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세에 첫아이 出産.. 한국이 가장 늦다

김동섭 보건복지전문기자 2015. 3. 1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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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9세 산모가 10명인데 35~39세 산모는 12명으로 더 많네."

지난주 서울 강남 차병원 산부인과 분만실 현황판에 나타난 산모 34명의 나이를 보고 보호자들은 놀라는 표정이었다. 가장 어린 산모가 25세이고, 44세 산모도 있었다. 전체 산모의 평균 연령은 33.1세였다.

34세의 딸이 출산한다는 이모(58)씨는 "우리 때는 스물세 살이면 대부분 첫아이를 낳았는데 지금은 스물세 살에 아기를 낳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대학 졸업하면 32세쯤 결혼해 30대 중반에 아이를, 그것도 하나밖에 안 낳으니 저출산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혀를 찼다.

◇20대 출산 비율, 30년 새 88%→29%

한국이 첫아기를 가장 늦게 낳는 '고령 출산 국가'로 나타났다.

17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가족(family) 데이터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여성이 첫아기를 낳는 평균 연령은 한국이 30.3세로 이탈리아와 공동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일본이 30.1세로 3위를 기록했고, 영국(30세), 독일(30세), 스페인(29.7세), 스위스(29.6세), 룩셈부르크(29.3세) 등 순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OECD 통계에서 한국 통계는 2008년 자료(29.1세)를 반영한 것인데, 한국 통계청의 2011년 실제 초산 연령인 30.3세를 대입하면 공동 1위"라고 말했다. 조영태 서울대 교수는 "한국 여성들의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고 불황으로 취업이 어려워 결혼 연령이 매년 높아지면서 첫아기 출산도 늦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출산 연령을 30여년 전인 1983년과 비교해 보면 35세 이상 출산은 2.8%에서 20.2%로 6.2배나 급증했다. 반면 20대에 아기를 낳는 비율은 같은 기간 88%에서 3분의 1가량인 29.3%로 크게 떨어졌다. 30~34세는 9.4%→50.5%로 늘어났다.

◇2011년부터 초산 연령 30세 넘어

한국은 첫아기 낳는 연령이 최근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처음으로 초산 나이가 30세를 넘은 뒤 30.5세(2012년)→30.7세(2013년)→31세(2014년)로 매년 평균 0.2세씩 높아지고 있다. 이런 고령 출산은 유럽 국가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1995년과 2011년을 비교하면 한국은 16년간 3.8세(26.5세→30.3세)나 높아졌다. 반면 일본은 같은 기간 2.6세, 스위스·이탈리아 2.3세, 룩셈부르크 2.1세, 영국 1.8세, 덴마크 1.7세, 미국 1.1세, 독일 1세에 그쳤다.

저출산 국가로 손꼽히는 일본과 비교하면 1995년에는 일본(27.5세)의 첫아기 출산 평균 연령이 한국(26.5세)보다 1세 높았다. 2013년에는 한국(30.7세)이 일본(30.4세)보다 오히려 0.3세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2010년 인구 센서스에 나타난 20대 후반(25~29세) 여성들의 4년제 대졸자 비율을 보면 한국이 41.4%로 일본(30.8%)보다 훨씬 높다"며 "이 때문에 한국이 일본보다 결혼이 늦어지고 출산 평균 연령도 함께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한다.

조남훈 보건사회연구원 객원 연구원은 "20대 출산이 줄고 35세 이상 출산이 늘어나는 것은 세계적 추세로, 교육 기간 연장과 관련이 크다"며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해 얼른 자리 잡도록 교육 제도와 육아 시스템을 빨리 손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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