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도둑' 막말 김재원, 세월호 유족을 고소하다

2015. 3. 1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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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소셜쟁점] "'가족들이 돈 더 달라고 한다'는 말한 적 없다"… 세월호 1주기, 가슴 후벼파는 막말 공방

[미디어오늘 정상근 기자]

불과 한 달 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지 1주기가 됩니다. 생존자‧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은 물론이고 이 땅에서 살아가는 모두의 마음을 찢어놓았던 그 참사가 벌어진지, 벌써 1년입니다. 아직까지도 참사가 일어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고, 아직까지도 세월호 승객들 대부분이 왜 그렇게 죽어가야 했는지, 그 진실도 모릅니다.

수학여행을 떠났던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은, 이제 고3 수험생이 되었습니다. 내년이면 대학과 사회에 진출해 꿈을 펼칠 그 아이들의 대부분은, 지금 세상에 없습니다. 이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한 정치인의 행동이 희생자와 희생자 가족들의 마음을 더욱 후벼 팝니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31일 세월호 참사로 숨진 고 유예은 씨 아버지 유경근 씨를 고소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유경근 씨가 지난해 12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누리당 지도부 몇 명이 '가족들이 돈을 더 달라고 한다', '얼마인지 액수도 안 밝히면서 많이 달라고 한다'는 식의 말을 했다고 한다"고 글을 썼는데, 이것이 새누리당 지도부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입니다.

그 후 김재원 의원은 지난달 27일 청와대 정무특보로 임명됐습니다.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국회의원이 행정부의 일을 도맡아 하는 셈이라,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유경근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사 받았습니다. 채 한 시간이 안 걸렸군요. 신원확인과 관련한 질문에만 답하고 나머지 질문에는 모두 진술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고 알렸습니다.

▲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 겸 청와대 정무특보. 사진=노컷뉴스

유경근 씨는 "상상을 초월하는 판단과 행위를 하신 김재원 씨에게 경의를 표합니다"라며 "이제 저는 국민, 특히 참사 피해자들을 대하는 정부, 정치인들의 치사하고 저급한 인식과 태도에 대해 진술하러 갑니다"라고 말했고, "전화를 못받습니다. 벨소리가 울리면 심장이 쿵 내려 앉습니다"라고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친박 인사라 그런지 명예훼손 고소를 일삼는 청와대와 너무도 닮았다. 박 대통령이 비난 여론을 무시하고 정무특보로 임명할 만하다"라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세월호 유가족들을 어떻게 대하고,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덮으려 하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건"이라고 맹 비난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허영일 부대변인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여당의 시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뻔뻔함의 극치"라고 비판했습니다.

SNS에서는 김재원 의원에 대한 비난 여론이 폭발하고 있습니다. "울고 싶은데 뺨때려주는 건가, 어이없다", "무엇보다 인간의 수준이 의심스럽다", "적당히들 해라", "사람이라면 이러면 안되지 않은가", "자식 잃은 상처받은 부모의 맘에 소금을 뿌리고 벼랑 끝에 서있는 사람을 미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코어 친박 답네", "무슨 원수가 져서 세월호 유가족들 가슴에 못을 박는 건지", "명예가 없는데 훼손이 가능한지요"와 같은 비판도 나옵니다.

그러고 보니 김재원 의원은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대해 막말을 쏟아낸 전력이 있습니다. 지난 1월, 김 의원은 세월호 특위를 '세금도둑'이라고 비난하며 "이런 형태의 세금도둑적 작태에 대해 절대로 용서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는 그 근거로 기자들에게 특위 조직 구성안 등이 포함된 보도자료를 보냈는데요, 이는 또한 설립준비단 내부의 정보를 취합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유경근 씨는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은 죄인이랍니다. 자식 앞세운 부모라서가 아닙니다. 사회를 시끄럽게 하고, 세금 갉아 먹는 사회악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는 김재원 씨가 말한대로 '세월호 참사를 정치투쟁화 해 대통령을 공격한 일부 유가족'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나쁜 유가족이겠죠. 나쁜 유가족답게 처신하겠습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트위터에서는 응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왜 이분들이 죄인으로 살아가게 하는 거지?", "김재원의 뒤엔 청와대뿐이지만 아버님 뒤엔 우리가 있습니다"와 같은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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