이자 관광지로 탈바꿈시켰다.

장욱진 미술관

◇ 놀이공원보다 재미있는 미술관들

우선 가나아트센터를 중심으로 한 미술업계가 토털 야외 미술관과 주변을 새로 단장하고, '장흥 아트파크'로 만들었다.

2006년 완공된 이곳은 미술관, 조각공원, 어린이 체험관, 공연장, 놀이터, 아틀리에, 레스토랑 등으로 이뤄져 있다.

뉴욕 출신 팝아티스트 로이 리히텐슈타인과 영국 현대 미술의 부활을 이끈 데미안 허스트, 백남준 등 국내외 거장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은 6개의 연결된 전시장으로 구성돼 있다.

1층은 모두 유리로 마감돼 있어 밖에서도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전시와 교육 두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어린이 체험관도있다.

무엇보다 양주시는 예술인들과 손잡고 기존의 모텔 건물들을 예술인의 창작활동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수해로 버려진 수영장은 조각아뜰리에로, 밤나무 숲은 조각공원으로 각각 바꾸어 놓았다.

에술가들의 창작공간으로 변모한 모텔

지난해에는 서양화의 거장 장욱진 미술관이 장흥 아트파크에 문을 열었다.

장욱진(1917~1990) 화백은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과 함께 한국 근·현대 화단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 인물이다.

미술관 정원엔 조각공원과 놀이터가 있다. 공원에선 부르델, 아르망, 조지 시갈 등 고전과 현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과, 강대철, 문신, 한진섭 등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한눈에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선 다음 달 12일까지 '예술모텔 777호:열정을 위한 다시(茶時)'라는 제목으로 신진작가 기획전이 진행되고 있다.

인근에는 천경자미술관, 이응로미술관, 문신전시관 등 국내 유수 작가들의 갤러리가 들어서 있다.

특히 지난 2007년부터 지금도 계속 확장되고 있는 복합문화타운 '송추아트밸리'를 빼놓을 수 없다.

전체 부지가 여의도보다 큰 500만㎡에 달하며, 이 가운데 일단 100만㎡에 휴양과 미술관, 야외조각공원, 국악 공연장, 문화예술 교육 및 체험시설 등을 속속 갖춰 가고 있다.

이는 장흥 아트파크의 70배,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의 7배 정도로 국내 최대규모의 복합 예술공간이다.

◇ 천체망원경으로 만나는 별천지

송암천문대의 보조 천체망원경

천문대는 보통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는다.

도시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과 강한 불빛 때문에 별빛이 사그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서울시청에서 20㎞ 남짓한 거리에 있는 송암스페이스센터(천문대)는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인공의 빛이 적게 들어오는 편이다.

특히 836m의 북한산이 서울에서 흘러오는 빛을 차단해준다.

센터가 서 있는 곳은 해발 463m의 계명산 형제봉이다. 별은 습도가 낮은 겨울에 더 잘 보이는 편이지만, 천체 관측에는 계절보다 기후가 더욱 중요하다.

쾌청한 날이면 언제 들러도, 신비로운 우주 세계에 빠져들 수 있다.

다양한 천체망원경이 설치된 천문대로 향하려면 우선 케이블카를 타야 한다.

평일에는 1시간, 주말에는 3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케이블카에 오르면 장흥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 볼거리, 즐길 거리가 가득

송추계곡을 따라 2km 이상 난립해 있던 음식점, 방갈로, 숙박업소, 평상, 수영장은 지난해 가을 모두 자취를 감추고 자연만이 남아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생태계 보전을 위해 2008년부터 이곳 시설들을 모두 계곡 입구 공원 옆에 만든 5만여㎡의 단지로 이주시켰다.

송추 계곡 음식점 등 이주 이전(위)과 이후의 모습

장흥계곡 입구의 '청암 민속박물관'에는 브라운관TV, 등잔, 레코드판, 맷돌 등 현재 찾아보기 어려운 생활 속 추억의 물건들이 가득하다.

박물관 안에는 우리 조상의 삶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모형들이 전시된 '민속 종합박물관'과 대장간, 골목길, 시장, 학교 등 50∼70년대 생활상을 재현해 놓은 '테마관'이 있어 어른들의 추억여행을 돕고 있다.

박물관 내 레스토랑(효인방)에서는 피자체험 및 식사를 할 수 있다.

장흥계곡에서 돌고개 유원지 쪽으로 오르면 2천여 종의 우리나라 야생화를 만날 수 있는 아담한 식물원을 찾을 수 있다.

지난 2007년 개관한 '장흥 자생수목원'에는 계절 테마원, 나비원, 자연생태관찰원, 허브온실 등이 있으며 특히 체험시설이 많아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장흥 일대 도로와 계곡, 숲 곳곳에 모습을 드러내거나 숨어 있는 분위기 있는 카페, 음식점 등을 찾아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다.

북쪽으로 39번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장흥면과 백석읍 경계에 있는 기산저수지와 마장저수지가 나온다. 풍광이 좋고 낚시터로도 유명하지만 그 둘레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그만이다.

멀리 떠나는 여행은 그대로의 멋과 맛이 또 다르겠지만, 가까운 곳에서 호젓하게 즐기는 여행 또한 즐겁기 그지없다.

완연한 봄기운이 가득한 이번 주말 아이들과 함께 문화와 예술,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가까운 장흥으로 부담 없는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가는 법 =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에서 7725번이나 360번 버스를 타면 된다.

장흥농협에서 유원지까지 걸어서 10분 정도 소요된다. 의정부 쪽에서 가려면 지하철 1호선 양주역에서 15-1번 버스에 탑승하거나, 가능역에서 360번 버스를 타야 한다.

장흥 아트파크와 청암 민속박물관은 걸어서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다만, 송암천문대는 걸어서 가기에는 먼 거리이므로,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n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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