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 死別 스트레스만으로도.. 심근경색 발생 2배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2015. 3. 1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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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주부 김모(65)씨는 6개월 전 남편과 사별했다. 췌장암에 걸린 남편이 끝내 병을 이겨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이었다. 김씨는 남편을 잃은 상실감이 커 집 안에만 틀어박혀 지냈다. 가족들은 김씨의 행동이 배우자 사별 후 나타나는 정상적인 반응으로 생각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한 달 후 건강하던 김씨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사별 스트레스가 심장병 유발

김씨처럼 배우자와 사별한 사람들은 심장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높다. 2014년 영국 세인트조지 의대 데릭 쿡 교수가 60~89세 노인 중 배우자와 사별한 3만 447명과 배우자가 있는 8만 3588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사별한 그룹은 30일 이내 심근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2.14배, 뇌졸중이 일어날 위험이 2.4배였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에서는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고, 혈압을 높이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이런 스트레스 상태가 지속되면 심장혈관이 막히는 심근경색과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이 생길 수 있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지욱 교수는 "배우자의 사별 같은 극단적인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도 고갈된다"며 "세로토닌이 줄어들면 우울증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우울한 사람은 스트레스가 지속돼 심장과 혈관에도 병이 들고 있으므로 병원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별 스트레스 이기는 법

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사별 후 한 달간은 심혈관 질환에 취약하므로 정신과 신체 건강 관리를 잘해야 한다. 김지욱 교수의 도움말로 사별 후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법에 대해 알아본다.

▷소리 내서 울어라=감정을 억누를 때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심해진다. 울고 싶다면 억지로 참지 말고 큰 소리로 울어 감정을 배출해야 한다. 슬플 때 흘리는 눈물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카테콜아민'을 함유하고 있다. 카테콜아민은 혈관을 수축시켜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주는데, 눈물로 이를 배출할 수 있다.

▷고인의 이야기를 해라=믿을 수 있는 사람과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자. 고인의 이야기를 자제하면 오히려 감정이 억압될 수 있다. 직접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면 전화나 메신저 등을 통해 타인과 접촉해본다.

▷햇볕을 쬐며 산책=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은 낮 시간에 햇볕을 쬐면 많이 분비된다. 한낮에 20~30분간 산책을 하자. 밖에 나가기 싫다면 창문을 활짝 열고 집 안에 햇볕이 들어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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